‘실시간 월드컵’

입력 2010-06-23 03: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방문자 급증에 “용량초과” 툭하면 고래그림
이달 들어 6시간 다운… 평소의 4배로 늘어
차범근-정대세 등 스타들 트윗도 인기몰이
《소셜네트워크 사이트 ‘트위터’(twitter.com)가 월드컵 바람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트위터 이용자들은 요즘 반갑지 않은 고래를 자주 본다. 방문자가 급증하면서 ‘용량 초과(Twitter is over capacity)’라는 메시지와 함께 거대한 고래가 그물에 걸린 그림이 뜨는 것. 겨우 접속해도 트윗(트위터에 올리는 글)을 날리면 ‘기술적 에러’라며 사이트가 멈추기도 한다. 인터넷 모니터 서비스 ‘핑덤’에 따르면 이달 들어 20일까지 트위터가 다운된 시간은 6시간 21분. 한 달 평균 트위터 다운시간(1시간 40분)의 4배 가까이로 늘었다.》트위터도 월드컵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월드컵 페이지(twitter.com/worldcup)를 열고 각 나라와 경기별로 해시태그를 붙인 트윗을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해시태그는 트위터에서 공통 관심사를 이야기할 때 쓰는 일종의 신호로 ‘#worldcup’ ‘#KOR’를 트윗에 붙여두면 관련 글을 한꺼번에 볼 수 있다.

트위터의 매력은 전 세계 팬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다는 것. 언론사들도 트위터의 이런 특징을 활용해 자사의 월드컵 페이지에 연결해 보도에 활용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월드컵 즉석 트위터 리플레이’라는 서비스를 운용하고 있다. 경기마다 전 세계 트윗에서 어떤 단어가 많이 쓰이는지를 실시간 그래픽으로 보여준다. 예를 들어 18일 열린 ‘독일-세르비아전’에서는 경기 초반에는 ‘독일’ ‘세르비아’와 같은 일반적인 단어가 주로 쓰이다 전반 36분 갑자기 ‘클로제’ ‘레드’ ‘카드’ ‘심판’ 등의 단어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인기 스타의 월드컵 트위터 열풍도 뜨겁다. 스포츠동아는 차범근 SBS 해설위원이 직접 쓰는 ‘차붐 생생 트위터’(@sportsdonga)를 개설해 인기를 끌고 있다. 개설 2주 만에 ‘팔로어’가 3500명을 넘어섰다. 차 위원은 혼자 밥 먹는 모습, 해설 준비를 위해 ‘열공’하는 모습뿐 아니라 손녀(차두리의 딸) 사진도 공개하며 누리꾼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금술사’ 등으로 유명한 브라질 작가 파울루 코엘류(@PAULOCOELHO)는 경기를 본 느낌을 영어와 포르투갈어로 올리고 있다. 그리스가 나이지리아에 2-1로 역전승을 거둔 뒤에는 “인생은 축구와 같다. 한 방 맞았다고 포기하지 않으면 이길 수 있다”라는 트윗을 남겼다.

축구선수들도 트위터에 빠지고 있다. 전 국가대표이자 방송해설위원인 김병지(@kimbyungji), 전 국가대표 유상철(@sangchultweets)도 남아공 현지의 생생한 소식을 트윗하고 있다. 북한의 정대세(@taese9)와 안영학(@an_yeonghag)도 트위터를 하는데 주로 일본어로 트윗을 올린다.

청와대 공식 트위터(@BluehouseKorea)는 23일 오전 3시 30분 나이지리아전 때 광화문에서 ‘번개응원’을 열자고 제안해 누리꾼을 끌어 모았다.

한편 베르트 판마르베이크 네덜란드 감독은 대회 중 한 선수가 온라인 게임에서 인종차별적 발언을 해 구설수에 오르자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 이용을 금지시켰다. 스페인 감독도 트위터 금지령을 내렸고 칠레 감독은 섹스, 인터뷰와 함께 트위터를 금지목록에 올렸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