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위즈G '슬러거' 고비는 넘겼지만...

입력 2010-10-12 17:3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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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협력사들과의 관계 불편. 성장 동력원에 빨간불
슬러거 개발사인 와이즈캣의 NHN 인수 사태가 네오위즈G의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었다. 네오위즈G측에서는 슬러거의 서비스는 네오위즈G가 지속적으로 한다고 발표하면서 사태를 수습하려 했지만 주가 하락폭이 예상보다 너무 커 상당히 당황하는 눈치다.

네오위즈G 전체 매출에서 '슬러거'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7% 정도로 생각보다 높은 편은 아니다. 네오위즈G 역시 NHN의 와이즈캣 인수가 네오위즈G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재차 강조해 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오위즈G의 위기설은 쉽게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네오위즈G 위기설은 이미 예측 된 시나리오?>

현재 많은 전문가들이 네오위즈G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를 보이고 있는 이유는 네오위즈G의 성공을 이끌었던 핵심 멤버들이 모두 사라졌기 때문이다. 현재 네오위즈G의 토대를 만들었던 '스페셜포스'의 런칭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박진환 전 대표와 오승택 전 사업 본부장, EA의 지분투자와 '피파 온라인 온라인' 공동프로젝트를 성사 시킨 최관호 대표, 또 이 프로젝트 개발을 총괄한 정상원 전 부사장, 마지막으로 현 네오위즈G의 주력 게임인 스마일 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를 중국 텐센트에 서비스 할 수 있도록 계약을 성사시키고 '슬러거'를 런칭한 조계현 이사 등 회사의 주춧돌 역할을 했던 인물들이 무슨 이유인지 몰라도 모두 퇴사했다. 그것도 큰 성공을 이루어 낸 뒤에 말이다. 지금은 전 게임온을 운영했던 이상엽 대표와 게임온 출신들이 있다고는 하지만 떠난 사람들의 빈자리를 메우기에는 어려워 보인다.

<회원DB가 볼모가 되지 못한다>

네오위즈G의 슬러거 재계약을 확신하는 사람들이 내세우고 있는 근거는 회원DB다. 회원DB를 보유하고 있는 현재의 퍼블리셔가 개발사에서 회원DB를 넘겨주지 않는다면 향후 서비스가 불가능할 정도로 엄청난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7년 스페셜포스 연장 계약 사태 때에도 드래곤플라이가 강하게 네오위즈G를 압박했으나 결국 회원DB를 앞세운 네오위즈G에 승복해 연장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사태는 업계에 새로운 관행을 하나 만들었다. 바로 회원 데이터베이스를 공동 소유 하거나 혹은 퍼블리셔 계약이 끝난 후 데이터베이스를 이전 시켜 주는데 동의한다는 조항이다. 현재 대부분의 게임들이 계약 혹은 재계약시 이 조항들을 계약서에 첨부 시키고 있으며 대부분의 퍼블리셔들이 이 조항에 동의하고 있다. 슬러거 계약 역시 이런 조항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개발사와의 불화>

개발사와 퍼블리셔와의 불화는 사실 항상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그 불화가 상호간의 신뢰가 무너지고 있을 정도의 상황이라면 상상을 초월한 대미지가 되어 퍼블리셔에게 돌아온다.

네오위즈G와 개발사들간의 불화는 생각보다 심각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슬러거의 네오위즈G 이탈은 충분히 예측 할 수 있던 일이고 와이즈캣의 대표가 네오위즈G측에 지속적으로 불만을 표출 했음에도 불구하고 네오위즈G측에서는 거의 방관 하다 시피 했다고 전했다.

스마일게이트와 네오위즈G의 상황도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다. 현재 '크로스파이어'에 관해 네오위즈G가 하고 있는 역할은 거의 없는 상황. 결국 스마일게이트 내부에서도 “'크로스파이어'를 네오위즈랑 할 필요가 있는가”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현재의 성공 덕분에 현재의 관계를 양사가 무너뜨릴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지만 변수는 텐센트다. 텐센트 입장에서는 네오위즈G없이 스마일 게이트와 직접적인 거래를 원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재 텐센트의 잦은 한국 방문도 스마일게이트를 포섭하기 위한 작업의 일환으로 업계에서는 바라보고 있다. 양사의 서비스 계약은 2011년 상반기에 종료될 것으로 추산되며, 네오위즈게임즈가 크로스파이어의 국내 회원DB를 보유하고 있다고 해도 국내 매출이 워낙 미미해 이것이 협상에서 별다른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으로 분석된다.

지분투자까지 이뤄질 정도로 끈끈했던 EA와 네오위즈의 관계 역시 물음표다. EA에서 인수한 제이투엠 스튜디오에서 개발한 '데뷰'의 서비스 중단과 관련해 네오위즈G가 40억 상당의 보상금을 요구해 EA의 심기가 불편해진 것. 같은 시기 서비스를 중단한 '탄'의 경우 NHN이 별 문제 없이 합의 한 것과 비교해 보면 상당히 대조적인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피파2 온라인의 연장 계약을 앞두고 무슨 생각으로 그런 요구를 했는지 이해 할 수 없었다"며 "아마 피파2 온라인의 연장 계약은 체결 될 것으로 보지만 네오위즈G는 EA에 상당히 많은 이득을 양보하게 될 것"이라 말했다.

<향후 기대작의 부재>

현재 네오위즈G의 미래 청사진은 생각보다 암울해 보인다. 우선 현재 네오위즈G를 만들 수 있게끔 견인차 역할을 했던 '스페셜포스'의 차기작인 '스페셜포스2'는 CJ인터넷의 품으로 가버렸다. '크로스파이어'만큼은 아니지만 국내에서 효자 노릇을 했던 '아바'를 개발한 레드덕의 차기작 '메트로 컨플릭트'는 NHN에 안겼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와이즈캣을 NHN이 인수한 만큼 '슬러거2'를 NHN이 직접 서비스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EA의 차기작들을 네오위즈G에서 독점 하는 것도 불가능해 보인다. 이미 EA측은 네오위즈G에 불신의 눈길을 보내고 있으며 다른 퍼블리셔사들에게 차기 작품들을 같이 하자는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도 EA측에서 신뢰를 보냈던 정상원 전 부사장의 부재는 EA와 네오위즈G간에 큰 악영향을 미칠 것이 뻔하다.

새로운 성장 동력원이 되어야 할 신작 게임들도 그리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MMORPG 라인업 보강을 위해 야심차게 들여온 '에이지오브코난'은 기대이하의 성적으로 실패한 외산 게임 리스트에 이름을 올릴 것이 거의 확정적이며, 스페셜포스의 대체자가 되어야 할 '배틀필드 온라인'도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물론 하반기를 위해 논타겟팅 MMORPG '레이더즈', 낚시게임 '청풍명월', 골프게임 '프로젝트 G', TPS 게임 '디젤' 등이 준비되고 있긴 하지만 '테라'를 준비 중인 NHN이나, '길드워2', '블레이드앤소울' 등이 버티고 있는 엔씨소프트 등 경쟁사들의 라인업에 비하면 무게감이 현저히 떨어진다.

현재 네오위즈게임즈가 거둔 성과는 대부분 기존 멤버들이 구축해놓은 것이고, 새롭게 합류한 사람들은 별다른 성과나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과연 네오위즈게임즈가 어떤 새로운 비전으로 현재의 위기설을 극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동범 게임동아 기자 (blackbird@gamedong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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