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싱Q|쇼핑 호스트의 A to Z] 정윤정 “왕년의 쇼퍼홀릭 고객심리 꿰뚫었죠”

입력 2010-10-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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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 SHOP 쇼핑 호스트 정윤정.

■ 정윤정 “쇼핑 호스트가 되고 싶다면…”

10년 전 정윤정 쇼핑 호스트(34)는 쇼핑이라면 어디든 달려가는 ‘쇼퍼 홀릭’이었다. 그런 그녀가 지금은 홈쇼핑 채널의 스타 쇼핑 호스트 중 한 명이 됐다.

그녀가 주장하는 최고의 쇼핑 호스트가 되기 위한 방법은 ‘무조건 많이 사보기’다. “홈쇼핑, 인터넷, 동대문, 백화점 등 쇼핑이란 쇼핑은 다 해봤죠. 횟수만큼 반품과 환불도 수도 없이 했어요. 엄마랑 둘이서 ‘이러다 우리 블랙리스트 고객 명단에 오르는 것 아니냐’고 말할 정도였으니까요. 그 경험이 고객 심리를 아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어요.”

KBS ‘농어촌 지금(1997)’, EBS ‘지금은 정보시대’(1998), SBS ‘출발 모닝 와이드’(1999) 등 1996년부터 리포터로 방송 활동을 시작해 2002년 GS샵의 쇼핑 호스트로 입사했다.

방송 리포터와 쇼핑 호스트는 완전히 달랐다. 대본 없이 한 시간 동안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하니 목소리는 커지고 말투는 공격적으로 변했다. 고객들은 하나같이 그녀를 향해 비호감이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악플러들이 진짜 많았어요. 시간이 지나 알게 됐죠. 쇼핑 호스트는 하고 싶은 말을 하는 사람이 아니고 고객이 듣고 싶은 말을 할 줄 알아야 한다고. 타고난 것도 없지만 가르쳐 주는 사람도 없는 게 이 바닥이에요. 몸으로 느끼고 부딪히면서 여기까지 왔어요.”

온몸으로 시행착오를 겪은 그녀는 지금 업계에서 ‘춤추는 쇼핑 호스트’로 통한다. 실제로 춤을 추는 것이 아니라 말과 진행이 춤을 추듯 흥겹다는 뜻에서 지어진 별명이다. 9년 전과 비교해보면 180도 다른 평가다. “아줌마라서, 그리고 한 아이의 엄마라서 주부들의 마음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죠. 이번 주 토요일이 ‘놀토’(아이들이 등교하지 않는 토요일)인지 아닌지, 명절이 다가오는지 아닌지도 판매의 중요한 포인트에요.”

정 쇼핑 호스트는 좋은 상품을 만나는 것도 운이고 궁합이라고 설명했다. “가끔은 내가 직접 써 봐도 감이 오지 않는 상품들이 있어요. 그런 제품은 팔기 어려워요. 그 상품을 처음 만났을 때 ‘아! 이거다’라는 감이 오면 대박 상품인거죠. 저도 쇼핑 호스트이기 이전에 홈쇼핑 물건을 구매하는 고객 중 한명이잖아요.”

그러면서 그녀는 최근 쇼핑 호스트 지망생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에 대해 “우리 직업을 연예인처럼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졌어요. 쇼핑 호스트는 연기자들처럼 연기력을 요하지만 연기처럼 보이지 않아야 해요. 그리고 스스로가 연예인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끝이에요”라며 환상을 버리고 지원할 것을 조언했다.

사진제공|GS SHOP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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