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잭슨 작곡가 테디 라일리 “라니아 쩍벌춤 그게 왜 야한가?”

입력 2011-04-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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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쩍벌춤’으로 선정성 논란에 휩싸인 걸 그룹 라니아의 앨범 재킷.

라니아 음악·춤 기획…“지나친 규제”
기획사 “글로벌 시대에 원…” 불만
‘2010년엔 무대의상 규제, 올해는 안무 규제.’

걸그룹들이 지난해 가을 방송사의 무대의상 규제로 애를 먹은 데 이어 이번에는 안무가 도마에 올라 잇따라 곤욕을 치르고 있다. 하지만 뚜렷한 기준 없이 여론에 따라 바뀌고, 프로그램별로 편차가 있는 방송사의 선정성 규제 기준에 대한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활동을 재개한 포미닛과 데뷔 앨범을 낸 신인그룹 브레이브걸스, 라니아 등은 이른바 ‘쩍벌춤’으로 선정성 논란에 휘말렸다.

그러자 KBS 2TV ‘뮤직뱅크’, SBS ‘인기가요’ 등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 제작진이 해당 그룹의 소속사에 다리를 벌렸다 오므리는 춤동작을 수정하고 의상도 노출이 거의 없는 것으로 교체하라고 요구했다. 결국 이들 그룹 소속사들은 춤과 의상을 대폭 수정해 15일 방송부터 출연했다.

하지만 이번 안무를 둘러싼 선정성 논란을 두고 반대 의견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사례가 마이클 잭슨 ‘데인저러스’의 작곡가로 유명한 테디 라일리. 그는 이번에 그룹 라니아의 음악부터 패션, 춤까지 진두지휘해 화제를 모았다.

라니아는 선정성 논란때문에 원래 준비했던 안무에서 무려 열 가지 동작을 수정했다. 의상 역시 가터벨트를 없애고, 가슴골이 드러나는 부분은 다른 천으로 덧대 가렸다. 맨 다리 역시 레깅스나 스타킹을 입어 가렸다.

이러한 상황에 테디 라일리는 “아무래도 난 이해할 수 없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라니아의 소속사 DR뮤직에 따르면 테디 라일리는 “지금 아시아에서 인기가 높은 케이팝이 앞으로 세계 시장에서 미국, 유럽 등지의 팝 음악과 정면승부를 하고 더욱 뻗어가려면 이 같은 규제는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선 음반 기획사 관계자들도 뚜렷한 원칙 없이 여론에 따라 우왕좌왕하는 방송사의 행보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처음 등장할 때는 별 문제로 삼지 않다가 인터넷 등에서 논란이 생기면 그때서야 수정을 요구해 큰 비용이 투입된 의상과 춤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불만이 커지고 있다.

한 대형기획사 관계자는 “지구 반대편인 남미에서도 인터넷으로 우리 음악프로그램을 거의 생방송으로 보는 시대다. 이런 글로벌 시대에 음악과 퍼포먼스의 본질보다 치마길이와 배꼽노출, 춤 동작까지 규제하는 건 난센스”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방송 의존도가 높은 걸그룹들은 이런 규제에 대해 드러내놓고 반발을 하지 못하고 있다. 방송사 측이 제시한 기준을 따르지 않겠다는 것은 곧 출연을 포기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사진제공|DR뮤직

김원겸 기자 (트위터 @ziodadi)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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