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의 오늘] 악마의 속임수에 ‘도박연예인’ 멍에…선행천사로 새 인생

입력 2011-04-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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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황기순 지명수배
필리핀에서 상습적으로 도박을 한 혐의로 방송인 신정환이 최근 검찰에 의해 불구속 기소됐다. 많은 이들은 신정환 사건을 바라보며 또 다른 연예인을 떠올렸을 터이다. 그리고 그는 이를 자신이 시각에서 뼈아프게 바라봤을 터이다.

1997년 오늘, 코미디언 황기순이 필리핀 해외 원정도박과 관련해 외환관리법을 위반해 경찰이 지명수배했다. 당시 서울경찰청 외사과는 필리핀 마닐라에서 한국인 관광객 등을 상대로 카지노를 운영한 조직폭력배들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황기순 등 모두 1000여명의 한국인들이 151억원을 탕진한 사실을 밝혀냈다. 황기순은 그해 2월 마닐라의 한 카지노에서 약 9000만원의 자금을 빌려 도박을 한 뒤 이를 갚지 못해 여권을 빼앗긴 채 귀국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듬해 10월, 도박의 깊은 수렁에서는 빠져나왔지만 여전히 돌아오지 못하고 현지에서 힘겹게 살아가던 황기순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현지로 날아가 황기순을 인터뷰하고 해외 원정도박의 함정을 고발했다.

결국 황기순은 그해 12월, 귀국해 자수했고 검찰은 1991년 불구속 기소했다. 6월 법원은 황기순에 대해 징역 8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이 같은 뼈아픈 경험으로 황기순은 과거를 뉘우치고 2000년 휠체어 봉사체험 국토대행진을 벌였다. 그리고 장애인을 위해 휠체어를 기증하는 등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윤여수 기자 (트위터 @tadada11)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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