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의 오늘] 1987년 김병조 한달만에 라디오 방송 복귀

입력 2011-07-1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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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들은 때로 의도치 않은 발언으로 구설에 오르곤 한다. 그 구설수가 명확한 해명 등에 따라 단숨에 사그라드는 경우도 있지만 오랜 세월 낙인으로 남기도 하는 경우가 있다.

1987년 오늘, 코미디언 김병조가 MBC 라디오 ‘노래따라 세월따라’를 다시 진행하게 됐다. 그 한 달여 전, 민정당 전당대회에서 한 발언으로 숱한 비난을 받은 뒤였다.

김병조는 그해 6월10일 민정당 대통령 후보를 뽑는 전당대회에서 “민정당은 민족에게 정을 주는 당”이며 야당인 “통민당(통일민주당)은 민족에게 고통을 주는 당”이라는 발언으로 극심한 구설에 올랐다. 이날은 6월 민주항쟁의 신호탄을 쏘아올리며 직선제 개헌 등 민주화를 향한 국민적 저항이 시작된 날이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병조의 발언은 연일 비난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다. 김병조는 “사전 대본을 읽은 것일뿐”이라고 해명했지만 구설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자신의 발언으로 인해 상처받은 많은 국민에게 사과했지만 그에 대한 비난은 이어졌고 급기야 출연 중인 모든 방송 프로그램에서 스스로 하차하는 결단을 내려야 했다.

김병조는 그 이전 ‘나가 놀아라’ ‘지구를 떠나가라’ 등 MBC ‘일요일 일요일밤에’를 진행하는 동안 숱한 유행어를 남기며 시청자의 인기를 모았다. 특유의 풍자적인 개그와 코미디로 사랑받았지만 한 순간의 발언으로 비난의 대상이 되는 아픔을 겪은 그는 이후 멀어진 대중의 시선을 쉽게 되찾지 못했다.

연예인의 발언조차 자유로울 수 없었던 한 시대의 아픔이기도 했다.

윤여수 기자 (트위터 @tadada11)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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