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사와 야사 사이 ‘핏빛 로맨스’ 수·목 밤마다 잠설쳤다

입력 2011-10-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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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로미오와 줄리엣’이라는 다소 진부한 스토리에도 불구하고 역사와 허구를 절묘하게 넘나드는 전개로 수목극 1위를 달리는 ‘공주의 남자’. 사진제공|KBS

■ 내일 밤 종방…‘공주의 남자’ 4대 인기비결

1. 역사적 사건 속 2세들의 이야기
사극 취약층 20∼30대 여심까지 흡수

2. 스타는 없어도 배우는 있다
이순재 김영철 박시후 문채원 내공 발산



3. 더 이상 ‘2인자’ ‘재발견’은 싫다
이민우 홍수현 실존인물 내면 연기 일품

4. 역사와 허구 사이
해피엔딩? 새드엔딩? 아슬아슬한 줄타기


역사 속 이야기에 상상력이 더해져 새로운 사극을 탄생시켰다.

최근 방송 중인 드라마들이 ‘도토리 키 재기’ 하듯 10%대 시청률에 머물고 있을 때 홀로 우뚝 20%를 넘은 드라마 KBS 2TV ‘공주의 남자’. 7월20일 시작한 ‘공주의 남자’는 초반 한국판 ‘로미오와 줄리엣’이라는 다소 뻔한 스토리와 눈길을 끌 스타급 연기자의 부재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회를 거듭하면서 역사 속 사실을 바탕으로 상상력이 가미된 탄탄한 스토리와 빼어난 영상미, 내공을 갖춘 배우들의 연기가 빛을 발하기 시작하면서 수목극 부동의 1위에 올라섰다. 6일 종영을 앞두고 있는 ‘공주의 남자’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 역사와 픽션을 넘나드는 오묘한 조화

‘공주의 남자’는 수양대군이 김종서를 살해한 계유정난이란 역사적 사건을 바탕으로 130여 편의 설화가 실린 야사 ‘금계필담’에서 모티브를 얻어 탄생한 작품이다.

역사적 사건의 중심에 있었던 주인공들의 ‘2세’에 초점을 맞춰 새로운 스토리를 탄생시켰다.

김종서(이순재)의 아들 승유(박시후)가 수양대군(김영철)의 딸 세령(문채원)과 이룰 수 없는 사랑을 나누고, 문종의 딸 경혜공주(홍수현)와 정종(이민우), 신숙주의 아들 신면(송종호) 등 계유정난 관련자들의 2세들이 등장해 새로운 이야기를 탄생 시켰다.

정통 사극의 형식에 역사와 허구를 절묘하게 넘나드는 전개로 40∼50대 남성과 20∼30대 여성 시청자층을 동시에 공략했다.

‘공주의 남자’는 박시후-문채원(왼쪽), 이민우-홍수현의 애절한 키스신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사진제공|KBS



● 스타는 없지만 내공은 있다

‘공주의 남자’는 소위 ‘광고 판매’에 유리한 스타 대신 내공을 갖춘 연기자들을 선택했다.

그리고 이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드라마의 전체적인 하모니를 구성했다.

극 초반 김종서와 수양대군으로 카리스마 대결을 펼친 이순재와 김영철의 강렬한 연기가 준 인상은 중반까지 이어져 후배들의 부담을 덜어줬다. 현세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비련의 두 주인공 박시후와 문채원은 가문의 복수와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비극적인 사랑을 애절하게 표현해 주인공의 몫을 해냈다.

이민우와 홍수현 역시 박시후와 문채원의 사랑 이야기와는 또 다른 축을 형성하며 인기를 뒷받침했다.


● 재조명된 2인자들

문채원은 방송 초반 연기력 논란으로 마음고생이 심했다. 하지만 회를 거듭하면서 지조와 절개를 갖춘 여인의 모습으로 연기력 논란을 잠재웠다. 과거 여러 작품에서 주로 조연으로 등장한 홍수현은 남편 정종을 잃고 노비의 신세로 전락하는 비운의 왕녀 경혜공주 역을 완벽히 소화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극 초반부터 후반까지 여러 가지 굴곡을 겪으며 장난기 많은 호인의 모습에서 의연하게 최후를 맞이하는 모습까지 다양한 연기를 보여준 이민우 역시 경력 30년의 내공을 과시했다.


● 해피 엔딩? 새드 엔딩? 결말에 관심

6일 종영까지 2회가 남은 가운데 시청자들의 관심은 결말에 쏠려 있다.

특히 김승유와 세령의 사랑이 이루어질까 하는 궁금증이다. 열혈 팬들은 두 사람의 사랑이 야사 금계필담에서 모티브를 얻었다는 점에서 아들을 낳고 행복하게 살았다는 기대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관계자에 따르면 시청자들의 요청에 따라 해피엔딩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 해피엔딩이 아니라 새드 엔딩이 적절히 가미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부분과 야사의 이야기를 한번에 그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ngoostar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icky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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