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년 고작 27억? 이택근이 뿔났다

입력 2011-11-1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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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와 이택근(사진)이 첫 만남에서부터 꼬였다. 송신영도 구단과 견해차만 확인했다. 두 선수가 LG를 떠나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스포츠동아DB

■ FA시장 ‘LG빌 태풍’조심

준척 이택근, 구단 첫 제시액에 큰 반발
송신영·이상열·조인성도 1차 협상 불만
20일부터 타구단 접촉…FA시장 나올 듯


2011년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 LG발 소용돌이가 휘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이택근, 송신영, 이상열 등 ‘넥센 출신’ 3총사에 프랜차이즈 포수 조인성까지 총 4명이 FA를 선언한 가운데 4명 모두가 1차 협상에서 구단 제시액에 큰 실망감을 토로해 향후 난항이 예상된다. 특히 이택근은 27억원을 제시한 구단 안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 대부분이 20일부터 시작되는 타 구단과의 협상을 위해 ‘시장에 나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택근과 송신영은 특히 LG가 넥센에서 거액의 현금을 주고 데려온 선수들. 이들이 타 구단으로 이적하면 LG로선 ‘큰 돈을 들여 데려와서 제대로 써먹지도 못하고 빼앗겼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된다.


‘3+1년, 총액 27억원’에 실망한 이택근

이미 1차 협상을 끝낸 송신영, 이상열에 이어 이택근과 조인성이 14일 구단과 만나 첫 협상을 진행했다. 하지만 송신영, 이상열과 마찬가지로 둘 모두 구단 제시액에 적잖이 실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LG는 이택근에게 계약기간 ‘3+1년’에 옵션을 포함해 총 27억원을 제시했지만 좀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던 이택근은 구단 안에 반발하며 큰 실망감을 표출했다. 사실상 LG와 우선협상을 마감한 듯한 반응까지 보이고 있다. 협상에 나섰던 김진철 운영팀장도 “이택근과는 상당히 많은 금액 차이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조인성 역시 구단 제시액과 자신의 기대치에 큰 차이가 있었다. ‘이택근의 적정 몸값’에 대한 판단은 LG를 포함한 시장의 몫. LG는 FA 4명에게 ‘구단이 판단한 적정 금액에 대해 받아들이든, 아니면 시장에 나가든 선수가 판단할 문제’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LG의 FA선수들 송신영-이상열-조인성(왼쪽부터). 스포츠동아 DB



● LG 프런트의 자승자박

이상열은 2010시즌을 앞두고 방출된 뒤 LG 유니폼을 입었지만 이택근과 송신영은 또다른 입장이다. 송신영은 올시즌 트레이드 마감시한인 7월 31일 넥센과의 2대2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됐다. 표면적으로는 선수간 트레이드였지만 정황상 거액의 뒷돈이 오고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택근은 2009년 말 LG가 현금 25억원과 선수 2명을 넥센에 주고 모셔왔다. 송신영을 데려오고도 LG는 4강 진출에 또 한번 실패했고, 이택근은 LG에 합류한 이후 연이은 허리부상 등으로 기대치를 밑도는 성적을 올렸다. LG가 송신영, 이택근에게 투자한 돈에서 이자는 고사하고 원금조차 찾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 LG 프런트가 그만큼 헛돈을 썼다는 얘기다. 이들이 FA로 타 구단에 둥지를 틀면 그것도 LG 입장에선 곤란한 일이다. 이래저래 진퇴양난에 빠진 LG다. 결국 자승자박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올시즌 성적이 좋지 않아 책임을 진 사람은 박종훈 전 감독뿐이었다.


● LG발 소용돌이, 그 파장은?


LG 프런트는 이택근에 대해 ‘어느 정도 믿는 구석이 있는 듯하다’는 시선을 갖고 있다. 원 소속구단과의 우선협상기간임에도 ‘이적 가능성이 있는 타 구단’과 어느 정도 물밑교감을 나누고 있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LG의 이러한 ‘심증’이 현실화할 가능성은 이택근뿐 아니라 다른 선수들에게도 존재한다. 특히 이대호(롯데) 정대현(SK) 등 거물 FA들이 원 소속구단과의 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롯데와 SK가 20일 이후 뭉칫돈을 갖고 시장에 나온다는 사실과 결부시키면 더 큰 파장으로 연결될 수도 있다. 이래저래 LG발 소용돌이가 FA 시장에 몰아칠 가능성이 큰 것은 사실이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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