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력+소통+소신…대표팀 이끌 최상의 카드

입력 2011-12-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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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 신임 축구대표팀 감독은 공격축구로 전북 현대를 K리그 정상으로 올려놨다. 일명 ‘닥공(닥치고 공격)축구’로 불리는 ‘최강희식 축구’가 한국 축구를 위기에서 구해낼지 주목된다. K리그 챔피언 우승트로피를 들고 기뻐하는 최강희 감독. 스포츠동아 DB

■ 왜 최강희인가?

1 지도력-K리그 우승·대표팀 코치 등 경험
2 소통-선수·팬들과 끊임없는 대화로 교감
3 소신-협회와 친분 있지만 바른말 할 인물

사면초가에 빠진 대한축구협회의 구원투수는 최강희(52) 감독이었다. 21일 공식 발표가 이뤄졌지만 이미 내정됐었다. 조광래 전 감독이 전격 경질된 직후 외국인 사령탑 선임 쪽으로 분위기가 이어졌지만 축구계에서는 최 감독이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으리라는 시선이 파다했다. 경력이나 사적인 부분까지 모든 게 협회가 간절히 원했던 조건과 정확히 맞아 떨어졌다. K리그에서의 풍부한 지휘 경험, 대표팀 지도 경력, 소통, 소신까지 갖춘 최 감독은 위기에 놓인 협회가 꺼내들 수 있는 최적의 카드였다.

● 커리어

조광래 전 감독의 후임자 선정을 위한 기술위원회(13일)가 열린 직후 조중연 회장은 스포츠동아와 만난 자리에서 “외국인 사령탑과 국내 감독들을 6대4 비율로 놓고 고민 중이지만 국내 감독을 영입해야한다면 최강희 감독이 가장 부합 된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성공적인 지도자 경력이 인정을 받았다. 전북 현대를 이끄는 동안 부침도 무수히 많았으나 그가 남긴 족적은 훌륭했다. K리그 2회 우승(2009년, 2011년)과 FA컵 1회 우승(2005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2006년)까지 프로 무대에서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이력을 남겼다. 사실 2005년 여름, 최 감독이 전북 구단의 제의를 받아들였을 때만 해도 전북은 썩 좋은 팀은 아니었다. 그러나 조급해하지 않았다. 천천히 시간을 갖고 색채를 입혀갔고, 우승 트로피를 차곡차곡 추가하면서 ‘신흥 명문’의 발판을 마련했다. 대표 이력도 갖췄다. 현역 시절 최 감독은 1990이탈리아월드컵에도 출전한 경험도 있고, 2003년에는 포르투갈 국적의 움베르토 코엘류 감독 아래서 코치로 일했다. 이러한 경험적인 부분이 최 감독에게 지도자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 대표팀 사령탑 인선의 플러스 요인이 됐다.



● 교감


최 감독의 선임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황보관 기술위원장은 “선수들과 많은 교감을 통해 동기유발을 할 수 있는 최적의 지도자로 판단했다”고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그렇다. 최 감독은 선수들에게 무작정 윽박지르는 타입이 아니다. 무엇보다 따스한 감성을 지녔다. ‘난 이렇게 보는데, 너희들은 어떻게 생각하느냐?’ 식으로 정서적으로 다가선다. 선수들의 마음을 어루만질 줄 안다. 스타부터 입지가 위태로운 2군까지 모두 이끄는 통솔력을 지녔다. 필요한 선수를 영입할 때도 에이전트와 간접 대면이 아닌, 직접 해당 선수를 찾아가 커피 한 잔을 놓고 대화하면서 마음을 움직였다. 부상 선수의 회복을 기원하는 의미로 선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2009년 챔프전을 지휘했던 장면이나 ‘재활공장장’이란 닉네임에서 볼 수 있듯 쫓겨나다시피 성남에서 이탈했던 이동국과 김상식을 K리그 최고 스타들로 부활시킨 건 유명한 일화다.

● 커뮤니케이션

협회와의 무난한 커뮤니케이션에도 후한 점수를 받는다. 황보 위원장과 최 감독은 대단히 막역한 관계다. 이탈리아월드컵 당시 둘은 나란히 태극마크를 달고 한솥밥을 먹었고, 조 회장과도 남다른 친분이 있다. 협회 고위층과의 불협화음을 최소화할 수 있는 부분이다. 조광래 감독을 내칠 때 협회는 ‘대표팀 스태프와의 마찰’을 한 가지 명분으로 내세웠다. 또 폭넓은 의미에서 현대가 일원이기도 한 최 감독은 ‘범여권’ 인사에 가깝다. 그럼에도 할 말은 꼭 한다. 황보 위원장은 “협회 내에서 바른 말을 할 수 있는 소신 있는 분”이라고 표현했다. 팬들과도 소통을 한다. 최 감독은 미니홈피 등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축구 팬들과 대화를 즐겼다. 단순히 감독과 팬의 입장이 아닌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란 취지에서였다. 그만큼 열린 마음가짐을 가졌다. 올해 전북이 K리그 정상을 확정한 4일 밤, 최 감독은 코치와 몇몇 선수들을 대동하고 전북 서포터스가 모인 전주 시내의 한 클럽을 찾아가 흥겨운 우승 뒤풀이를 가졌다.

■ 최강희는?


● 생년월일: 1959년 4월12일

● 선수경력: 용두초-남대문중-우신고-한일은행-충의(육군)-현대(84년 입단∼93년 은퇴)

● 지도자경력
- 수원 삼성 트레이너(95∼97년)
- 수원 삼성 코치(98∼2001)
- 아시안게임대표팀 코치(2002)
- 국가대표팀 코치(2003∼2004)
- 전북 현대 감독(2005∼2011)

● 지도자 수상 내역: K리그 우승(2009, 2011), FA컵 우승(2005), ACL(2006)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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