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가담자 전원 입건 단정 못해”

입력 2012-03-1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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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석 대구지검 2차장검사가 14일 프로배구의 승부조작과, 프로야구의 경기조작에 관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MK스포츠

승부·경기조작 연루자 11명 구속…검찰, 프로야구·프로배구 승부조작 수사결과 발표


“브로커-가담선수 통화내역 추적 불구
추가 가담자 정황파악 안돼 수사 종결”
경기·승부조작 관련자 총 27명 기소


대구지방검찰청이 14일 프로야구 경기조작과 프로배구 승부조작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작 연루자

프로야구 경기조작과 관련해선 전주 겸 브로커 강 모(29)씨, 대학야구선수 출신 브로커 김 모(26)씨와 현역 선수 박현준(26), 김성현(23·이상 전 LG)이 기소됐다. 남자프로배구 승부조작과 관련해선 전주 3명, 브로커 4명, 전·현직 선수 14명이, 여자프로배구에선 2명의 현역 선수가 기소됐다.


○접근과 공모 수법

브로커는 학연 등을 이용해 자연스럽게 접근한 뒤 친분을 쌓음으로써 선수가 조작 제안을 거절하기 어려운 상황을 연출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브로커 김 씨로부터 ‘볼넷을 던지면 대가를 지급하겠다’고 제안 받은 김성현은 김 씨의 고교 후배다. 김 씨와 김성현은 경기조작을 하며 최근까지 약 8개월간 한 집에서 같이 생활한 것으로 밝혀졌다.


○범행 수법

프로야구의 경우 경기 첫 회 볼넷을 던지며 마치 몸이 풀리지 않은 것처럼 가장하기로 공모했다. 공모에 따라 김성현은 2011년 4월 24일 목동 삼성-넥센전에 선발투수로 등판해 1회초 볼넷을 내줬고, 이에 베팅했던 전주와 브로커는 거액을 손쉽게 챙길 수 있었다.

그러나 조작에 실패한 경우도 있었는데, 2011년 5월 14일 목동 LG-넥센전에선 조작을 공모했음에도 LG 타자들이 볼을 쳐 아웃되면서 실패했다. 프로배구에서도 승부조작에 관여하기로 한 선수가 지나치게 의도적인 실수를 많이 해 감독이 해당 선수를 교체하는 바람에 실패한 경우가 있었다고 검찰은 밝혔다.


○범행 일자

프로야구에선 김성현이 넥센 소속이던 시절 2011년 4월 24일, 5월 14일, 5월 29일 경기를 조작했으며 박현준이 2011년 5월 24일과 6월 9일 경기를 조작했다. 남자배구에선 2009∼2010시즌 KEPCO 선수들이 2010년 2월 13일 삼성화재전 등 6경기를, 2010∼2011시즌 KEPCO와 상무 선수들이 11경기를 조작했다. 여자배구에선 흥국생명 선수 2명이 2011년 3월 10일 현대건설전을 조작한 것으로 밝혀졌다.


○조작의 대가


선수들이 팬들의 신뢰를 팔아치운 대가로 받은 금액은 프로야구 경기조작의 경우 김성현이 700만원, 박현준이 500만원이었다. 프로배구 승부조작의 경우 단순 가담한 선수들은 경기당 150만∼500만원을 받았다.


○확대 수사는 없을까

수사 결과를 발표한 박은석 대구지검 2차장검사는 “브로커와 가담 선수의 통화내역을 토대로 다른 선수가 추가로 조작에 가담했는지를 조사했으나 구체적인 정황이 확인되지 않아 수사를 확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향후 계획에 대해 “전체적인 수사는 마무리됐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솔직히 조작 가담자 전원을 입건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 프로야구 개막 뒤에 수사를 하는 일이 없을지는 확답할 수 없는 문제”라며 여운을 남겼다.

대구|정도원 기자 united9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united97in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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