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욱 감독 “시범경기는 장명부처럼 던져라”

입력 2012-03-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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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진욱 감독, 투수들에 이유있는 특별 주문


부러 치기 좋은 공 던지며
상대 타자들의 장단점 파악
시즌땐 그 코스 절대 안던져
시범경기 완벽 활용한 사례
공 하나라도 생각하고 뿌려라


“시범경기에서는 장명부가 돼라!”

두산 김진욱 감독이 시범경기를 앞두고 투수들에게 특별한 주문을 했다. ‘시범경기에서는 장명부처럼 던져라’다.

고(故) 장명부는 1983년 인천을 연고로 한 삼미에서 30승16패 6세이브라는 성적을 거둔 전설의 투수다. 지금까지도 프로야구 역대 시즌 최다선발등판(44경기), 최다투구이닝(427이닝), 최다승, 최다완투승(완투 36회·26승) 등의 전무후무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선수들에게 장명부처럼 긴 이닝과 많은 경기를 소화하라는 뜻이 아니다. 투수로서 그의 영리함과 강한 정신력을 배우길 바랐다.

김 감독은 “장명부는 시범경기에서 기본 8실점은 하는 투수였다”며 “실점을 많이 할 수밖에 없었다. 상대하는 타자가 어떤 볼을, 어떤 높이, 어떤 코스에서 잘 치는지 경기 전에 파악하고 일부러 치기 좋게 그쪽으로만 계속 공을 던져줬다. 그런 과정을 반복하면서 그 볼에 타자의 방망이가 어떻게 나오는지를 유심히 보고 시즌이 시작되면 절대 그 코스로 공을 던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다. LG 김무관 타격코치는 “장명부는 이미 삼미 슈퍼스타즈와 계약을 한 상태에서 일부러 삼성으로 입단 테스트를 받으러 갔고, 배팅볼을 던져주면서 상대 타자들의 성향을 파악하는 투수였다”며 “이기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대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고 귀띔했다.

장명부. 스포츠동아DB



김 감독도 장명부가 몸소 보여준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의 정신에 초점을 맞췄다. 김 감독은 “어차피 시범경기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실전감각을 끌어올리는 연습 개념이다. 아직 주전과 비주전이 결정되지 않은 팀은 최종 경쟁의 장으로 삼기도 하지만 시즌 전 상대팀 전력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회”라며 “물론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선수들은 예외지만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선수들은 시범경기를 잘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연습경기도 그랬지만 시범경기도 결과에 연연하지 않겠다”며 “단, 공 100개를 생각 없이 던지는 것과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공 하나를 던지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다. 선수들이 이런 부분을 염두에 두고 경기에 임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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