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지고, 떠오르고…“김병현 슬라이더 신기했다”

입력 2012-03-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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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현. 사진제공|넥센히어로즈

첫 70개 라이브피칭…정민태코치 극찬
구종 알려주며 던졌지만 타자들 못쳐내


발진을 준비 중인 핵잠수함의 시동소리가 예사롭지 않다. ‘BK’ 김병현(33·넥센)은 15일 목동구장에서 라이브피칭을 실시했다. 일본 가고시마 스프링캠프에서 2차례 실시한 이후 3번째다. 귀국 이후에는 처음. 넥센 정민태 투수코치는 “15분간 약 70개의 공을 던졌다”고 했다. 구종을 알려주고 던졌음에도 불구하고, 타자들은 그의 공을 쉽게 치지 못했다. 김병현은 “괜찮았다”고 짧게 소감을 전했다. 이날 투구에 대한 투수코치와 포수, 타자의 평을 들어봤다.


○정민태 투수코치 “오버핸드의 슬라이더 보는 듯”

김병현은 직구, 슬라이더, 싱커, 체인지업을 고루 시험했다. 구속을 정확하게 측정하지는 않았지만 정 코치는 “직구가 140km 정도는 될 것 같다”고 추정했다. 특히 이날은 슬라이더가 인상적이었다. 정 코치는 “보통 언더핸드의 슬라이더는 옆으로 휘어져 나간다. 하지만 김병현의 슬라이더는 마치 오버핸드가 던지는 것처럼 옆으로 휘면서 아래로 떨어지기도 한다. 신기했다”고 말했다. 싱커 역시 직구와 구속 차이가 크지 않을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좌우 코너를 찌르는 구종을 모두 갖고 있어 타자와의 승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이라는 평이다. 정 코치는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기 위해서는 체인지업이 지금보다 더 느려야 한다. 투구습관노출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평가지점도 남겼다.


○포수 허도환 “3가지 슬라이더”

김병현과 배터리를 이룬 허도환은 “기본적으로 공의 움직임이 좋다. 슬라이더는 3가지 종류를 던진다”고 했다. 정 코치가 말한 ‘떨어지는’ 슬라이더, ‘떠오르는’ 슬라이더, 그리고 ‘느린’ 슬라이더다. 손끝의 감각을 잘 활용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허도환은 “폼 때문이지, 공이 늦게 보인다”는 말도 덧붙였다. 타자 입장에서는 타이밍 잡기가 더 쉽지 않았다.


○타자 김민우 “묵직한 돌공”

김민우는 이날 김병현의 직구를 치다가 배트가 부러지는 경험을 했다. 6일 가고시마에서 김병현이 라이브피칭을 할 때도 박병호의 배트가 두 동강 난 적이 있다. 메이저리그 시절부터 김병현의 공은 상대 타자들의 배트를 자주 파괴했다. 애리조나 소속이던 2003년 4월 15일 콜로라도전에선 프레스톤 윌슨의 부러진 방망이에 오른쪽 발목을 맞아 부상을 당한 쓰린 기억도 있다.

김민우는 “직구가 워낙 묵직해서 꼭 ‘돌공’ 같았다. 방망이가 공의 힘을 못 이겨내기 때문에 부러지는 것 같다”며 웃었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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