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품달’ 진수완 작가 “원작 부담 엄청나 욕 먹을 각오로 썼다”

입력 2012-03-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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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수완 작가. 사진제공|팬엔터테인먼트

■ 종영 ‘해품달’ 극본 담당, 진수완 작가의 다 못한 이야기

높은 시청률 스트레스 악몽 꾸기도
김수현 ‘곤룡포 피자 광고’엔 뿌듯


15일 42.2%(AGB닐슨미디어리서치)의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끝난 MBC 수목드라마 ‘해를 품은 달’(이하 해품달). 이 드라마의 인기 덕분에 스타덤에 오른 건 김수현 등 연기자들과 연출자 김도훈 PD만 있는 게 아니다. 극본을 담당한 진수완(42) 작가도 이제 ‘유명인’이 됐다. 하지만 16일 오후 서울 서초동 팬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만난 진수완 작가는 “시청자들이 내가 ‘해품달’을 했던 사실을 잊었으면 좋겠다”라고 담담한 심경을 밝혔다.


- 인기 드라마를 끝낸 소감은.

“한 주 결방 사태가 있었지만 무사히 끝나서 후련하다. 시청률이 높게 나와 가위에 눌리는 꿈을 꾸는 등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이런 책임감에서 벗어나 너무 좋다.”


- 작가로선 아쉬운 점도 있을 것 같은데.

“사실 결벽증이 있다.(웃음) PD도 표현하고 싶은 장면이 있겠지만 작가도 시청자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중요하다고 생각한 장면이 빠져서 아쉽다.”


- 연출자 김도훈 PD와 의견 충돌이 있었다는 것인가.

“내가 솔직히 말하면 김 PD가 자객을 보낼 수도 있다.(웃음) 어떤 장면인지 정확하게 말은 못 하겠다. 예를 들어 연기자가 눈물을 흘리는 내용이 있는데 감정이 너무 과하게 표현한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결국 김 PD가 연출을 잘 했기 때문에 인기를 끈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 훤역의 김수현이 이렇게 인기를 얻을 줄 예상했나

“물론이다. 현재 김수현만큼 연기를 하는 20대 연기자가 드물다. 최근 그가 ‘해품달’의 곤룡포를 입고 찍은 피자 광고를 보고 ‘정말 톱스타가 됐구나’ 하는 생각에 뿌듯했다.”


- 원작 소설과의 비교로 인한 부담도 있었을 것 같다.

“많았다. 원작이 너무 훌륭하다. 뭘 하나 건드리기 힘들 정도로 촘촘하게 짜여져 있다. 그래서 ‘어떻게 각색해도 욕을 먹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원작에서 없는 ‘어린 훤과 연우의 만남’, ‘기억 상실증’ 등의 부분은 욕먹을 걸 각오하고 추가한 부분이다.”


- ‘해품달’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캐릭터는.

“내시 형선. ‘해품달’의 모든 캐릭터들은 운명에 눌려 있다. 하지만 형선만 빈 구석이 있는 가벼운 캐릭터다. 시청자에게 숨을 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고 생각한다. 형선을 잘 표현한 연기자 정은표가 너무 고맙다.”


- 앞으로의 계획은.

“녹용 먹고 자고 보양식 먹고 자고….(웃음) 한 일주일은 편하게 쉬고 싶다. 그리고 다음 작품 구상을 할 계획이다. 작가로서 하고 싶은 이야기 다 할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다.”


- ‘해품달’ 애청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해품달’을 오래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다. 하지만 ‘진수완’이라는 이름은 잊어 주길 부탁드린다. 작가는 작품으로 말하지, 이름으로 말하면 안 된다. 많은 관심과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더 재미있는 작품을 내 놓겠다.”

권재준 기자 stell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ella_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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