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 Cafe]조정석 “사랑은 ‘납뜩이’처럼, 의리는 ‘은시경’처럼…”

입력 2012-05-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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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건축학개론’의 ‘납뜩이’와 MBC 드라마 ‘더 킹’의 은시경으로 단박에 스타로 떠오른 배우 조정석. “누군가를 좋아하면 화끈하게 대시한다”는 말에서 그의 남성스러움이 묻어난다.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 ‘더킹’ 은시경· ‘건축학개론’ 납뜩이로 뜬 남자 조정석의 연애학

내 연애법은 밝고 저돌적 ‘납뜩이’스타일
의리의 사나이 ‘은시경’, 남자가 봐도 멋져

상대배우 이윤지 최고…멜로물 한번 더?
이상형은 편한 여자, 예쁘면 더 좋고요


“운수대통! 브라보 마이 라이프!”

드라마는 끝났지만 ‘조정석’이라는 큰 보물을 남겼다. 시청자들은 아직도 ‘은시경’이라는 캐릭터를 보내지 못하고, ‘은시경’ 또는 ‘조정석’이라는 단어를 인터넷 검색하며 그리워하고 있다.

24일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더 킹 투 하츠’(이하 더 킹). 방송 전에는 이승기·하지원 주연의 드라마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지만, 시청자는 사실 방송 내내 쟁쟁한 스타들보다 왕실 근위대장 ‘은시경’ 혹은 조정석에 더 열광했다.

조정석은 극중 ‘왕’인 이승기의 오른팔로 그를 보필하며 쓴소리도 서슴지 않았다. 한편으로는 공주(이윤지)의 마음을 빼앗으며 ‘만인의 연인’으로 떠올랐다. 드라마가 방송되는 동안 줄곧 인터넷 검색어 1위를 차지하며 여성 시청자의 마음을 훔쳤다.

이런 열풍 뒤에는 ‘납뜩이’도 한 몫 거들었다. 4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인기를 얻은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허세 연예 대마왕 납뜩이’로 먼저 관객들과 만났다. 방송 초반에는 다소 생소한 이름이었지만, 조정석은 뮤지컬에서 이미 조승우 못지않은 스타로 통한다.

조정석을 ‘더 킹’ 마지막 회 방송에 앞서 24일 오후 서울 홍대 인근 한 커피숍에서 만났다. 전날 은시경은 왕을 구하기 위해 몸을 던져 총에 맞았다. 그는 마지막 장면도 차마 보지 못할 정도로 은시경을 떠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했다.

- 드라마를 끝낸 소감은.

“시원섭섭하다. 후련하기도 하고, 허탈한 기분은 늘 작품이 끝나면 드는 감정이라서 내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 마지막 촬영 장면은 총에 맞아 죽는 게 아니라 20회에 나오는 공주의 상상 장면이어서 더 실감나지 않는다.”


- 죽음으로 끝났는데, 결말은 마음에 드나.

“사실 저 같았으면 ‘사지’에 들어가지 않았을 것이다. 사랑하는 여자(공주)를 두고 절대 안 간다. 물론 시경이었으니 갔겠지만, 인간 조정석이라면 가서 죽지 않았을 것이다. 하하! 반드시 돌아오겠다는 굳은 결심, 아버지(이순재)에 대한 배신감과 실망으로 적을 잡기 위해 간 것이었기 때문에 죽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얄팍하게 생각할지 몰라도 인간 조정석은 절대 안 간다.”


- 상대배우 이윤지와의 호흡은 어땠나.

“정말 ‘브라보!’다. ‘와∼’ 이런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정말 감동적이다. 연기를 정말 잘 하는 것도 그렇지만 실력 있는 배우와 함께 호흡을 맞추는 것도 행복한 일이다. 그리고 이윤지는 좋은 사람이다. 상대를 배려할 줄 알고, 사려 깊으며 이해심 많고, 잘 챙겨줄 줄도 알고. 그런 것들에 감동을 많이 받았다. 어떤 작품을 만나도 ‘이윤지 같은 사람을 또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 드라마에 출연하게 된 계기는

“사전제작 드라마 ‘왓츠업’의 초반 편집을 ‘더 킹’ 이재규 감독님이 도와줬다고 하더라. ‘왓츠업’의 감독님과 친분이 있어서 그 작업을 도와주면서 저를 눈여겨보셨다고 했다. 그래서 오디션도 보지 않고 캐스팅됐다. 그런 점에서최고의 행운아다.”


- ‘은시경과 조정석’ 때문에 난리 났다. 인기를 실감하나.

“방송 중에는 촬영장, 집, 숙소만 왔다갔다 하느라 주위의 반응을 알지 못했다. 이제야 조금씩 실감하는 것 같다. 요즘에 돌아다니면 많은 분들이 알아봐 주셔서 함부로 거리를 못 다닐 정도다. 하하하! 친구들도 ‘네 이름이 검색어에 올랐다’고 신기해하면서 전화도 많이 해주고.”


- 인기 비결이 무엇일까.

“은시경은 요즘 보기 드문 사람이다. 남자는 신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굳은 신념도 있고, 군인으로서 단호하며 애국심도 투철하고 올곧은 남자다. 남자인 내가 봐도 멋있다.”


- 주위 여성들과 남성들의 반응이 엇갈릴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 내 친구들도 ‘은시경이 멋있다’고 하더라. 놀라웠다. 엄마를 비롯해서 여성들이 좋아해주시니까 더 좋다. 어른들이 좋아하는 바른 사나이라서 그런 것 같다. 친구들도 ‘은시경 같은 남자 어디 없냐’고 말한다. 정말 운수대통이다. 이런 남자 또 언제 만나보겠나.”


- ‘건축학개론’과 ‘더 킹’으로 조정석이라는 이름을 확실히 각인시킨 셈이다.

“영화가 끝나고 드라마를 시작하기 전까지 두 달의 시간 여유가 있었다. 그때 은시경을 위해 ‘납뜩이’로 찌운 살도 뺐다. 영화 개봉일과 드라마 첫 방송일에 차이가 없어서 시너지 효과를 많이 본 것 같다.”


- 영화와 드라마에서 전혀 다른 사랑을 펼치는 캐릭터다. 실제 연애 스타일은.

“밝고 재미있는 면이 있는데 그럴 때는 ‘납뜩이’처럼 보이고, 진지할 때는 한없이 진지해서 은시경의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7:3 정도로 ‘납뜩이’에 가까운 것 같다. 연애를 할 때는 간이고 쓸개고 다 내어주는 스타일이다. 그러다가 또 상처받고. 보수적인 면도 있다. ‘밀당’을 잘 못한다. 하지만 은시경처럼 답답한 사랑은 싫다. 사랑을 이야기할 때는 남자다워야 한다. 난 내가 좋아하면 화끈하게 대시한다. 사랑은 쟁취하는 거다.”


- 여성 팬들이 궁금해할 것 같은데, 마지막 연애는 언제 했나.

“하하하! 노 코멘트! 하지만 최근은 아니다.”


-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캐릭터는

“ 요즘엔 멜로, 로맨스를 해보고 싶다. 암울하고 힘든 역할을 할 때는 밝은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었는데, 이제는 말랑말랑한 멜로 연기를 해보고 싶다.”


- 누구와?

“한때 공효진이라고 말했는데, 지금은 이윤지다. 하지원과도 하고 싶고. (하)지원이 누나는 이번 작품하면서 완전 팬이 됐다. 어떻게 하면 그렇게 잘할 수 있는지. 감탄한다.”


- 서른셋이면 어리지 않은 나이다. 인생 계획은?

“절대 양보 못 하는 게 하나 있다. 최종 목표는 좋은 여자를 만나 사랑하는 자식과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 시기는 특별하게 정해놓지 않았지만, 30대 중후반 정도? 이상형은 나를 편하게 해줄 수 있는 여자다. 때마다 바뀌는 게 이상형이지만, 그거 하나는 다르다. 예쁜 여자를 싫어하는 남자는 아무도 없다. 하지만 아무리 예뻐도 성격이 안 좋은 여자는 상대하기 싫다.”





■ 조정석은 누구?

그리스·헤드윅 출연한
‘티켓 파워’ 뮤지컬 스타

소주 한병 반에 취하고
의리로 기억되는 남자


‘은시경앓이’의 주인공 조정석의 안방극장 데뷔작은 올해 초 방송한 MBN 드라마 ‘왓츠업’이다. 하지만 방송 데뷔 반년 만에 떠오른 ‘신인’으로 얕봤다가는 큰 코 다친다. 그는 2004년 뮤지컬 ‘호두까기인형’으로 데뷔해, 무대에서는 티켓 파워를 몰고 다니는 스타다. ‘그리스’ ‘헤드윅’에 출연하며 뮤지컬 팬들에게 사랑받았고, 2009년 ‘스프링 어웨이크닝’으로 연기상을 휩쓸기도 했다. AB형으로, 주량은 소주 한 병 반을 마시면 기분 좋게 취하지만 너무 취하면 바로 잠이 들어버린다. 조정석을 오랫동안 봐왔던 관계자들은 그를 ‘의리’라는 한 단어로 표현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ngo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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