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의 태극별 귀환… 대한민국이 환해졌어요

입력 2012-08-15 03: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올림픽선수 공식 해단식

2012 런던 올림픽에서 종합 5위(금 13, 은 8, 동 7개)를 기록하며 원정 올림픽 사상 최고 성적을 달성한 한국 선수단이 14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열린 해단식을 겸한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기흥 선수단장(앞)이 힘차게 태극기를 흔들자 선수단 전체가 일어나 박수를 치고 있다. 인천=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금 13, 은 8, 동 7개로 종합 5위의 대승을 거두고 귀국했습니다.”

이기흥 런던 올림픽 선수단장은 14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뿌듯한 얼굴로 귀국 보고를 했다. 원정 올림픽 참가 사상 최고의 성적을 거둔 한국선수단은 이날 선수단 본단 83명의 귀국을 끝으로 17일간의 여정을 마쳤다. 이날 공식 해단식엔 개인 사정으로 불참한 박태환을 뺀 모든 메달리스트와 리듬체조 개인 종합 5위 손연재가 참석했다.


○ 기보배의 눈물

여자 양궁대표 기보배는 개인전과 단체전 2관왕이 된 소감을 밝히며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기보배는 “제 개인전 금메달을 두고 ‘운이 좋아서 땄다’고 말하는 누리꾼의 악성 댓글을 보고 속상했다. 우리 양궁 선수들은 밤에도 조명을 켜고 나방과 모기에 뜯기면서 열심히 준비했다. 그런 말씀 안하셨으면 좋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기보배의 연인인 남자 양궁 개인전 금메달리스트 오진혁은 “보배가 안 좋은 얘기를 잘 안하는 편이라 나도 그런 사실을 몰랐다. 지금부터라도 위로해주겠다”고 애정을 과시했다.


○ 최고 성적 속 아쉬움

이번 올림픽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지만 여전히 보완해야 할 점은 있다. 이 단장은 “사격(금 3, 은 2개) 양궁(금 3, 동 1개) 펜싱(금 2, 은 1, 동 3개)이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태권도(금 1, 은 1개) 배드민턴(동 1개) 역도(메달 없음)는 아쉬움을 남겼다”고 평가했다. 여자 태권도 67kg급 금메달리스트 황경선은 “외국 선수들은 국내대회 뛰듯 국제대회에 자주 출전하는데 우린 대표선수가 돼도 국제대회에서 뛰기 힘들다. 아무리 못해도 1년에 열 번은 국제대회에 나가 외국 선수들과 대련해서 기술을 공유해야 한다”고 소신발언을 했다.


○ 벌써 4년 후를 보다

사랑과 우정 ‘신궁 커플’ 오진혁(위 사진 왼쪽)과 기보배가 14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열린 런던 올림픽 선수단 해단식 중 다정한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한국 체조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의 주인공 양학선(아래 사진 왼쪽)과 유도 81kg급 금메달리스트 김재범이 밝게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인천=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태극전사들의 눈은 벌써 4년 후에 열리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으로 향했다. 한국 체조 사상 첫 금메달을 따낸 양학선은 “4년 후의 내 몸에 맞는 기술을 다시 만들고 발전시키겠다. 올림픽 끝나면 자주 바뀌는 체조 룰에 잘 적응하겠다”고 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부터 3연속 올림픽에 출전한 진종오는 “4년 뒤면 서른일곱인데 운동선수로서 많은 나이다. 하지만 메달을 따오길 원하신다면 최선을 다하겠다”며 웃었다.

정부와 정치권도 아낌없는 지원을 약속했다. 이날 해단식에 참석한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국제 스포츠 영향력 강화를 위해서 하루빨리 최선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전직 태릉선수촌장인 이에리사 새누리당 의원은 “메달리스트 중 상당수가 촌장 시절 바로 옆에서 봐온 선수들이라 감회가 남다르다. 하지만 기쁨은 잠시다. 선배인 나는 여의도에서 체육인을 위한 법안을 만들면서 뒷바라지할 테니 후배들도 힘내서 4년 후를 준비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인천=조동주 기자 dj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