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5 정식 공개, 반전은 없었다

입력 2012-09-17 10: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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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9월 12일(미국 현지시각), 드디어 애플이 ‘아이폰5’를 정식 공개했다. 항간에 떠돌던 아이폰5의 디자인 및 사양에 관한 소문과 대부분 일치했다. 명칭도 ‘아이폰5’으로 확정됐다. 예상대로 아이폰5는 유리(디스플레이)와 알루미늄(후면)으로 된 투톤 디자인으로 출시됐다. 유리 부분 색상은 검정색, 흰색이며, 알루미늄 부분은 진한 회색이다. 디자인이 아이폰4, 아이폰4S에 비해 크게 달라지지 않아 실망스럽다는 의견도 있다. 두께는 7.6mm로 아이폰4S(9.3mm) 보다 18% 더 얇아졌으며, 무게는 112g으로 20% 더 가볍다(아이폰4S는 140g).

화면 크기는 4인치로 아이폰 4S보다 더욱 길어졌다. 애플은 “한 손으로 조작하기 편하도록 화면 폭은 유지하되 길이만을 늘였다”고 말했다. 실제 화면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엄지 손가락 하나로 충분히 조작할 수 있을만한 길이이다. 화면 비율은 16:9로 늘어났는데(아이폰4S는 3:2), 아마도 영상 콘텐츠 감상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최근 5인치급 스마트폰이 각광을 받는 추세라 더 크고 넓은 화면을 기대했던 이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아이폰5는 기존의 A5를 개선한 A6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애플에 따르면 A5보다 처리속도가 2배 빠르고, 그래픽 성능도 우수하다. 때문에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실행 및 웹 페이지 로딩 속도 등이 기존보다 빨라졌다.

아이폰5, LTE를 지원한다

‘아이폰5가 LTE를 지원할 것’이라는 소문은 출시 전부터 파다했다. 다만, 이번 발표 이전에는 국내 LTE 주파수 대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 모델은 내놓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LTE 주파수 대역은 국가별, 통신사별로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만약 스마트폰 제조사가 특정 LTE 주파수 대역의 통신칩셋을 탑재하면, 해당 LTE 주파수 대역으로 서비스하지 않는 이통사는 LTE를 서비스할 수 없다.

다행스럽게도(?) 애플이 SK텔레콤과 KT를 통해 아이폰5를 출시하며, LTE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LTE 주파수 대역을 지원하는 별도의 아이폰5를 선보이기 때문이다(LTE 1, 3, 5 주파수 대역). 애플을 끈질기게 설득해 합의를 이끌어 낸 것으로 보인다. 다만, LG유플러스는 여전히 아이폰5를 출시하지 못한다. LTE 주파수 대역은 일치하지만, 음성통화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200가지 기능을 더 담은 iOS6, 국내 지원은?

아이폰5의 운영체제는 200개 이상의 새로운 기능을 갖춘 iOS6다. 대표적으로 바뀐 기능은 다음과 같다. 구글 지도 대신 애플 지도를 내장했고, 3G와 LTE에서도 페이스타임을 사용할 수 있게 변경됐다. 또한 페이스북 앱을 기본 탑재했다.

애플은 “iOS6는 NFC(근거리 무선통신)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라며, “패스북(Passbook)이 그 역할을 대신할 것”이라고 밝혔다. 패스북은 iOS6에 새로 포함된 기능으로, 기프트카드(쿠폰, 상품권 등)나 입장권 등을 담아두고 결제 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전자 지갑 앱이다.

많은 한국 사용자들이 iOS6의 일부 기능을 한국에서 제대로 사용할 수 없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애플은 한국에서 위치 정보를 필요로 하는 기능을 쓸 수 없다고 밝혔다. 이는 위치정보법이 사용자 위치정보수집을 금하기 때문이다. 음성인식 소프트웨어 시리(Siri)의 한국어 버전도 아쉽다. 원래 시리는 스포츠, 영화, 식당과 관련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연관 정보를 추천, 예약해주는 기능을 갖췄다. 그러나 시리 한국어 버전은 스포츠 관련 정보만 지원하고, 영화, 식당과 관련된 정보는 지원하지 않는다. 시리의 기능을 1/3밖에 쓰지 못하는 셈이다. 또한 시리는 내비게이션 ‘턴바이턴’을 지원하지만, 한국에서 이 기능이 제대로 된 기능을 발휘할지는 좀더 두고 봐야겠다.

iOS6 업데이트는 오는 9월 19일 진행될 예정이다. iOS6로 업데이트되는 단말기는 아이폰3GS, 아이폰4, 아이폰4S, 아이팟터치 4세대, 아이패드2, 뉴아이패드다.

혁신은 없었지만… 한 단계 진화

애플은 아이폰5의 카메라 성능을 전작보다 향상시키고, ‘iSight(아이사이트)’라는 명칭을 붙였다. 카메라의 크기는 약 25% 정도 더 작아졌다. 또한 카메라의 렌즈 커버로 내구성이 뛰어난 사파이어 크리스탈을 채용했다. 때문에 흠집이 잘 나지 않는다. 파노라마 기능도 추가됐다. 파노라마 버튼을 누르고, 찍고 싶은 풍경을 훑어주면 최대 2,800만 화소의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아이폰5의 커넥터도 바뀌었다. 애플은 2003년부터 30핀 커넥터를 채용했지만, 이번에 8핀 커넥터 ’라이트닝’으로 변경했다. 크기는 기존 대비 80% 줄었으며, 커넥터를 뒤집어 꽂아도 된다. 애플 팀쿡 CEO는 “가볍고 사용하기 쉬우며, 어댑터(30핀과 8핀 커넥터를 연결해주는 일종의 젠더)를 사용하면 아이폰 주변 기기들과 호환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라이트닝은 기존 주변기기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외신들은 애플의 8핀 커넥터가 카오디오 시스템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30핀 커넥터는 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로 변환해 전송했다. 반면 애플의 8핀 커넥터는 아날로그 신호를 받지 못한다. 때문에 현대, 기아, 일부 BMW의 자동차에서 작동하지 못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소비자도 불편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애플 주변기기에 어댑터를 연결해 이용할 때 아이폰5를 안전하게 거치할 수 있는지 장담할 수 없다. 변환 어댑터의 가격은 4만원으로 책정됐다(아이폰5에 기본 제공된다).

새로운 이어폰 ‘이어팟(EarPods)’도 공개했다. 이어팟은 수백 명을 대상으로 100개가 넘는 모형 디자인을 만들어 테스트한 제품이다. 스피커 구멍을 최소한으로 설계했고, 그 대신 이어폰 측면에 외부 스피커를 뒀다. 애플은 새로운 이어폰을 아이폰5와 아이팟 터치 5세대, 아이팟 나노 7세대에 함께 제공하며 별도로 구매할 수 있다.

한국은 1, 2차 출시 국가에서 제외

한국은 아이폰5의 1, 2차 출시 국가에서 제외됐다. 언제 아이폰5가 국내에 출시될지 정확한 날짜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빠르면 10월, 늦으면 12월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될 뿐이다.

현재 세계에서 LTE 가입자가 가장 많은 통신사는 미국의 버라이즌이며 2위는 한국의 SK텔레콤, 3위는 LG유플러스다. 이처럼 LTE 시장에서만큼은 국내 시장이 전세계 시장에서 주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애플은 LTE를 지원하는 아이폰5를 내놓으면서 한국을 1, 2차 출시국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이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지만, LTE 연동 및 전파 인증을 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5 16GB 모델은 통신사와 2년 약정 시 199달러, 32GB 모델은 299달러, 64GB 모델은 399달러다.

글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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