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에 돌아온 김연아, ‘옛 은사’ 코치들 “부담-우려 크다”

입력 2012-10-25 09:55:37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김연아(가운데)가 24일 기자회견에서 류종현(왼쪽), 신혜숙 코치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동아닷컴]

“좋지만 부담도 된다. 흠이 날까, 깨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신혜숙)
“나 때문에 잘못되면 어쩌지, 하는 우려도 든다.”(류종현)

'미래가 기대되는 초등학생‘이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되어 돌아왔다. ’피겨여왕‘ 김연아를 10여년 만에 맞아들이는 코치들의 부담감은 무척 컸다.

김연아는 24일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 피겨의 대모’ 신혜숙(55) 코치와 ‘첫 은사’ 류종현 코치(44)를 2012-13시즌 코치로 함께 한다고 밝혔다. 류종현 코치는 7살 때 김연아의 재능을 가장 먼저 발견하고 기초를 닦은 인물이며, 신혜숙 코치는 1980년 레이크 플래시드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뒤 방상아 현 SBS 해설을 비롯해 지현정 코치, 김나영, 곽민정, 김해진 등을 가르쳐온 한국 피겨계의 ‘살아있는 역사’다.

기자회견 후 취재원들과의 만남에서 두 코치는 반가움과 부담감을 함께 토로했다.

류 코치는 “7살 어린 아이가 정말 키도 크고 예뻐졌다”라며 “어릴 때부터 세계적인 선수가 될줄은 알았다. 지고는 못 살고, 해야겠다 하면 반드시 해내는 아이였다”라고 김연아의 어린 시절을 회상했다.

이어 “(김)연아를 다시 가르치게 돼서 새롭고 감사하다. 열심히 하겠다”라면서도 “내가 첫 선생이었다고는 하지만, 너무 세계적인 선수인 만큼 부담스럽기도 하고 잘못되면 어쩌지라는 우려도 든다”라며 어쩔 수 없는 부담감을 토로했다.

김연아를 10여년 만에 다시 맡게 된 신 코치 역시 마찬가지였다. “(김)연아가 맡아주길 원해서 찾아왔던 만큼 고민은 없었다. 예전에 배운 추억도 있고 절 믿어준 것 같다”라고 기뻐하면서도 “마음은 반반이랄까, 좋지만 부담도 된다. 엄청 귀한 보석 아닌가. 흠이 날까, 깨지지 않을까 라는 부담도 있다”라고 속내를 드러냈다.

또 “당연히 외국에서 코치선생님이 오실 줄 알았다. 내가 맡을 줄은 몰랐다. 어떻게 해야하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당황스러웠던 심경을 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신 코치는 “달리기를 시켜도 1등할만큼 승부욕이 강한 아이였다. 어리니까 내가 끌고 가면 됐다. 지금은 완성된 선수 아닌가”라며 “훈련일정이 강도가 높더라. 10시부터 2시까지 훈련을 하는데, 9시에 미리 오고 5시까지 남아서 마치고 간다. 곽민정(18·이화여대)이나 김해진(15·과천중)보다 더하다”라고 혀를 내둘렀다.

또 “아직 체력이 부족하지만 2주 정도면 정상으로 올라올 것 같다. 연아가 그 동안 아무것도 안 하던 게 아니라 꾸준히 관중들 앞에 서 왔기 때문에 괜찮다”라고 자신감을 보이면서도 “이미 꿈을 다 이룬 선수다. 좀더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있는 여유로움을 주고 싶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팬들의 설레임이 끝날 날도 멀지 않았다. 새로운 코치 대신 어린 시절의 은사들과 함께 하게 된 김연아의 복귀가 기대된다.

동아닷컴 김영록 기자 bread42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