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 “팀 꼴찌에 책임감 삭감 각오까지 했다”

입력 2012-12-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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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억원. 김태균은 연봉협상테이블에서 구단이 마련한 동결안에 망설임 없이 사인했다 무거운 책임이 따르는 액수인 만큼, 내년시즌 4강 진출의 포부를 밝히는 것도 잊지 않았다. 스포츠동아DB

타격왕 김태균이 ‘연봉 15억원 동결’ 주저없이 사인…왜?

“팀이 꼴찌면 다 같이 못한 겁니다”
즉시 사인…2년연속 연봉킹은 예약
“주장으로서 내년엔 꼭 4강 이끌 것”


“팀이 꼴찌면 다같이 못한 겁니다.”

한화 김태균(30)이 내년 시즌에도 올해와 같은 연봉 15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한화는 17일 오후 대전구장 내 구단 사무실에서 김태균과 만나 2013시즌 계약을 체결했다. 양쪽은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구단이 내민 ‘연봉 동결’ 계약서에 선수는 주저하지 않고 사인했다. 왜였을까.


○2012년 김태균의 괴물본능

2년 만에 국내무대로 돌아온 김태균은 말 그대로 ‘괴물 모드’였다. 올 시즌 중후반까지 1982년 MBC 백인천(타율 0.412) 이후 처음 4할 타율에 도전할 정도로 최고의 타격감을 자랑했다. 비록 꿈의 4할은 달성하지 못했지만, 시즌 타율 0.363을 마크하며 2위 강정호(넥센·0.314)를 무려 5푼 가까운 차이로 누르고 타격 1위를 차지했다. 내용을 들여다보면 영양가도 높았다. 개인성적이 아니라 팀 사정을 고려해 장타보다는 공을 맞히는 데 더 집중했고, 출루를 위해 볼넷을 한 개라도 더 골라 1루로 나가려고 노력한 결과였다. 시즌 종료 후 김태균의 연봉에 이목이 집중된 이유다.


○2년 연속 연봉킹은 예약

물론 김태균은 이미 한국프로야구 전체 ‘연봉킹’에 올라있다. 지난해 한화는 컴백하는 프랜차이즈 스타에게 ‘연봉 15억원’이라는 파격대우를 했고, 김태균은 프로야구 역사상 최초로 연봉 10억원 돌파라는 신기록을 썼다. 이승엽(36)이 일본에서 삼성으로 돌아오면서 총 11억원(옵션 포함)에 사인했지만, 연봉 1위는 김태균의 차지였다.

이뿐만 아니다. 올 시즌의 활약도를 고려하면 연봉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그러나 한화는 연봉 동결을 제시했고, 김태균도 구단의 제안을 담담히 수용했다.


○“삭감까지도 고려했다”

김태균은 연봉협상 직후 스포츠동아와의 통화에서 “솔직히 (연봉) 삭감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었다. (협상테이블에) 들어갔는데 구단에서 동결을 제시하더라. 특별한 얘기 없이 바로 사인하고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유가 있었다. 팀 성적에 대한 책임감이다. 그는 “팀이 꼴찌인데 무슨 염치로 말을 하겠나. 팀이 꼴찌면 다같이 못한 거다. 야구를 더 잘해서 우승하면 그때는 할 말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 더 열심히 훈련하겠다. 또 내년 시즌 주장으로서 선수들과 함께 4강 진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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