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승자 따라 ‘축구 대권’ 경쟁구도 재편

입력 2012-12-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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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28일 예정된 차기 대한축구협회장 선거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전망이다. 회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정몽규 프로축구연맹 총재(왼쪽부터)와 허승표 피플웍스 회장, 김석한 전 중등연맹 회장. 스포츠동아 DB

박근혜후보 당선으로 정몽규 총재 출마 가닥
야권 허승표회장도 축구계 의견 수렴 저울질


조중연의 카드 김석한 회장도 틈새전략 짜기


홍준표 지사, 최진한감독과 재계약 여부 관심

치열했던 선거가 막을 내렸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고, 경남도지사 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홍준표 후보가 승리했다. 축구계도 이번 선거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대선은 내년 1월28일로 예정된 차기 축구협회장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도지사 선거는 경남FC의 차기 사령탑을 비롯해 향후 축구단 운영방향과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대선-축구협회장 선거의 역학관계

차기 축구협회장 선거는 어느 때보다 치열할 전망이다.

4년 전에는 조중연(66) 현 회장과 ‘야권’으로 분류되는 허승표(66) 피플웍스 회장이 경선을 벌여 18대10으로 조 회장이 이겼다. 당시 여권 성향표로 분류됐던 5명의 중앙대의원이 지금은 폐지됐다. ‘여권 프리미엄’이 없는 상태라 초 박빙이 예상된다.

여권은 정몽준 협회 명예회장(MJ)의 사촌동생인 정몽규 프로축구연맹 총재(MK) 출마로 가닥이 잡혔다. 조 회장은 재임기간 잦은 실정으로 이미 차기선거 불출마를 선언했고, 이 과정에서 MJ와 등을 돌린 것으로 전해진다.

야권 총수는 허승표 회장이다. 허 회장은 다양한 축구계 의견을 수렴하며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제3의 인물도 있다. 김석한(58) 전 중등연맹 회장이다. 김 회장의 최근 행보가 눈에 띈다. 그는 유일하게 회장 출마를 공식 선언한 상태다. 5일 기자회견도 열 예정이었다. 그러나 기자회견 이틀 전인 3일 “대선이 끝난 12월20일 이후로 기자회견을 연기 하겠다”고 발표했다. 왜 대선 때문에 회장 출마 기자회견을 연기했을까. 김 회장 관계자는 “회장 출마를 이슈화시키기 위해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표면적인 이유로 보인다. 속사정을 이해하려면 김 회장 출마 배경부터 살펴봐야 한다. 김 회장은 조 회장 사람이라는 게 중론이다. MJ가 차기회장으로 MK를 지지하는 것을 알면서도 조 회장은 MJ의 심경을 거스르는 선택을 했다. MJ의 최측근 2명이 조 회장을 만나 “김석한 회장 지지를 철회하라”고 종용했지만 거절당했다는 소문도 나돈다.

김 회장에게 대선결과가 중요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 회장 측도 나름 계산을 세웠다. 이들은 대선에서 야당인 문재인 후보가 당선됐을 경우를 가정했다. 이렇게 되면 MJ의 입지가 좁아지고 이 여파로 MK가 아예 출마를 포기할 수 있다고 봤다. 허승표-김석한 2파전으로 선거가 치러지면 MJ가 결국은 야당인 허 회장이 아닌 김 회장을 밀 수 밖에 없을 거라는 논리다.

이들은 박근혜 후보 당선의 경우도 생각을 해 놨다. 김 회장은 최근 대의원들과 활발히 접촉하며 반응이 좋다는 내부 판단을 내렸다고 한다. 허 회장, MK와 3파전으로 가도 승산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물론 마지막에 가서 허승표-MK 양 강 구도가 형성되면 김 회장은 캐스팅보드를 행사하려 할 수 있다.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친박’ 핵심 세력인 새누리당 윤상현(50) 의원의 출마설도 다시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분위기다. 한 축구인은 “회장 후보에 등록하려면 대의원 3명 이상의 추천을 받아야 하는데 정치인은 이마저도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최진한 감독. 스포츠동아DB




○경남FC의 미래는

홍준표(58) 후보가 경남도지사가 되면서 경남FC 후임 사장 선임과 최진한 감독(사진)의 재계약 여부도 관심이다.

홍 당선자는 평소 축구를 비롯한 스포츠에 관심이 많고 인맥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당선자는 바쁜 선거운동 기간에도 12일 정책 브리핑을 통해 ▲스폰서 유치를 통한 재정 확충 ▲코칭스태프 강화와 우수선수 영입 ▲마케팅 강화 ▲유소년 축구클럽 연계 ▲남북축구 교류전 개최 등 축구단 운영 청사진을 내 놓기도 했다. 평소 홍 당선자와 가까운 안종복(56) 남북체육교류협회장을 구단 사장으로 염두에 둔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안 회장은 홍 당선자가 당 대표로 있던 작년 7월 문화관광체육정책 특보를 맡을 만큼 친분이 두텁다. 안 회장은 인천축구단 사장 시절 스폰서 유치에 능했고, 남북교류에 많은 노하우를 갖고 있다.

그렇다면 최 감독은 어떻게 될까. 최 감독은 없는 살림에도 FA컵 준우승과 도·시민 구단 중 유일하게 스플릿시스템 그룹A(1∼8위)에 드는 성과를 냈다. 재계약 명분은 충분하다. 그러나 최 감독은 야당인 전임 김두관 지사가 선임한 사람이다. 이런 정치 지형을 감안할 때 감독 교체 가능성도 제기된다. 물론 경남 사장으로 누가 오는지도 최 감독 거취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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