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능 총재 “부탁한다고 됐겠나? 논리로 설득했지”

입력 2013-01-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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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구본능 총재. 스포츠동아DB

KBO 구본능 총재가 말하는 10구단 창단 막전막후

9구단 체제로선 파행 불 보듯 뻔했지
돌이켜보면 9구단 창단이 더 용한 일
전북 패착? 전주시장 얼굴 비쳤어야


한국야구위원회(KBO) 구본능 총재는 앞으로 한국프로야구사에서 10구단 체제를 이끈 산파역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구단별로 처한 입장에 따라 ‘10구단 창단 반대’ 목소리가 작지 않았지만, 구 총재는 이를 극복해 10구단 창단 결의를 이끌어냈고, 한국프로야구는 KT-수원, 부영-전북의 치열한 유치경쟁을 거쳐 제10구단으로 KT-수원을 택했다. 17일 최종 절차인 구단주 총회를 앞두고 있지만, 사실상 형식적 절차에 그칠 전망이다. 그러나 구 총재는 “아직 마지막 단계가 남았다”며 긴장을 풀지 않았다. 15일 서울 역삼동 르네상스호텔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출정식에서 구 총재를 만났다.


○10구단 창단, 내가 아니라 (10구단 필연) 논리가 만들어냈다!

10구단 창단 결의에 이르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한국야구는 파행직전까지 갔다. 이 과정에서 구본능 총재는 10구단 반대의사를 지닌 일부 구단들의 오너들을 직접 만나 설득작업을 펼쳤다. 10구단 창단 결의의 결정적 계기였다. 이에 대해 구 총재는 “내가 한 것은 없다. 내가 아무리 부탁한다고 됐겠나? 논리가 했을 뿐”이라며 자신을 낮췄다. “9구단 체제로선 파행이 불 보듯 뻔하니, 당연히 10구단으로 가야 한다는 논리를 폈을 뿐”이라며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10구단 창단보다, 어떻게 9구단 창단을 이끌어냈는지, 그게 더 용한 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10구단 창단에 대해서조차 반대 논리를 펼친 구단들이 있는데, 이에 앞서 더 강한 반대 여론과 명분이 있었음에도 9구단 창단 결의를 이끌어낸 전임 KBO 수뇌부의 노고를 높이 평가했다.


○표 차이가 너무 나서 안타깝다!

구본능 총재는 “10구단으로 결정된 KT-수원뿐만 아니라, 부영-전북도 굉장히 좋은 계획을 갖고 야구단에 대한 열정도 많았다”며 “너무 많은 표차가 났다는 게 아쉽다”고 말했다. 부영-전북이 평가위원 개별평가에서 5대16으로 뒤진 사실을 떠올린 것이다. 그러면서 구 총재는 자신이 보는 부영-전북의 유치 실패 원인도 짚었다. “전주시장이 얼굴을 보이지 않은 게 가장 큰 패착이다. 거기서 5표는 차이가 났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평가위원들을 대상으로 한 프레젠테이션(PT) 당시 KT-수원에선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염태영 수원시장이 동석해 유기적 관계를 과시한 것과 달리 부영-전북에선 정작 야구장이 들어설 전주시 관계자가 얼굴조차 내밀지 않았던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다. 전북 쪽에선 김완주 전북도지사만 PT에 참석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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