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 창원시 “조사주체 말할 수 없다”…왜?

입력 2013-02-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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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만에 최적지 둔갑 ‘진해구장’ 미스터리

2011년 동명대교수팀 조사선 “최악”
2013년 창원시 용역 평가선 “최적”

“평가결과서 최우수” 큰소리 창원시
조사주체·내용 공개 요구엔 “못한다”

용역조사엔 전문가 단 한명도 없어


2년 만에 부적격에서 최적의 장소로 둔갑했다. 그야말로 미스터리다. 창원시는 접근성이 떨어지고 국방부 소유라 공사에 언제 착수할 수 있을지도 장담할 수 없는 최악의 터에 야구장을 건설하겠다고 밀어붙이고 있다. 창원 시민과 연고구단 NC가 모두 반대하고 있지만, 창원시는 용역조사에서 진해 육군대학 부지가 “매우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고 큰소리치고 있다. 창원시의회 한 의원은 “최종 용역평가에서 진해가 공동 1위 수준의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시에서 설명을 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육군대학 부지는 2011년 동명대 전용배 교수팀이 진행한 ‘창원야구장 신규건립에 대한 위치선정 타당성 조사용역 최종보고서’에서 11위로 평가된 곳이다.


○2년 만에 최적의 장소로 둔갑?

2011년부터 2013년 2월까지 육군대학 부지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새로 생긴 도로도 없으며 주변 인프라에도 변한 것이 없다. 그러나 용역조사는 정반대였다. 특히 2011년 조사에서 육군대학 부지는 순위만 11위였지, 부적격 판정을 받은 곳이다. 당시 1·2위(창원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마산종합운동장) 후보지와는 300점 만점에서 100점 이상 차이가 났다. 낙제점을 받은 이유는 NC와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약속한 2016년 3월까지 완공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 프로야구 흥행을 위해 가장 중요한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점 등이 고려됐기 때문이다. 이 부문에서 최하위였다.

창원시 조영일 체육진흥과장은 이에 대해 “2년 전 용역평가 결과라 실효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육군대학 부지와 진해의 교통여건은 2년 전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누가 어떻게 조사했는지 철저히 숨기는 창원시

창원시는 “(2013년) 최종 용역조사 결과 진해 육군대학 부지가 경제성이 매우 우수하고 미래성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아 최적의 장소로 꼽혔다”고 발표했다. 그렇지만 누가 용역을 진행했고, 어떤 항목을 조사했는지 대해선 “공개할 수 없다”는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다. 2011년 용역조사는 조사항목 등에서 매우 높은 객관성을 보였다. 창원시가 떳떳하다면 새로운 용역조사에 대해 숨길 이유가 없다.


○어떤 전문가도 용역평가를 맡지 않았다!

스포츠동아 확인 결과 국내 스포츠마케팅·스포츠산업 부문에서 공정성 및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대학교 연구진 중에는 창원시의 최종 용역평가에 참여한 팀이 없다. 한 대학 교수는 “(2011년에 이어) 다시 한번 용역평가가 이뤄졌다면, 학계에는 누가 맡아 진행하는지 다 알려진다. 그러나 그런 조사가 다시 대학에서 이뤄졌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조사가 정확히 이뤄지기 위해선 객관적인 항목 및 비중 설정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많은 지방자치단체가 학계에 용역을 의뢰하고 있다. 그러나 창원시는 보고서의 구체적 내용뿐 아니라 누가 어떻게 조사했는지 등 단 한 가지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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