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대학 부지는 창원시청 후보지였다

입력 2013-02-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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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드러난 창원시의 거짓말

통합 창원시 새청사 1순위 후보지 불구
진해→야구장·시청→창원 뒤바꿔 발표
박시장, 정치논리에 팬 편의·흥행 외면


창원시의 거짓말은 또 있었다. 두 번째 거짓말은 더 뻔뻔했다. 하루 전날까지 새 시청사 후보지였던 곳을 정치적 이유만으로 최적의 야구장 터로 바꿔치기했다.

스포츠동아 확인 결과 육군대학 부지는 야구장 부지 발표 직전까지 통합창원시의 새 청사 1순위 후보지 중 한 곳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창원시 박완수 시장이 자신의 정치적 생명 때문에 구 창원과 마산, 진해 3곳에 시청과 도청, 야구장을 억지로 분배를 시도하고 있다는 결정적 증거다.

육군대학 터는 창원, 마산, 진해시가 통합될 때 통합준비위원회가 정한 새 시청사 후보지 중 공동 1위였다. 당시 창원시장이었던 박 시장은 통합시의 이름을 창원으로 정하는 대신 시청사를 구 마산 혹은 구 진해에 건설하겠다고 약속했었다. 통합준비위원회는 이 같은 정치적 선택에 따라 진해 육군대학부지와 마산종합운동장을 새 시청사 공동 1순위로 올리고 형식적으로 창원 39사단 터를 3순위로 정했다. 특히 육군대학부지는 박 시장이 새 야구장 부지로 발표하기 하루 전날이었던 1월 29일까지도 새 청사 후보지였다.

창원시의회 한 관계자는 “1월 29일 열린 새 청사 소재 선정을 위한 시의원 대표 회의에서도 육군대학부지는 시청 후보 1순위였다. 그러나 다음날 시장이 청사 후보지 한 곳에 대신 야구장을 짓는다고 발표해버렸다. 야구장 위치는 시장에게 결정권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 시장 입장에서는 진해에 야구장을 선물하면서 시청을 자신이 원하는 창원에, 그리고 도청을 마산으로 돌리는 정치적 분배를 시도할 수 있게 됐다.

창원시는 시민, 야구팬, 연고 구단의 반대 속에 육군대학 부지를 고집하며 “야구장으로 경제성이 매우 우수한 최적의 장소다”고 밀어 붙였다. 그러나 결국 새 야구장 부지는 시민과 야구팬의 편리, 프로야구 흥행 측면이 철저히 무시된 채 나눠 먹기식으로 결정된 것이다. 창원시가 야구장 후보지 최종 용역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도 이 같은 정치적 결정이 원인이다.

앞서 창원시는 진해 육군대학 터에 2016년 3월까지 새 야구장을 건설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스포츠동아 취재결과 토지 소유권 문제로 2016년 공사 시작도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한마디로 야구장 터는 모든 것이 억지투성인 셈이다.

1월 30일 야구장 후보지 발표 직후부터 거짓말이 연일 드러나고 있지만, 창원시는 여전히 입과 귀를 꽁꽁 닫은 채 일러야 2019년에야 완성이 가능한 외진 곳에 야구장을 추진하고 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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