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반 치킨’도 아니고… 창원시의 ‘반반 홈구장’

입력 2013-02-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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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홈구장 이원화 ‘황당한 발상’

창원시 ‘새 야구장 건립사업단’ 출범
“마산-진해구장 경기 균형 배분” 밝혀

반쪽 홈구장, 편의·흥행 등 문제 유발
이효봉 위원 “선수 경기력 저하 우려”


창원시가 진해 육군대학 부지의 접근성 문제에 대해 스스로 의문부호를 던졌다. 반대 여론을 잠재운다고 내놓은 해결책이 현 마산구장과 새 야구장(진해 육군대학 부지)의 동시 활용이다. 모두의 반대를 무릅쓰고 밀어붙이면서 1000억원 이상을 투입해 건설할 야구장을 연간 프로야구 30∼40게임에만 활용하겠다니 엉뚱하고도 황당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창원시의 자가당착

전 세계 어떤 프로야구팀도 홈경기를 2개 구장에서 균등하게 소화하지는 않는다. 일본 프로야구팀들은 대부분 제2의 홈구장을 갖고 있다. 일부 구단은 3개 이상의 구장에서 홈경기를 치르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은 프로야구팀이 없는 지역의 팬들을 위한 이벤트의 성격이 강하다. 반면 창원시는 마산구장과 진해 새 야구장을 놓고 “프로경기 균형 배분”이라는 괴상한 해법을 꺼내들었다.

창원시는 4일 ‘새 야구장 건립사업단’을 출범했다. 그리고 지역 언론을 대상으로 “새 야구장이 준공되고 현재 마산야구장을 보강해 마산과 진해지역에서 프로경기를 균형 배분해 새로운 개념의 프로야구 시대를 펼칠 수 있다”며 “2개 구장에서 교차 경기를 함으로써 더 다양한 지역 관중을 유치하고 광고수익과 식음료판매수익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홈팀의 경기력은 고려치 않은 상식 이하의 발상

창원시의 발상은 경기력, 흥행, 사업성의 모두 측면에서 큰 문제의 소지를 안고 있다. 스포츠동아 이효봉 해설위원은 “경기력에서 당장 큰 문제가 있을 것 같다. 선수들에게 홈구장은 친숙하고 안락하다. 정밀한 수비가 필요한 야수, 심리적으로 예민한 투수 모두에게 익숙한 그라운드와 편안한 클럽하우스를 지닌 홈경기장이 주는 어드밴티지는 매우 크다”며 “롯데하면 사직, KIA하면 무등처럼 각 팀에 홈구장은 큰 상징적 의미를 지니는데 (창원시의 발상은) 그것을 반으로 쪼개야 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고 설명했다.

창원시의 발상대로 홈구장을 이원화할 경우 경기력에서뿐 아니라 경제적 측면에서도 연간 35경기 정도가 열리는 구장의 광고 등 사업수익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야구단의 전체 관중수입에서 점차 비중이 커지는 시즌권 판매 등에서도 불리하다. 구장 관리에도 더 많은 비용을 투입해야 한다.

결국 4일 드러난 창원시의 구상은 스스로 진해 육군대학 부지의 접근성에 큰 문제가 있다는 점을 실토했다고밖에 볼 수 없는 해괴한 방안이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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