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EOPLE&LIFE] 인피니트 “재래시장서도 칼군무…대세돌 키운 건 ‘형제애’”

입력 2013-04-27 07:00:00
프린트

인피니트는 최신곡 ‘남자가 사랑할 때’ 활동에서 칼군무는 버리고, 화사한 꽃무늬 옷으로 자유분방한 매력을 뽐냈다. 이들은 “꽃무늬 옷을 입다보니 안 뿌리던 향수도 뿌리게 된다”며 웃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초창기 빚더미·좌절감…한때 포기 생각
2011년 앨범 6장…정말 미친 듯이 활동
최근작 ‘맨 인 러브’ 음악방송 1위 독식

꼼수없이 우직하게 달려온 멤버들 행복
우린 형제애로 똘똘…이기주의는 없다


남자들은 수다스러웠다. 한 사람이 말을 뱉으면 다른 이들의 첨언이 꼬리를 물었다. 부연도 있었고, 면박이나 ‘폭로’도 있었다. 한 가지 질문에 7가지의 대답이 이어지면서 인터뷰실은 개구쟁이 가득한 남학교의 왁자지껄 교실 같았다.

남성 7인조 인피니트. 설명이 필요 없는, 엄청난 팬덤을 가진 ‘대세’다. 최근작 ‘맨 인 러브’로 모든 음악방송에서 1위를 차지했고, CD는 21일까지 모두 10만2215장(한터차트 집계)이 판매됐다. 벼락스타로 보이지만 이들도 눈물 젖은 빵을 먹었다. 포기의 유혹을 받을 때마다 서로 격려하며 “성실과 신념”으로 이겨낸 이들의 수다는 그래서 정겨웠다.

인피니트는 2010년 6월 ‘다시 돌아와’로 데뷔했다. 일곱 멤버가 마치 그림자처럼 똑같은 동작으로 추는, 이른바 ‘칼군무’로 신선한 충격을 던졌다. 대중의 반응은 크지 않았다. 오랜 준비 과정과 막대한 제작비를 들여 미니앨범을 냈던 탓에 손실이 컸다. 상실감을 겨우 이겨내고 절치부심해 이듬해 1월 ‘BTD’가 수록된 두 번째 미니앨범을 냈다. 팬이 조금 생긴 것 같았지만, 여전히 대중의 마음을 흔들지 못했다. 빚도, 좌절감도 눈덩이처럼 커졌다. 팀의 존속 여부까지도 심각하게 고민할 정도였다.

수익을 내지 못했던 인피니트는 각종 행사 출연이 돌파구였지만, 인지도가 낮아 그것마저 녹록지 않았다. 어느 재래시장에선, 차력쇼가 막 끝난 후여서 바닥에 달걀이 흥건한 상태지만 멋지게 ‘칼군무’를 했다. 대기실 없는 불편함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행사가 있는 날은, 운수 좋은 날이었다. 또 2개월 후 “마지막”이란 절실함으로 싱글 ‘낫싱스 오버’를 냈다. 뮤직비디오 제작비가 없어 소속사 대표는 개인 빚까지 냈다. 수익이 나기 시작했다. 팬덤도 제법 생겼다. 음악방송 현장에 팬들이 꽤 찾아왔다. 그해 어린이날 충남 천안 행사에선 특별한 경험을 했다. 사람들로 가득 찬 객석을 보며 ‘오늘 누가 나오나?’ 하는 궁금증으로 무대에 올랐다. 모두 인피니트의 팬들이었다. 이날 멤버들도 소속사 관계자들도 모두 뜨겁게 울었다.

이후 인피니트는 “미친 듯이” 활동했다. 2개월마다 신곡을 냈다. 2011년 7월 첫 정규앨범 ‘내꺼 하자’로 처음 음악방송 1위도 했다.

‘파라다이스’ ‘하얀 겨울’까지 2011년 한 해에만 모두 6장의 음반을 냈다. 그해 인피니트는 ‘방송 출연이 가장 많은 가수’였다. 1년 내내 “활동 중에도 다음 곡 연습하는” 부담 속에 일본 진출까지 이뤄냈다.

“그땐 정말 1년이 10년 같았다. 너무 힘들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가장 행복했다. 우린 뭔가 뚝심 있게 한 것 같다. 디지털 싱글이 대세이고, 앨범을 안 내도 가수 활동이 가능한 시대지만, 우리는 우직하게 앨범 내고 앞만 보고 달렸다. 그걸 인정받는 것 같다. 우리에겐 후진이 없다.”

서울 망원동 시장통의 한 아파트에 살던 이들은 지금은 서울 합정동의 고급 주상복합에 산다. 어려운 시기를 함께 극복하고 정상에 오른 이들은 “형제애”로 뭉쳐 있다. 서로 모든 것을 공유해, 비밀이 없다. 힘든 일이 생기면 같이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는다. 뭔가 결정할 일 있으면 다수결로 하고, 순서를 정할 땐 가위바위보로 한다. 누가 힘들면 숙소 생활 당번도 대신 해주고, 가위바위보에서 일부러 져주기도 한다. 데뷔곡 활동 당시 ‘센터’였던 성규는 잘 생기지 않았다는 이유로 팬들의 ‘항의’를 받자, 동료 엘에게 자리를 내준 일은 팀 최고의 ‘양보의 미덕’ 사례다. 멤버들은 “그때 성규가 스스로 센터 자리를 내줬기에 오늘의 인피니트가 있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정정당당”.

인피니트에게 자신들을 설명하는 키워드를 요구하자 이 단어를 꺼냈다.

“우린 음악이든 무엇이든 절대 꼼수를 부리지 않는다.”

이기심 팽배한 우리 사회를 향해 던지는 일갈 같았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ziodadi




기자스페셜

이전 다음

뉴스스탠드

최신화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