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만 ‘은밀하게…’ 어디까지 달릴까?

입력 2013-06-11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은밀하게 위대하게. 스포츠동아DB

첫 주말 돌풍 후 관객 평가 ‘극과 극’
예매율도 하락…흥행 지속 반신반의
슈퍼맨시리즈 ‘맨 오브 스틸’도 변수

막강한 흥행 파워다.

5일 개봉한 김수현 주연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감독 장철수·이하 은밀하게·사진)가 첫 주말인 9일까지 349만 관객을 모았다. 11일 기준으로 400만 관객 돌파도 점쳐볼 수 있는, 역대 개봉 영화 중 가장 빠른 흥행세다. 흥행작 경험이 많은 배우도, 제작비 1000억 원이 훌쩍 넘는 블록버스터도 이루지 못한 기세다.

‘은밀하게’가 초반 폭발적인 흥행을 이룬 데는 여성 관객과 2억5000만 조회수를 기록 중인 원작 웹툰 팬들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어 가능했다. 투자배급사인 쇼박스의 한 관계자는 “20·30대 여성 관객은 물론 넓게는 10대 관객까지 흡수했다”며 “여성 관객이 몰린 건 주인공 김수현의 영향이 크다”고 밝혔다.

실제로 10일 오후 3시 현재 온라인 예매사이트 맥스무비의 집계에 따르면 ‘은밀하게’의 남녀 선택 비율은 63%대 37%로, 약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온라인 포털사이트상 관객 평가 역시 ‘성 대결’ 양상을 보이고 있다. 남성 관객의 평가가 ‘짠’ 편이다.

더욱 눈길을 모으는 것은 ‘은밀하게’가 극장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상황에서 초반 여세를 몰아 지속적인 흥행을 이룰지 여부를 두고 의견이 나뉜다는 점이다. 영화계의 시선은 ‘반신반의’다. 첫 주말을 지난 뒤 일반 관객의 평가가 엇갈리는 데다 예매율 하락폭 역시 큰 탓이다. 새로운 ‘슈퍼맨’ 시리즈인 ‘맨 오브 스틸’도 개봉을 앞두고 있어 경쟁이 불가피하다.

‘은밀하게’의 관객이 온라인을 통해 내놓은 의견 중에는 긍정적인 평가도 많지만 “웹툰을 그대로 옮기면 영화로서 재미가 없다는 걸 다시 느꼈다”, “전반부의 코미디와 후반부의 비장한 액션이 따로 논다”는 지적도 자주 눈에 띈다. 영화평론가 허남웅 씨는 “익숙한 남북 이야기가 아닌 ‘꽃미남’ 첩보물이 등장했다는 면에서는 의미가 있다”면서도 “원작의 장면, 대사와 너무 똑같아 영화적 매력이 좀처럼 드러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예매율 하락세도 가파르다. 10일 오후 3시 기준 ‘은밀하게’의 예매율은 46.4%. 전날과 비교해 약 30% 포인트가 떨어졌다. 휴일과 평일, 개봉 첫 주와 둘째 주라는 상이한 조건이지만 ‘역대 최고 흥행 속도’를 기록한 영화란 점을 고려하면 그 낙폭이 큰 편이다. 특히 개봉을 사흘 앞둔 미공개 상태인 ‘맨 오브 스틸’의 예매율은 33.5%. ‘은밀하게’와는 불과 12.9% 포인트 차이 밖에 나지 않는다.

‘은밀하게’의 장기 대규모 흥행 여부는 개봉 2주차인 이번 주에 가려질 전망이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