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남 양형모입니다] ‘한 노래’ 배우들 ‘두 도시’ 모였다

입력 2013-06-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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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도시 이야기’는 프랑스 대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사랑과 희생의 위대함을 드러낸 뮤지컬 작품이다. 사랑하는 여인 루시를 위해 죽음을 선택한 시드니 칼튼(왼쪽·윤형렬 분)이 단두대에 오르기 전 마지막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BOM코리아

공연 소개팅 시켜주는 남자

■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

넘버 보강하고 극 진행에 속도감 붙여
무게감 덜자 웃음과 눈물 감동 극대화
윤형렬 대박 조짐…최현주 애교 작렬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가 ‘확’ 달라졌다.

가장 피부와 귀에 와 닿는 변화는 친절해지고, 속도를 냈다는 점. 지난해 초연에서 ‘레미제라블’, ‘오페라의 유령’에 꿀릴 게 없는 고품격 뮤지컬을 표방했지만 납덩이같은 무게감과 느짓한 템포는 왕왕 관객의 몸과 마음을 짓눌렀다. 물론 “이런 것이 바로 ‘두 도시 이야기’를 보는 맛”이라며 박수를 보낸 관객도 적지 않았지만.

어쨌든 ‘두 도시 이야기’가 달라졌다. 배우들의 대화를 활용해 상황설명을 늘렸고, 극의 진행에 속도감을 붙였다. 넘버(노래)를 보강하고 음악의 템포에도 살짝 손을 댔다.

여자와 뮤지컬의 변신은 무죄. 자잘한 변화지만 결과는 놀라웠다.

무게감을 살짝 덜어내자 극의 뼈대가 눈에 확 들어왔다. 느린 템포에 가리어졌던 넘버들이 화사한 빛과 비통한 어둠을 극명하게 드러냈다. 짝사랑하는 여인의 남편을 구하기 위해 대신 단두대의 계단을 오르는 ‘시드니 칼튼’(윤형렬 분)의 심경이 스무 자루의 단도처럼 마음을 아프게 찔러왔다.


● 뮤지컬판 ‘나가수’…윤형렬 스타등극 예감

프랑스 대혁명의 시기. 18세기 런던과 파리를 오가며 벌이는 위대한 사랑의 부활.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는 영국의 대문호 찰스 디킨스가 쓴 동명의 소설이 원작이다. 2007년 월드 프리미어 이후 브로드웨이, 아일랜드, 한국, 독일에서 공연됐고 올해는 일본에서도 막이 올랐다. 전문가들은 ‘두 도시 이야기’를 두고 “또 하나의 탁월한 고전이 탄생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초연에 이어 다시 한 번 ‘시드니 칼튼’을 맡은 윤형렬은 ‘두 도시 이야기’를 통해 대박스타로 등극할 조짐이다. 8개월 사이에 연기가 몰라보게 깊어졌고, 특유의 허스키한 음색이 뿜어내는 소리는 공연장과 관객의 마음 구석구석을 울렸다. 그가 무대에 서는 날은 SNS와 온라인 공연게시판이 후끈 달아오른다.

워낙 음악이 좋은 작품이기도 하지만 어쩌면 이리도 ‘한 노래’하는 배우들을 한데 모아놓았나 싶다. 윤형렬, 카이, 최수형, 최현주, 임혜영, 신영숙, 백민정, 임현수. 여기에 곧 합류할 류정한까지 그야말로 뮤지컬판 ‘나는 가수다’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작년과 달라진 관람 팁 하나. 청순한 엔젤로만 기억됐던 ‘루시 마네뜨’가 애교쟁이가 됐다. 어쩐지 ‘얼음공주’ 느낌이 짙었던 여배우 최현주의 ‘작살애교’를 볼 수 있다. ‘시드니’를 저녁식사에 초대하면서 루시가 두 손바닥을 내밀며 “거절하기 없음∼”할 때 관객석은 뒤집어진다.


양형모 기자 ranbi361@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anbi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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