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쇠용 넥서스7? ASUS 미모패드 ME172

입력 2013-06-26 17: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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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지간해서 스마트폰은 하나씩 가지고 있다 보니 다음에는 태블릿PC를 구매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제법 있다. 애플의 아이패드나 삼성전자의 갤럭시탭(혹은 갤럭시 노트 10.1) 시리즈가 가장 유명한 제품이긴 하지만 이들은 가격이 만만치 않다. 그래서 중소기업에서 출시하는 10~20만 원대의 안드로이드 태블릿PC를 알아보는 소비자들도 제법 있다.

다만 이런 저가형 태블릿PC 중에는 품질이 균일하지 못한 제품이 상당수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제대로 쓰려면 거의 필수사항인 구글 인증을 받지 못한 제품도 많다. 구글 인증을 받지 못한 기기는 구글 플레이 스토어를 쓸 수 없기 때문에 새로운 앱을 설치해 쓰는데 애로사항이 많다.

그래서 이런 알뜰파 소비자 중에는 구글의 ‘넥서스7’에 관심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 에이수스(ASUS)에서 제조하고 구글에서 판매하는 이 기기는 쿼드코어 프로세서에 HD급 화질의 7인치 화면으로 대표되는 높은 성능을 갖추고도 가격은 20만원 대(2013년 6월 인터넷 최저가 27만원)로 저렴하다. 구글에서 내놓은 레퍼런스(표준)제품이니 당연히 구글 인증의 여부는 말할 나위가 없으며, 배터리 효율이나 기기 안정성 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이런 넥서스7조차 비싸다고 생각하는 ‘구두쇠’ 소비자까지 노리려 하는지 넥서스7의 제조사인 에이수스는 가격을 한층 더 끌어내린 ‘미모패드(MeMO Pad) ME172V’를 내놓았다. 화면 크기는 7인치로 넥서스7과 같지만 판매 가격은 10만원 대(2013년 6월 인터넷 최저가 15만원)다. 수준 이하 제품이 난립하고 있는 저가형 태블릿PC 시장, 그 중에서 군계일학을 자처하고 있는 미모패드 ME172V(이하 미모패드)의 면모를 살펴보자.

평범하고 무난한 디자인

미모패드의 외견은 대단히 평범하다. 비싸 보이는 느낌도 그다지 없다(실제로도 싸지만). 제품 두께도 11.2mm라서 다른 제품에 비해 얇다고 하기도 힘들다. 제품 뒤쪽 표면에 엠보싱 처리를 해서 그립감을 높인 것이 눈에 띄는 정도다. 카메라도 본체 앞쪽에만 있다.


그래도 제품 측면을 살펴보면 있을 것은 다 있다. 3.5mm 헤드셋 포트 및 전원 및 볼륨 버튼을 비롯해 마이크 구멍과 마이크로SD카드 슬롯, 그리고 마이크로 USB포트가 있다. 상당수 태블릿PC는 전력 소모량이 많아서 USB로는 충전하지 못하고 별도의 전원을 꽂아야만 충전이 되는데, 미모패드는 USB 포트로 PC와 연결해 충전이 가능하다. 물론 별도의 충전기도 제공한다. 내장된 저장공간은 8GB이며, 용량을 확장하고자 한다면 마이크로SD카드(최대 32GB)를 따로 구매해 꽂으면 된다.

넥서스7보다는 갤럭시탭7.0과 유사한 사양

미모패드의 전원을 켜고 화면을 살펴보면 약간 선명도가 떨어지는 느낌이 없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화면의 해상도(정밀도)가 1,024 x 600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화면의 크기와 해상도만 따진다면 2010년에 나온 삼성전자 갤럭시탭의 첫 모델(갤럭시탭 7.0)과 같다. 사실 요즘은 HD급(1,280 x 720) 해상도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가 워낙 많이 나오다 보니 아무래도 미모패드의 ‘화면발’이 부족해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미모패드는 화면 외에 1GHz로 작동하는 싱글(단일)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있다는 점도 갤럭시탭 7.0과 유사하다. 하지만 메모리(RAM)은 갤럭시탭 7.0의 2배인 1GB, 배터리 용량도 4,270mAh로 약간 더 크다(갤럭시탭 7.0은 4,270mAh). 그리고 안드로이드 4.1(젤리빈)을 탑재하고 있다는 점(갤럭시탭 7.0은 2.3 진저브레드)이 다르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넥서스7에 비교하기는 어려운 사양임은 분명하다.

직접 써본 느낌은?

제품의 외형과 대략적인 사양을 살펴봤으니 이제는 직접 미모패드를 써볼 차례다. 와이파이에 접속해 인터넷 서핑을 해보니 비교적 낮은 사양에도 불구하고 웹 사이트를 표시하거나 페이지를 넘기는 속도는 무난한 수준이었다. 특히 모바일 웹 페이지 외에 PC용 웹 페이지를 이용할 때도 크게 느려짐 없이 원활한 이용이 가능한 것을 확인했다. 다만, 화면 해상도가 낮아서 본체를 세로로 세우고 PC용 웹 페이지를 이용할 때는 작은 글자를 읽기가 쉽지 않았다. 미모패드로 PC용 웹 페이지를 볼 때는 되도록 가로 방향으로 들고 쓰도록 하자.


동영상 재생 기능의 경우, 미모패드에 기본으로 내장된 동영상 플레이어는 SMI 파일을 통한 자막 표시가 되지 않고 WMV와 같은 일부 동영상 규격을 재생하지 못해 불편하다. 이는 외국산 모바일기기를 살펴 쓰다 보면 종종 보이는 점인데, 미모패드 역시 마찬가지라서 아쉽다.

대신 미모패드는 구글 인증을 받은 기기라 구글 플레이 스토어 역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으니 다른 앱을 설치해서 쓰는데 지장이 없다. MX플레이어 같은 동영상 앱을 설치하면 어지간한 동영상은 모두 볼 수 있고 자막도 잘 나온다. 여러 가지 동영상을 재생해 보니 HD급(1,280 x 720)의 동영상은 무난히 재생하지만, 풀HD급(1,920 x 1,080)급의 동영상은 종종 끊김과 느려짐이 느껴진다. 어차피 미모패드의 화면 해상도(1,024 x 600)을 생각해본다면 풀HD급 동영상을 보는 것이 무의미하긴 하다.

게임의 경우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윈드러너’와 ‘다함께 차차차’를 플레이 해봤다. 2D그래픽의 게임인 윈드러너는 나무랄 데 없이 원활히 구동되었으며, 3D그래픽을 부분적으로 적용한 다함께 차차차의 경우에는 화면에 갑자기 많은 차량이 등장하는 등의 상황에서 약간의 끊김이 느껴졌으나 플레이가 곤란할 정도는 아니었다. 대중적인 캐주얼 게임을 주로 즐긴다면 미모패드로도 큰 문제가 없을 것 같다.

음악 감상도 해봤다. 본체 뒷면에 달린 내장 스피커의 경우 출력은 그다지 강하지 않지만 음질 자체는 무난하다. 모바일 기기의 내장 스피커라는 한계 때문에 강력한 저음이나 섬세한 고음이 느껴지진 않지만, 볼륨을 최대로 높여도 소리가 찢어지지 않아 거부감은 들지 않는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스피커가 한 쪽에만 달려있어 입체감 있는 스테레오 음향을 느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제품 패키지에 이어폰을 기본 제공하지 않는 점도 약간은 신경 쓰인다. 값을 낮추기 위해 그랬을 것이다.


본체 앞쪽에 있는 카메라는 1백만 화소로 최대 1,280 x 720 해상도의 사진을 찍을 수 있다. 화소 수도 그다지 높은 편이 아니고 AF(자동초점) 기능도 없어서 ‘셀카’용 사진을 찍는 정도로 만족해야 할 것 같다. 본체 두께도 얇은 편이 아니니 공간을 최대한 활용해 본체 뒤쪽에도 카메라를 넣어줬으면 한층 활용도가 높아졌을 것 같다.

이 가격대의 태블릿PC에서 요구되는 기대치

에이수스의 미모패드 ME172V은 올해 초에 나온 비교적 신형 제품이다. 작년에 나온 넥서스7을 통해 에이수스 태블릿PC에 관심을 가지게 된 소비자라면 이 제품 역시 주목할 만도 하다. 하지만 제품 전반의 사양이 넥서스7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고 오히려 3년 전에 나온 갤럭시탭7.0과 비슷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실망할 수도 있겠다.

다만, 10만원 대 중반에 불과한 저렴한 가격을 생각해 본다면 위에서 지적한 아쉬운 점의 상당수가 상쇄되며, 비슷한 가격대의 저가형 태블릿PC 중에 구글 인증조차 받지 못한 수준 이하의 제품이 많다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그나마 미모패드는 구매가치가 있는 제품이다. 다만 이달 초 에이수스 대만 본사에서 성능이 한층 향상된 ‘미모패드 HD7’를 소개했다는 것은 신경 쓰인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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