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박스] 상실한 것들을 찾아 떠난 순례…또다시 하루키 열병

입력 2013-07-05 07:00:00

●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 양억관 옮김|l 민음사)

또다시 ‘하루키 열병’이 시작됐다. 얼마 전 30대 젊은 문인들이 과대평가된 작가중의 하나로 꼽은 하루키였지만(이유는 지나치게 상업적이라는 것) 대중은 그에게 열광을 넘어 ‘신’으로 받들고 있다. 신작 소설 ‘색채가…’는 초판 20만부를 찍었지만 사전주문이 18만부에 달해 추가 인쇄에 들어갔다. 출간 첫날엔 그의 책을 사기위해 대형서점엔 장사진을 이루었다. 또 책에 언급된 프란츠 리스트의 ‘순례의 해’ 음반도 덩달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하루키의 매력, 아니 ‘마력’은 무엇일까.

그가 3년 만에 발표한 장편소설 ‘색채가…’는 철도 회사에서 근무하는 한 남자 다자키 쓰쿠루가 잃어버린 과거를 찾기 위한 순례의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줄거리는 이렇다. 어느 날, 이유도 알지 못한 채 절친 네 명으로부터 갑작스러운 절교를 당한다. 그 후 그는 고독 속에 살아간다. 6년 후 그에게 뜻하지 않은 사랑이 찾아온다. 여행사에서 근무하는 두 살 연상의 기모토 사라라는 연인. 그녀에게 자신의 과거를 털어놓고 그녀는 ‘잃어버린 것’을 찾기 위한 순례의 여정을 제안한다. 쓰쿠루는 사라의 도움으로 고향 나고야를 찾아 친구들을 만나 ‘절교의 이유’와 친구 시로에게 닥친 비극에 대해 듣고 놀란다. 고향서 돌아온 쓰쿠루는 친구 구로가 살고 있는 핀란드로 떠난다. 그리고 그를 만나 절교한 진정한 이유를 듣게 된다.

이 소설은 하루키의 작품 중에서도 솔직하고 성찰적인 이야기로 ‘노르웨이의 숲’ 이후에 선보인 최초의 리얼리즘 소설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눈길을 사로잡는 흡입력 강한 구성과 한층 깊어진 고독의 감성, 생의 일면을 관통하는 내면의 울림이 있다는 찬사도 이어졌다. 한 사람의 성인이 삶에서 겪은 상실을 돌아보는 여정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그 상실이 곧 나의 삶과 대비된다. 당신은 지금 어떤 순례를 꿈꾸고 있습니까?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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