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박스] 당신은 무엇에 미쳐 살고 있나요

입력 2013-07-1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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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끝나는 곳에서 비로소 길은 시작된다. 그 길은 퇴로도 없다. 다만 스스로 밀고 헤쳐 나가야 길이 뚫린다. 좀처럼 사람들이 가지 않는 길. 잘 닦인 아스팔트길을 버리고 온 몸으로 땀을 뻘뻘 흘리며 새로운 길을 찾는 이들이 있다. 어떤 이들은 ‘미친놈’으로 치부하기도 하고 또 다른 이들은 ‘멋진 도전자’라고 말하기도 한다. 난 다만 그들이 부러울 뿐이다.

여기 그들만의 인생길을 뚫는 젊은 사내들이 있다. 황인범 씨와 김태관 씨. 황씨는 명문고를 나와 괜찮은 대학에 진학했다. 원래 꿈은 외교관. 스페인과 미국에 살며 ‘이상적인’ 꿈을 키웠다. 그러나 대학시절 여행을 통해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맞았다. 여행 후 돌아와 외교교관의 꿈을 내려놓고 대기업에서 경험을 쌓다 1년 째 되는 날 사표를 던졌다. 그리곤 작은 추러스 카페를 열고 틈틈이 여행을 다니는 자유인이다. 김씨는 백두대간 종주를 끝내고 뜬금없이 서울 지하철 2호선을 따라 서울 시내를 한 바퀴 도는 자칭 ‘무동력 여행가’. 야구 광팬 이기도 하다. 대학 동문인 두 사내가 대학시절 졸업과 취직을 미루고 함께 여행을 떠났다. 이동수단은 자전거. 중국서 출발해 중앙아시아를 거쳐 포르투갈에 이르는 1만8500km를 여행했다. 268일 간의 여행이었다. 얼마나 많은 시련과 낯선 경험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을까. 황씨는 그 이야기를 ‘268, 미치도록 행복하다(황인범 지음|이지출판사)’(사진 왼쪽)라는 책에 기록했다.

또 다른 ‘반란’도 있다. 한 중년의 상큼한 인생반란. 주인공은 50대의 아저씨 김경수 씨. 평범한 서울시 공무원이다. 그는 마흔 즈음 ‘소심한’ 인생에서 벗어나 ‘대범하게’ 살고 싶었다. 대범한 삶의 끝이 겨냥한 곳은 사막과 오지. 10년 동안 사하라, 고비, 나미비아, 칠레 아타카마, 타클라마칸, 그랜드캐니언 등 총 2336km의 사막과 오지 레이스를 완주했다. 돈은 마이너스 통장으로, 시간은 연월차를 악착같이 모아서 해결했다. 아내의 반대는? 진심어린 편지와 사랑(?)으로 무마했단다. 서울에선 평범한 직장인으로, 사막에선 대범한 모험가로 사는 삶을 ‘미쳤다는 말을 들어야 후회 없는 인생이다(김경수 지음|명진출판)’(사진 오른쪽)에 담았다.

‘인생을 바꾸고 싶다면 새로운 도전과 대자연을 체험하라’는 말이 있다. 늦었을 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처럼 지금 자신의 인생을 리디자인해 보자. ‘열정’을 최고의 재산으로 삼는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자. 반란은 그렇게 작은 것으로부터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나는 지금 한 번 뿐인 인생을 ‘제대로’ 살고 있는가.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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