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김윤석도 따돌린 ‘그래비티’

입력 2013-10-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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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래비티’의 한 장면. 사진제공|워너브러더스코리아

낯선 할리우드 영화 한 편에 하정우와 천정명, 김윤석 등이 차례로 녹다운됐다.

우주를 배경으로 삶을 향한 인간의 투지를 그린 영화 ‘그래비티’가 개봉초부터 예사롭지 않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주연배우가 내한하는 공격적인 프로모션도, 관객의 호기심을 끌 만한 자극적인 이야기도 없지만 소리 없이 강한 흥행으로 쟁쟁한 한국영화 서너 편을 가뿐히 따돌렸다.

17일 개봉한 ‘그래비티’는 상영 첫 주말인 18일부터 20일까지 71만4400명(영화진흥위원회 집계)을 모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21일에는 누적관객 90만 명을 넘어 100만 관객에 바짝 다가섰다.

‘그래비티’의 선전으로 같은 날 개봉한 하정우의 감독 데뷔작 ‘롤러코스터’와 김민정·천정명의 ‘밤의 여왕’은 폭넓은 관객의 선택을 얻지 못했다. 이들 영화는 21일에서야 20만 관객을 넘어섰다. 이보다 앞서 개봉해 흥행을 잇던 김윤석의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 설경구의 ‘소원’ 역시 ‘그래비티’ 등장 이후 관객 감소 폭이 커졌다.

‘그래비티’는 허블 망원경을 수리하기 위해 우주로 날아간 여성 과학자가 인공위성 잔해와 부딪혀 혈혈단신 대기권을 부유하는 이야기. 샌드라 블록과 조지 클루니, 단 두 명의 배우가 영화 대부분을 이끈다.

특별한 에피소드도 없는 영화가 관객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는 것은, ‘충격’으로까지 받아들여지는 영상 체험과 삶을 향한 인간의 숭고한 마음을 그린 묵직한 메시지의 힘 덕분이다. ‘해리포터’ 시리즈로 환상적인 영상미를 구축했던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그래비티’에선 푸른 지구의 모습을 실감 나게 그려냈다.

개봉 2주째에 접어들고도 예매율이 떨어지지 않은 점도 흥행 전망을 밝힌다. 21일 오후 4시 현재 ‘그래비티’의 예매율은 53.6%. 2위인 손예진 주연의 ‘공범’ 예매율(6.7%)보다 무려 9배가 높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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