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기에 앉아 스마트폰…치질엔 독

입력 2013-11-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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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22만명이 치질로 수술대에 오른다. 치질은 추운 날씨와 술자리가 잦은 연말연시에 빈발한다. 걸을 때 항문에 뭔가 튀어나온 느낌이 들고 단단하게 만져지는 ‘그 무엇’이 있다면 치질을 의심해야 한다. 전문의들은 “치질을 예방하기 위해선 비데나 좌욕기를 사용하고 용변시간은 길어야 3분 이내로 줄이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스포츠동아DB

■ 겨울철 불청객 치질의 예방·치료법

연말연시 잦은 술자리 치질 환자 급증
매년 22만명…전체 수술 건수 중 2위
항문이 껄끄럽고 피 나면 의심해 봐야
용변시간은 3분 내로…항문은 깨끗이


‘뒷문’이 탄탄해야 만사가 편하다.

얼마 전 조혜련 윤종신 조정치 노홍철 등 인기 연예인들이 토크쇼에 나와 치질을 호소한 적이 있다. 치질은 주위사람들에게 알리기도 껄적지근하다. 그러나 숨기면 병을 키운다는 말이 있듯이 치질 또한 ‘용감하게’ 알려 제때 치료하는 것이 필요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해마다 22만명이 치질수술을 받는다. 전체 수술 건수론 2위를 차지하는 ‘국민질환’이다. 살다보면 국민 절반이 한번쯤은 겪게 되는 흔한 질환이기도 하다. 특히 추운 날씨와 연말연시의 잦은 술자리 등으로 인해 겨울에는 치질 환자가 증가한다.

항문에 뭔가 단단하게 만져지거나 튀어나온 느낌이 들고 심하게 아프다면 치질을 의심해야 한다. 또 항문이 찢어질 듯하게 아프고 속옷에 피가 계속해서 묻어 나온다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당신의 ‘똥꼬’는 안녕하십니까?


● 수험생 사무직 택시운전기사 등 앉아있는 시간 많은 사람 잘 걸려

치질은 수험생이나 고시생, 사무직 근로자, 택시나 버스운전기사 등 오래 앉아 있는 생활습관을 가진 직업군에서 많이 발병한다. 또 임산부에게도 변비와 함께 치질증상이 많다. 이는 오랜 시간 동일한 자세로 있다 보니 장시간 상복부의 압력이 항문 쪽으로 전달돼 항문 주변 피부와 근육의 모세혈관이 혈액순환 장애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또 스트레스, 과로, 장기능 장애로 변비가 생기고 화장실에 앉아있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사람들도 치질을 유발하기 쉽다.


● 치질이 뭐길래…항문이 껄끄럽고 피가 묻어 나오면 초기 증상

치질은 사실 항문의 모든 질환을 지칭하는 용어다. 치질 중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질환은 치핵, 치열, 치루 등이다. 치핵은 항문 안쪽 혈관들이 울혈(몸속 장기나 조직에 피가 모인 상태)돼 늘어나거나 항문 바깥쪽 불필요한 조직이 늘어나서 생기는 질환으로 항문질환의 50∼60%를 차지한다. 치열은 항문이 찢어지는 질환을 말하며 항문이 곪아서 고름이 터지는 질환이 치루다. 치열과 치루는 각각 항문질환의 약 20%를 차지한다.

치핵은 증상에 따라 4단계로 나뉜다. 변을 볼 때 출혈이 있고 항문에 돌출되는 것이 없을 땐 1기, 배변 시 항문 밖으로 치핵이 밀려나오지만 배변 후 저절로 들어가는 상태는 2기, 치핵이 밀려나와 손으로 밀어 넣어야 다시 들어가는 상태는 3기, 손으로 밀어도 들어가지 않거나 다시 나오는 상태로 조금만 힘을 주면 치핵이 금방 나오는 상태는 4기다.

다른 질병도 그렇듯이 치질 또한 초기치료가 중요하다. 만약 변을 볼 때 항문 부위에 껄끄러운 느낌이 들고 항문 안에 피부가 조금 나온 듯하며 선홍색 피가 대변이나 휴지에 묻어 난다면 치질 초기 증상이다. 초기 증상이 악화되면 치핵을 손으로 밀어 넣어야 들어가는 상황이 되고 변을 볼 때 통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 초기엔 수술 없이 생활습관 개선만으로도 나을 수 있어

치핵은 초기에 치료하면 수술 없이 생활습관 개선으로 쉽게 나을 수 있다. 그러나 2∼3기부터는 수술적 치료가 불가피하다.

치질의 치료방법은 크게 3가지. 보통 1,2기 단계에선 변 완화제 사용이나 식이요법, 통증치료 좌욕과 배변습관의 교정 위주로 치료한다. 이를 보존적 치료로 일컫는다. 두 번째 방법은 비수술적 치료. 2,3기에 시행하는 치료로 고리모양의 고무로 묶어주는 고무결찰술과 혈관주위에 열을 통해 섬유화를 유도하는 적외선 응고법 등이 있다. 이 외에도 주사요법과 레이저를 이용한 증발법 등이 활용되고 있다. 수술적 치료는 급성 혈전성 치핵이나 통증을 유발하고 썩기 직전의 상태인 환자 등에 실시한다.


● 화장실서 스마트폰-독서 최악…용변시간은 길어야 3분 이내로

치핵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먼저 배변 후 비데나 좌욕 샤워기로 항문을 깨끗하게 세척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또 야채나 과일 해조류 등 식이섬유를 많이 섭취해 변을 부드럽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화장실에서 스마트폰이나 책을 읽으며 장시간 변을 보는 습관은 치질을 부르는 지름길이다. 오랜 시간 변기에 앉아 있으면 치질 조직이 빠져 나오기 쉽기 때문이다. 따라서 용변시간은 길어야 3분 이내로 줄이는 습관을 키워야 한다. 만약 항문에 출혈이 있다면 간과하지 말고 반드시 원인을 찾는 것이 좋다. 특히 40대 이상에서 항문의 출혈이 있는 경우 대장에도 출혈이 있는지 검사해야 한다.

도움말|서울송도병원 황도연 대장항문외과 전문의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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