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실력만큼 인간성도 훌륭한 장원삼

입력 2013-12-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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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장원삼. 스포츠동아DB

경성대에 1억원 등 모교 돌며 거액 기부
출신 초·중·고까지 하루 1억 7000만원
“많은 돈 벌게 된 건 모교와 스승님 덕”


“해마다 겨울에 와서 1000만원씩 주고 가더니, 이번엔 1억원이나 내놓았습니다. 참 대단하지 않습니까. 마음씨가 좋잖아요. 허허허.”

경성대 윤영환(51) 감독은 기분 좋은 웃음을 터뜨렸다. 제자인 장원삼(31·삼성)이 모교에 1억원이라는 거액을 기부했기 때문이다.

장원삼이 산타클로스로 변신해 추운 연말을 훈훈하게 녹이고 있다. 23일 자신을 키워준 경성대를 방문해 학교발전기금 명목으로 1억원을 쾌척했다. 이뿐만 아니었다. 장원삼은 이날 고향 창원에 들러 사파초등학교∼신월중∼용마고를 돌며 1000만원씩을 내놓았다. 여기에다 자신의 야구용품 후원업체인 제트사에 부탁해 초·중·고·대 야구부 모두에 1000만원어치씩의 야구장비들을 선물했다. 이날 하루만 1억7000만원을 기부한 것이다.

장원삼은 지난달 삼성과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하면서 역대 FA 투수 중 최고액인 4년간 총액 60억원의 대박을 터뜨렸다. 그동안 자신의 명의로 된 승용차도 없이 살아온 그는 이달 초 스포츠동아를 통해 “차는 꼭 필요할 때 사겠다”며 “집도 대구구장 뒤에 있어서 걸어 다니면 되는데 차가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 차 살 돈으로 후배들이나 더 도와주고 싶다”는 뜻을 밝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그러더니 결국 해가 가기 전에 그 약속을 지켰다.

그런 제자를 보는 스승은 흐뭇할 수밖에 없다. 윤 감독은 “원삼이는 이번에 1억원이라는 거액을 경성대에 기부했지만, 사실 프로 입단 후에 겨울마다 학교에 와서 1000만원씩 내놓았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도 많은 도움을 준 것으로 알고 있다. 후배들 밥도 사주고, 장비도 주고, 재능도 기부하고, …. 부모님도 착한 분들이신데 원삼이도 마음씨가 참 착하다. 아무리 돈이 많은 사람이라도 자기 돈 1억원 내놓기가 쉽나. 마음을 잘 쓰는 선수니까 앞으로 더 성공할 것이다”며 고마워했다.

‘천사표’ 장원삼은 24일 전화통화에서 자신의 선행에 대해 쑥스러워하면서 “야구선수로 많은 돈을 벌게 됐지만, 이게 다 모교와 스승님들이 있었기 때문 아니겠느냐. 내가 나온 초·중·고·대 야구부가 해체되지 않고 유지되고 있어서 뿌듯하다. 교장선생님들과 총장님께 ‘우리 야구부 잘 키워달라’고 말씀드렸더니, 모두들 흔쾌히 ‘그렇게 하겠다’고 해서 기분이 좋았다. 주는 나도 기분이 좋고, 받는 사람도 기분 좋으면 됐다. 돈은 기분 좋게 써야 하는 것 아니냐”며 웃었다.

장원삼은 그러면서 “이제는 야구로 팬들에게 보답해야 할 차례다. 겨울에 좋은 일을 해도 야구선수는 결국 야구 못하면 팬들에게 욕 얻어먹는다”며 너스레를 떨더니 “그동안 푹 쉬었는데 이제 움직이겠다. 몸도 만들고, 내년 시즌에 대비한 훈련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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