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수리공에서 LG 구세주로 크리스 메시의 바스켓볼 여정

입력 2014-01-0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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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메시. 스포츠동아DB

올 시즌 프로농구에서 LG는 모비스, SK와 함께 선두권을 형성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LG가 꾸준한 경기력을 발휘하고 있는 데는 외국인 센터 크리스 메시(38·199cm·사진)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메시는 경기당 평균 11.3점-8.8리바운드로 LG의 골밑을 든든히 지키고 있다. 그는 안정적 기량 외에도 전기수리공에서 농구선수가 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로 알려져 팬들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 농구선수의 길, 최고의 선택!

고교 졸업 후 친척을 따라 전기수리공으로 일했던 메시는 길거리농구대회 도중 한 대학교 농구팀에 스카우트됐다. 농구선수로서 성공 보장이 없었기에 3년간 해온 일을 마냥 저버릴 수는 없었다. 그는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어머니가 ‘넌 할 수 있다’며 용기를 불어넣어줬다. 어머니의 격려에 용기를 얻었고 스스로를 믿었다”고 밝혔다. ‘낭중지추’라는 말처럼 숨어있던 재능은 곧바로 두각을 나타냈다. 2년 뒤 메시는 명문 멤피스대에 다시 한 번 스카우트돼 정상급 빅맨으로 활약했다. 비록 NBA(미국프로농구) 진출은 이루지 못했지만, 그는 유럽에서 꽤나 알려진 선수로 성장했다. 이탈리아, 스페인, 이스라엘, 그리스를 거쳐 프랑스 리그에선 최고 센터 중 한명으로 주목받았다. 전성기를 누리던 3∼4년 전만 해도 그는 한국에 ‘비싸서 못 오는 선수’였다. 메시는 “지금 생각하면 농구선수 생활을 시작한 것은 내 인생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 체력 문제? 걱정 없다!

유럽에서 화려한 경력을 쌓았지만, 메시는 지난해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전체 13순위)까지 순번이 밀려 LG 유니폼을 입게 됐다. 30대 후반의 나이 때문이었다. 김진 LG 감독은 “메시가 우리 순번까지 올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다른 팀에서 메시의 나이를 부담스러워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트라이아웃 때부터 그에게는 ‘체력’이라는 우려가 뒤따랐지만, 보란 듯이 20대 젊은 선수들을 힘으로 제압하고 있다. 메시는 “나이가 들면서 체력에 대한 우려는 늘 들어왔던 평가다.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꾸준히 해왔으며, 비시즌에도 푸에르토리코 리그에서 뛰면서 경기감각을 유지한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이어 “나를 믿어준 LG의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미소를 지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opwook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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