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대한민국 스포츠 긴급진단] 김영수 위원장 “인천AG ‘알뜰 대회’로 차별화…북 참가도 희망적”

입력 2014-01-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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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수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장은 북한의 참가를 유도해 성공적 대회 개최를 구상하고 있다. 인천|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4. AG 준비 점검…김영수 아시안게임조직위원장 인터뷰

알 샤바 OCA회장, 45개국 회원국 전체 참가 강한 의지
조직위도 남북협력팀 구성계획…北 참가 유도 총력
국비 지원·최고 후원사와 계약…재정 문제 이상없다


2014인천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회는 인천 송도신도시 미추홀타워에 입주해있다. ‘인천의 꿈’이라는 큰 그림을 품고 있지만 아직은 미완인 송도처럼, 인천조직위도 지금까지는 정중동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영수(72)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장은 “2월 러시아 소치올림픽이 끝난 뒤부터 서서히 발동을 걸 것이고, 6월 브라질월드컵이 끝나면 전력을 다해서 움직일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이 말 속에 인천아시안게임의 고민과 가능성이 함께 담겨있다.

인천아시안게임은 2014년 국내외에서 열리는 스포츠 이벤트 가운데 ‘빅3’로 꼽히지만, 그 중 규모가 가장 작은 데다 맨 마지막에 열린다는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 올림픽과 월드컵의 흐름을 타고 스포츠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가 증대된 상황에서 아시안게임 자체의 ‘킬러 콘텐츠’를 만들어낸다면 충분히 ‘반전 드라마’를 기대해볼 수 있다. 그 갈림길에서 힘을 비축하고 있는 인천조직위의 전략과 비전을 김 위원장에게서 직접 들어봤다. 공안검사와 안기부(현 국정원) 차장을 거쳐 문화체육부 장관을 역임하며 체육행정과 인연을 맺은 김 위원장은 2004년 5월부터 2008년 8월까지는 한국농구연맹(KBL) 총재를 맡았다. 이어 2011년 12월 20일 제3대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장에 취임했다.


-서울, 부산에 이어 국내에서만 벌써 3번째 하계아시안게임인데 어떻게 차별화할 것인가?

“2006년 카타르 도하, 2010년 중국 광저우 등 앞선 대회들이 물량공세를 내세웠지만, 2014년 인천대회는 알뜰 대회로 치러 앞으로 개발도상국들도 아시안게임을 개최할 수 있는 롤 모델이 되도록 하겠다. 개막식과 폐회식은 한국의 정서를 영상으로 표현해온 거장 임권택 감독이 총감독, 영화감독 장진 씨가 연출자로 섭외됐다. 싸이와 JYJ 등 한류스타의 참여를 추진할 예정이다.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한국의 독창성과 세계적 보편성을 담겠다.”


-인천아시안게임 준비 작업은 얼마나 진행됐나?

“대회를 위해 필요한 49곳의 경기장 중 16개가 신설된다. 이 중 10개 경기장은 이미 문을 열었다. 문학박태환수영장, 송림체육관(배구), 열우물경기장(테니스·스쿼시), 계양경기장(배드민턴·공수도), 계양아시아드양궁장, 남동구의 체조와 럭비경기장, 강화고인돌체육관(태권도·우슈)과 강화사이클BMX경기장 등이 완공됐다. 수용인원 6만여석 규모로 서구 연희동에 건설 중인 주경기장은 4월말까지 개장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까지 공정률이 약 85%에 이른다. 이밖에 리모델링한 기존 경기장, 민간경기장과 함께 서울, 고양, 안산, 화성, 부천, 수원, 안양, 하남, 충주 등 9개 협력도시 경기장도 활용한다.”


-한때 인천시의 자금 부족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는데.

“이미 국비가 지원돼 주경기장 건설과 대회 운영에 별 문제가 없다. 조직위가 알뜰 재정을 꾸리고, 마케팅 활동을 통해 충당하면 된다. 또 삼성전자, 대한항공, SK텔레콤, 현대기아자동차, 신한은행 및 중국 361° 등과 프레스티지 파트너의 최고등급 후원계약을 체결했다. 세계적 시계메이커 티쏘와는 파트너급 후원계약을 했다.”


-이슈메이커인 북한의 아시안게임 참가 여부가 궁금하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회원국이 45개국이다. 인천아시안게임에 북한을 포함한 45개 회원국 모두가 참가할 것이라고 믿는다. 그렇게 되면 선수·임원 1만3000명, 심판 및 기술임원 2316명, 미디어 7000명, OCA 패밀리 등 초청인사 850명 등 총 2만3160여명이 참가하게 된다. 여기에 대회 기간 20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을 포함해 200만명 이상이 아시안게임을 함께할 것으로 예상한다. 북한의 참가 여부는 변수가 워낙 많기 때문에 단언할 수 없으나, 지난해 여자축구, 역도 등 스포츠 분야에서 남북교류가 늘어나 분위기는 긍정적이다. 무엇보다 알 샤바 OCA 회장이 45개 회원국 전체가 참가하는 ‘퍼펙트 아시안게임’에 대한 강한 의지를 천명하고 있어, 국내외적인 노력이 한곳으로 모인다면 북한이 꼭 참가할 것으로 믿는다. 조직위도 남북협력팀을 만들고 북한의 참가에 대비한 TFT를 가동할 예정이다. 북한이 참가하면 출입국, 안전, 수송, 숙박 등에 아무런 문제가 없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할 것이다.”


-숙박시설이나 자원봉사 모집은 어떻게 되고 있나?

“선수촌과 미디어촌 용도로 인천도시공사가 구월동에 보금자리지구 아파트 37개동 3367호를 건설했다. 대회를 마치면 일반에 분양한다. 다만, 해외와 국내 관광객을 수용하기에 인천만으론 부족하다. 조직위는 서울과 경기 등 인접도시간 네트워크를 구축해 안정적이고 원활한 숙소공급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해외 관광객들의 기호에 맞도록 홈스테이, 템플스테이, 처치스테이 등을 활용할 계획이다. 자원봉사자는 1월 31일까지 1만3500여명을 모집한다. 경기지원, 수송, 통·번역, 교통, 의무, 시상운영, 일반행정, 미디어, 일반안내, 환경정리 등 11개 직종에서 선발한다. 교육과 현장적응훈련을 거쳐 단계적으로 대회에 투입할 예정이다.”


-조직위원장이 직접 관람을 추천할 만한 종목이 있다면?

“우리나라는 1998년 방콕대회부터 4대회 연속 종합 2위를 놓치지 않았다. 이번에도 선수들이 잘 준비해 좋은 성적을 내리라고 믿는다. 특히 인천아시안게임 홍보대사인 수영의 박태환과 체조의 손연재가 금메달을 따는 장면을 추천하고 싶다. 또 북한이 참가하면 체조의 양학선이 북한의 리세광과 맞대결을 펼치는 현장도 찾고 싶다. 야구와 축구 한일전, 농구 한중전 등 라이벌전도 흥행카드다. 또 크리켓이나 카바디 같이 낯선 종목도 접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인천아시안게임을 성공 개최하면 인천과 한국에 미칠 경제적, 사회문화적 영향은 어느 정도로 추산되나?

“대외경제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생산유발효과 13조원에 27만명의 고용효과 창출이라는 연구보고가 있었다. 경제 효과도 중요하지만 인천아시안게임은 흑자 아시안게임, 관광 아시안게임, 문화 아시안게임, 한류 아시안게임, 친환경 아시안게임으로 역사에 남았으면 한다. 인천이 대한민국 관문도시인 만큼 인천이 업그레이드되면, 우리나라 브랜드 가치 상승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 알뜰 대회로 치러질 인천아시안게임을 성공적으로 개최해 개발도상국들도 아시안게임을 개최할 수 있는 롤모델을 보여주겠다.”

인천|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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