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해를 품은 달’ 규현 “욕먹으며 성장, 호평에 희열 느껴”

입력 2014-02-13 21:4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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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현은 ‘해를 품은 달’을 함께 하는 소녀시대 서현에 대해 “워낙 노력파라 걱정하지 않았다. 실력도 좋은데 얼굴도 예뻐 뮤지컬에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벌써 뮤지컬 데뷔 4년 차다. 슈퍼주니어 규현(26)은 점점 뮤지컬 배우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

시작은 쉽지 않았다. 여느 아이돌 가수처럼 그 역시 비판과 지적을 들으며 뮤지컬에 발을 내디뎠다. “슈퍼주니어는 알지만 규현은 누군지 모르겠다”는 말을 듣는 등 굴욕도 겪었다.

“‘삼총사’로 데뷔했을 때 90%는 욕을 하고 10%는 무관심이었어요. ‘얼마나 잘하는 지 보자’고 오는 분들도 있었죠. 인터넷에 욕이 엄청 많았어요. 상처도 받았지만 좋은 비평은 연기에 반영하며 나아지려고 노력했죠.”

욕을 들으며 성장한(?) 규현은 현재 뮤지컬 ‘해를 품은 달’을 하며 올라오는 호평 글에 희열을 느끼고 있다. 그는 “공연을 할수록 혹평은 호평으로 바뀌었고 지금은 ‘봐줄만 하네’라는 의견을 많이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뮤지컬 ‘해를 품은 달’은 그의 첫 창작뮤지컬이면서 그동안 맡았던 밝은 캐릭터와는 달리 다소 어두운 캐릭터이기도 하다. 그는 “어두운 캐릭터를 오래 전부터 하고 싶었는데 막상 해보니 어렵더라. 동료배우들이 아니었다면 제대로 해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에 (엄)기준 형이 나오는 ‘베르테르’를 보러 갔었어요. 정말 어두운 캐릭터라 관객인 저도 우울해지더라고요. 그래서 갑자기 ‘훤’ 역이 걱정됐어요. 제가 워낙 밝은 성격이라 이 우울한 성격의 왕을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을 많이 했죠. 그래서 연기연습을 정말 열심히 했어요. 샤워하다가 거울을 보면서 대사를 읊조리기도 하고요. 또 월에게 하는 대사는 손발이 오그라드는지…. 마음이 간질거렸지만 제 자신을 채찍질하며 연습하기도 했어요.”

‘해를 품은 달’에서 훤은 검술연기도 해야 한다. 이미 ‘삼총사’를 4번이나 했기에 검술에 익숙할 거라 예상했지만 아니라는 의외의 답변을 내놓았다. 그는 “나는 정말 춤도 못 추고 몸도 못 쓰는 아이돌이다”라고 말했다.

“제 별명이 ‘댄싱 규’에요. 몸이 너무 뻣뻣하니까 슈퍼주니어 멤버들이 절 놀리려고 지은 별명이죠. ‘삼총사’ 때도 몸을 너무 못 사용해서 ‘검술 못하는 달타냥’이라는 소리도 들었어요. 나아지려고 노력하지만 쉽게 좋아지진 않을 것 같아요. 많이 노력해야죠. 하하.”

뮤지컬 ‘해를 품은 달’에서 ‘훤’역을 맡은 규현.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이제는 아이돌이 뮤지컬에 출연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예전에는 실눈을 뜨며 아이돌의 공연을 지켜본 관객도 그들의 노력에 박수를 쳐준다. 이에 대해 규현은 “하지만 아이돌 가수들은 칭찬에 방심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제가 데뷔할 때는 뮤지컬에 아이돌이 많이 서지 않았어요. 당시 아이돌 가수를 향한 시선이 곱지 않았기에 욕도 많이 먹었어요. 요즘 뮤지컬에 도전하는 아이돌이 좋은 평을 들을 수 있는 이유는 옥주현 누나 같은 선배들이 길을 잘 닦아놓으셨기 때문이죠. 그래서 우리가 더 잘 해야 해요. 그러려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하고요. 뮤지컬에 도전하는 아이돌 가수들이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고 앞으로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어요.”

규현과의 인터뷰를 하며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 대한 질문을 빼놓을 수 없었다. ‘라디오 스타’를 2년간 진행하면서 ‘김구라 주니어’로 불릴 만큼 게스트들에게 돌직구를 던지고 있는 규현은 시청자들에게 친근한 이미지로 호감을 샀다. 이젠 슈퍼주니어 안에서도 상당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고 열광해주시니 정말 감사하죠. 독설하기 힘들지 않냐고요? 처음에는 게스트들이 오해하실까 우려도 컸는데 이제는 좀 편해졌어요. 또 제가 총대를 메고 하는 편은 아니잖아요. 하하.”

‘라디오 스타’ 멤버들을 공연에 초대했는지 물어보니 “(김)국진 형은 집에 있는 것을 좋아하고, (윤)종신 형은 늘 바쁘고 (김)구라 형도 하는 프로그램이 많아 초대하지 못했다”며 “혹여 바쁜 틈을 내 힘들게 오실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규현은 앞으로도 뮤지컬 배우로서 길을 갈 생각이다. 더 다양한 역할로 관객들을 찾아가고 싶고 뮤지컬도 오래도록 하고 싶단다. 더 이상 아이돌 가수를 할 수 없는 나이가 됐을 때 배우로서 자리매김을 하고 싶다고 했다.

“뮤지컬 배우로서 늘 궁금증을 자아내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일명 ‘믿고 보는 배우’가 되는 것이 제 꿈이에요. 슈퍼주니어 활동이요? 이특 형 전역하면 또 열심히 ‘으쌰으쌰’ 해서 앨범 만들어야죠.”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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