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중 “낭만 주먹에 빠진 6개월…나를 잊고 살았던 최고의 ‘감격시대’”

입력 2014-04-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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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격시대’를 통해 연기자로 터닝 포인트를 맞았다는 김현중. 서른을 앞둔 그는 “앞으로의 김현중은 더욱 깊은 맛이 날 것”이라며 한층 성숙해질 다음을 약속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 종영 ‘감격시대’로 최고 연기 호평 받은 김현중

“스물아홉 나의 모든것 다 짜낸 작품
2∼3시간 쪽잠 자면서도 신정태 꿈
액션연기에도 감정 있다는것 느꼈죠

가수로는 못 얻는 ‘아저씨 팬’ 뿌듯
이제 군입대…더 깊어진 김현중 될것”


“하얗게 불태웠어….” 인기 만화 ‘슬램덩크’에 등장하는 이 대사는 KBS 2TV 드라마 ‘감격시대:투신의 탄생’(이하 감격시대)을 끝낸 연기자 김현중에게 꼭 맞는 말이다. ‘감격시대’에서 조국과 가족, 사랑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낭만 주먹’ 신정태를 연기한 그는 “스물아홉 김현중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짜냈다”는 말로 지난 6개월을 돌아봤다.

작품을 준비하고, 촬영을 하는 동안 그는 단 한번도 ‘김현중’에 대한 꿈을 꾸지 않았다. 2∼3시간의 쪽잠에도 꿈에는 늘 ‘신정태’가, 그리고 ‘감격시대’의 인물들이 등장했다. 가끔씩 꿈과 현실이 혼란스러울 정도로 작품에 빠져 있었다. “똑같은 장면을 다시 연기하라면 그 때만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말은, 얼마만큼 그가 캐릭터에 몰입했었는지를 단적으로 표현하고 있었다.

2009년 연기를 시작한 이후 가장 많은 칭찬을 받은 것도 개인적으로 얻은 큰 성과지만 몸을 쓰는 연기에 대한 희열과, 가수로 활동하면서 느끼지 못했던 ‘아저씨 팬’들의 애정은 의외의 선물이었다.

김현중은 “액션 연기에도 감정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완급 조절에 따라 감정의 표현 정도가 달라지는 오묘한 매력을 느꼈다. 단순히 한 대 때리고 한 대 맞는 것을 넘어, 몸으로 대화를 나누는 행위예술 같았다”고 말했다.

평소 절친한 선배이자 소속사 대표인 배용준의 칭찬도 일부 전했다. 그는 “형이 매회 드라마 모니터링을 해줬다. 매주 수, 목요일마다 밤 10시에 집에 있기가 힘든데 말이다.(웃음) 마지막 회 신이 끝나자마자 ‘수고했다. 많이 발전한 것 같아 기쁘다’는 문자를 남겼다”고 했다.

작품을 통해 배우고 성장한 것이 훨씬 많지만 아쉬움도 적지 않다. 출연자들과 스태프들의 출연료 미지급 사태 등 방송 내내 끊이지 않았던 크고 작은 갈등은 주인공인 김현중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김현중은 “처음에는 회의도 컸다. 척박한 환경이 야속하기도 했다. 결국 약자들간의 싸움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그런 조건마저 연기하는데 긍정적으로 녹여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어느덧 데뷔 10년차, 서른과 동시에 군입대를 준비 중인 김현중은 생각보다 훨씬 밝고 희망적인 미래를 준비하고 있었다.

누구보다 치열했던 20대를 돌아보며 그는 “아이돌 가수로 데뷔해 쉴 틈 없이 일하고 개인적인 생활도 없었다. 제대로 된 연애한번 못 해 봤지만, 나는 내 삶이 선택받은 삶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누릴 수 있는 것이 더 많았고, 수많은 가수와 연기자들 중에서도 좋은 작품을 만나 연기하고 무대에서 노래할 수 있음을 행복으로 느끼게 됐다는 의미기도 했다.

불만보다는 만족과 감사를 먼저 알게 된 건 그룹에서 솔로 활동을 시작한 이후부터다. 김현중은 “혼자만의 시간이 많아진 뒤로 내 삶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기계처럼 살지 않으려 했고 신비주의 따위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사람들을 만났다. 나의 20대는 다시 돌아올 수 없으니 항상 ‘오늘이 가장 행복하다’고 생각하고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며 웃었다.

군 입대 역시 마찬가지다. 연예인의 생활을 “불안정 그 자체”라고 표현한 김현중은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경험해보지 못했던 위계질서나 규율 속에서 생활하면서 또 다른 김현중을 찾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스무 살의 나보다 스물아홉의 김현중이 더 깊어졌듯이, 군대 생활 역시 또 한번 성숙해질 수 있는 시기가 될 것 같다”고 했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icky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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