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중 “인간미 넘치는 허영달…연기하는 것이 즐겁다”

입력 2014-05-09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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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앵글’에서 보여주는 김재중의 거칠고 강렬한 연기는 이전 작품들에서 보여준 것과는 전혀 다른 매력을 준다. 확연히 달라졌다는 인상을 주면서도 마치 자기 옷을 찾아 입은 모습이다. 연기를 즐기고 있다는 의미다. 사진제공|태원엔터테인먼트

■ 월화드라마 ‘트라이앵글’ 주연 맡은 김재중

“그동안 본부장 같은 역할은 안 와 닿아”
영달 역 되레 수월…자기 옷 찾은 느낌

입대 전 마지막 드라마 될 가능성 높아
망가지는 연기 마다치 않고 온몸 열연


변했다.

어떤 결심이 있었던 걸까. 그룹 JYJ의 멤버이자 연기자 김재중(28)이 확연히 달라졌다.

그 변화의 시작은 MBC 월화드라마 ‘트라이앵글’(극본 최완규·연출 유철용). 5일 방송을 시작해 2회 밖에 공개되지 않은 이 드라마에서 단연 돋보이는 주인공이 바로 그다. 아이돌 그룹의 멤버로 일본을 비롯해 세계무대를 오가는 스타의 모습은 엿볼 수 없다. 사뭇 진지해진 김재중이 있을 뿐이다.

‘트라이앵글’은 강원도 한 소도시를 배경으로 어릴 적 헤어진 삼형제가 다시 만나 겪는 이야기다. 김재중은 형제 중 둘째 허영달 역. 그동안 반듯하고 흐트러짐 없는 캐릭터를 주로 맡았던 그는 극중 “개쓰레기”라고 불릴 정도로 밑바닥 인생을 살아가는 건달의 옷을 새로 입었다. 유부녀를 속여 돈을 뜯어내고, 행인에게 시비를 걸며 경찰서를 오가는 일도 서슴지 않는 인물이다.

앞서 출연한 작품들과 비교했을 때 전혀 다른 매력의 역할이지만 김재중은 마치 자기 옷을 찾아 입은 모습이다. 거친 대사와 행동도 막힘없다. 연기를 즐기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최근 열린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도 김재중은 즐기며 연기하는 마음을 먼저 드러냈다.

“그동안 연기했던 본부장 같은 역할은 직접 살아보지 않은 캐릭터라 이해하기 힘들었다. 허영달은 인간미 넘치는 인물이어서 오히려 수월하다. 나와 비슷한 면도 있고. 그렇다고 내가 과거에 ‘양아치’로 살았다는 건 아니다. 하하!”

사실 김재중은 박유천, 김준수 등 JYJ 멤버 가운데 가장 먼저 연기에 도전했다. 2010년 4월 일본 후지TV 드라마 ‘솔직하지 못해서’가 데뷔작. 당시 생활고에 시달리지만 꿈을 잃지 않는 회사원을 능숙한 일본어 대사로 표현해냈다. 함께 출연했던 일본 인기 배우 우에노 주리, 에이타와 펼친 경쟁에서도 결코 밀리지 않는 존재감을 발휘했다.

김재중이 ‘트라이앵글’에서 과감한 연기 변신을 시도할 수 있던 데는 이처럼 그동안 차근차근 쌓아온 경험이 밑바탕이 됐다는 평가다. 출연한 영화와 드라마가 모두 성공하지는 않았지만 그는 늘 장르를 바꿔가며 새로운 도전에 나서왔다.

김재중(오른쪽)이 연기하는 허영달은 돈이 생길 때마다 카지노를 찾는 ‘카지노계 쓰레기’이다. 사진제공|태원엔터테인먼트


2011년 출연한 SBS 드라마 ‘보스를 지켜라’에서는 부잣집 아들인 본부장 역을 맡고 완벽해 보이는 외모와 달리 약간의 백치미가 흐르는 연기로 시선을 끌었다. 그해 SBS 연기대상에서 뉴스타상을 받은 것도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은 결과다.

아이돌 가수들이 꺼린다는 사극에도 과감하게 나섰다. 2012년작 MBC ‘닥터 진’이다. 이 드라마를 통해 소위 ‘아이돌답다’고 평가받는 화려한 외모의 한계를 털어낸 김재중은 묵직한 모습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영화 ‘자칼이 온다’에 곧바로 캐스팅된 데도 이 같은 거침없는 도전이 영향을 미쳤다.

‘트라이앵글’은 군 입대를 앞둔 김재중에게는 그 이전 마지막 드라마가 될 가능성이 높다. 아직 입대 시기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올해 하반기 JYJ 앨범을 마무리한 뒤로 예상하고 있다.

그만큼 김재중은 ‘트라이앵글’에서 지금까지 보여주지 못했던, 그리고 자신도 미처 알지 못했던 개성을 드러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속옷만 입고 도로를 질주하고 욕설 섞인 대사를 거침없이 꺼내는 등 ‘파격’에 가까울 정도로 망가지는 연기를 마다지 않는 이유도 남다른 각오에서 비롯된 도전이다.

작심하고 나선 김재중에게 먼저 신뢰를 보내는 건 함께 ‘트라이앵글’을 만드는 제작진이다. 연출자 유철용 PD는 “곱고 착한 이미지와 함께 눈빛에 날 것의 느낌이 있다”고 평했다. ‘트라이앵글’ 주인공 가운데서도 가장 감정 변화가 극심한 허영달 역을 김재중이 맡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sm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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