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성사의 새 주인 서울귀금속조합 유력

입력 2014-05-21 17:52: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국내 최초의 영화관인 단성사가 오랜 진통 끝에 공매를 통해 새 주인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108년 역사의 단성사는 대형 멀티플렉스 극장에 밀려 경영난을 겪다가 2008년 부도를 냈고, 2009년 아산엠단성사(이하 아산엠)로 소유권이 넘어갔다. 아산엠은 영화관을 줄이고 건물 전체를 리모델링해 보석전문상가로 변신시킬 계획이었다. 하지만 부동산경기 침체로 분양이 안됐고, 자금압박을 받았다. 결국 아산엠은 770억원에 이르는 대출금과 이자를 갚지 못했고, 한국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10여 곳으로 구성된 채권단이 국제신탁에 의뢰해 2012년 8월 단성사 건물을 공매에 부쳤다.

하지만 채권단을 구성하고 있던 일부 저축은행이 무리한 PF 대출로 경영주가 구속되며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고, 원소유주였던 아산엠이 법원에 ‘건물 처분금지 가처분’ 소송을 내면서 공매는 중단됐다.

이 때문에 단성사 건물은 2012년 2월 리모델링 공사 후 2년 넘게 방치돼 있었다. 현재는 채권단의 분양금지 현수막과 내부 출입을 막는 펜스가 둘러 처져 서울 종로의 귀금속 거리 경관을 해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런 상황에서 단성사의 유력한 새 주인 후보가 나타났다. 2006년 서울 종로 일대 귀금속 도·소매 상인이 주축이 되어 설립된 서울귀금속조합이다.

서울귀금속 조합은 2011년 8월 조합원을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연 이래 지속적으로 단성사 건물 인수를 추진해왔다. 전 소유주가 제기한 ‘처분금지 가처분 소송’이 올해 1월 대법원에서 최종 기각 판결이 나면서 인수는 급물살을 타게 됐다.

서울귀금속조합 관계자는 “2011년부터 채권단과 매각협상을 진행해왔다. 그동안 고분양가와 부동산 침체로 인한 미분양 사태, 채권단 저축은행의 영업정지, 소유권 소송, 공사비 미지급 등 수많은 난관이 있었는데, 이를 뚫고 최근 해결점을 찾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수대금과 관련해 국내 증권사와 협의를 끝냈고, 조합원의 계약금과 잔금 대출도 2~3군데 시중 은행과 협상도 했다. 사업성도 긍정적이다. 일반 시행사가 아닌 조합원이 인수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분양가를 저렴하게 책정할 수 있다. 1차 사업설명회에서 1층은 입점 의향자가 100%를 넘었다”고 말했다.

서울귀금속조합에 따르면 단성사 건물은 채권단의 공매와 경매가 병합되어 진행될 예정이다. 서울귀금속조합은 금융사와 합의가 되는대로 절차에 따라 공매응찰을 통해 소유권 이전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서울귀금속조합은 단성사 건물을 인수하게 되면 멀티영화관, 귀금속판매시설, 미용의료샵, 음식점, 중저가 호텔 등을 입점시켜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고 귀금속 거리의 상권을 활성화 시킨다는 야심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홍보대사를 위촉하고 6월에 금융사와 입점유망 업체 관계자, 조합원을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ajapto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