될성부른 연기돌, 스크린 도전 시험대 오르다

입력 2014-07-24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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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도전에 망설이지 않고 저마다 과감한 모험을 선택한 아이돌 그룹 출신 연기자들의 성장 가능성이 주목된다. JYJ의 박유천은 ‘해무’, 에프엑스의 설리는 ‘해적’, 엑소의 디오는 ‘카트’(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에서 그 가능성을 펼쳐보인다. 사진제공|(주)해무·하리마오픽쳐스·명필름

■ 관객평가 기다리는 아이돌 3인 3색

박유천 데뷔작 ‘해무’ 토론토영화제 초청…작품성 주목
설리의 도전…‘해적’서 명품배우들과 연기경험 큰 자산
엑소 디오, 노동문제 다룬 ‘카트’서 대형마트 직원 신선


아이돌 스타의 스크린 ‘신 도전기’가 드디어 시험대에 오른다. 인기에 의존하지 않고 실력으로 승부를 건 아이돌 스타 3인이 관객 평가를 앞두고 있다. 제작비 100억원 규모의 대작 ‘해무’와 ‘해적:바다로 간 산적’(‘해적’)으로 각각 나선 박유천과 설리, 그리고 ‘카트’로 스크린에 데뷔하는 디오다. 경험 많은 베테랑 배우에 실력파 제작진과도 손잡은 이들의 도전이 어떤 결실을 맺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 박유천·설리, 실력자들의 든든한 울타리 속으로

단연 눈에 띄는 주인공은 그룹 JYJ의 박유천이다. 그동안 아이돌 스타의 전형적인 스크린 진출 방식을 과감히 깬 그는 8월13일 개봉하는 ‘해무’로 스크린 데뷔한다. 봉준호 감독이 제작하고 김윤석과 문성근 등이 공동 주연한 작품. 노련한 실력을 인정받아온 ‘전문가들’이 박유천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가 ‘해무’의 주요 감상 포인트다.

일단 ‘현장’에서 나온 박유천에 대한 반응은 긍정적이다. 영화를 기획하고 시나리오 작업과 제작까지 맡은 봉준호 감독은 그 자신에게도 모험이 될 도전에 힘을 보탠 박유천을 두고 “충무로가 뛰어난 연기자 한 명을 얻게 됐다”며 신뢰를 드러냈다. 김윤석 역시 “나이에 비해 독립적인 세상 경험이 많다”며 ‘해무’ 속 박유천의 연기에 기대를 걸었다.

도전은 의외의 결과를 만든다. ‘해무’는 9월4일 개막하는 제39회 토론토국제영화제 갈라프레젠테이션 부문에 한국영화로는 유일하게 초청받았다. 덕분에 박유천은 데뷔작으로 국제영화제 레드카펫까지 밟게 됐다.

설리의 도전도 시선을 모은다. 에프엑스의 멤버 설리는 아역 연기자 활동 경험이 있지만 성인이 된 뒤론 ‘해적’이 첫 영화다. 자신만 돋보이려는 욕심 대신 손예진을 비롯해 이경영, 유해진, 신정근 등 탄탄한 노하우를 갖춘 배우들로부터 후광효과를 받겠다는 영리한 전략을 택했다.

작정하고 나선 현장에서 설리는 “분위기 메이커”(손예진)였고 “욕설 연기로 상대를 당황하게 만든”(김남길) 당찬 면모까지 보였다. ‘해적’은 개봉 전이지만 설리를 향한 기대는 또 다른 캐스팅으로 발 빠르게 이어졌다. 코미디영화 ‘패션왕’ 주연으로 변신을 준비 중이다.


● 사회적 목소리 담은 영화도 마다지 않아

아이돌 스타들의 달라진 스크린 도전방식은 앞서 ‘건축학개론’의 수지, ‘동창생’의 탑이 거둔 흥행과 긍정적인 평가 이후 본격화했다. 특히 지난해 말 정치적 해석의 여지를 남긴 ‘변호인’으로 1000만 흥행을 맛본 제국의아이들 임시완의 성공 선례도 자극제가 됐다.

이런 분위기 속에 사회적 목소리를 담은 영화 출연을 가리지 않는 스타도 늘어나는 추세다. 최정상 그룹 엑소의 멤버 디오가 대표주자다. 노동문제를 다룬 ‘카트’를 스크린 데뷔작으로 택한 디오는 부당해고에 직면한 대형마트 직원들의 이야기에서 ‘88만원 세대’를 대표하는 인물을 묘사한다.

디오 역시 염정아, 김영애 등 베테랑들과 호흡했다. 염정아는 디오를 두고 “기존 생각하던 화려한 아이돌의 모습이 아니라 교육을 잘 받은 건실한 청년의 느낌이 강하다”며 “나이에 비해 신중하고 배우려는 의지가 강해 연기자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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