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라마가 가장 사랑한 왕은 ‘영조’

입력 2014-09-16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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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용의눈물’ 태조(김무생)-‘용의눈물’ 태종(유동근)-‘뿌리깊은 나무’ 세종(한석규)

■ TV 사극서 총 8차례 재조명

1994년 ‘한명회’부터 최근 ‘조선 총잡이’
SBS 새 드라마 ‘비밀의 문’까지 7차례
재위기간도 길어 드라마틱한 소재 많아
숙종 5차례…가장 인기 없는 왕은 헌종


조선시대 영조를 떠올릴 때 MBC ‘이산’ 이순재가 생각난다면, 또는 한석규의 이름을 듣고 SBS ‘뿌리 깊은 나무’ 속 세종이 그려졌다면, 사극의 학습효과 덕분이다. 누구나 ‘태정태세문단세∼’를 줄줄 외고 있듯, 각 방송사가 매년 2∼3편씩 제작하는 사극이 대부분 조선시대 임금들의 이야기로 꾸며지는 것을 보면 조선시대 왕의 이야기는 가장 강력한 킬러 콘텐츠인 것은 분명하다.

1983년부터 1990년까지 무려 7년 동안 조선시대 정사를 집중 조명한 MBC ‘조선왕조 500년’을 제외하고, 1994년 KBS 1TV ‘한명회’부터 최근 종영한 KBS 2TV ‘조선총잡이’까지, 조선시대 27명의 임금 가운데 사극으로 가장 많이 조명된 인물은 누구일까.


● 영조, 8번이나 재조명

그동안 TV 사극이 가장 많이 다룬 임금은 조선 21대인 영조다. MBC ‘동이’ 이형석, ‘이산’ 이순재, ‘어사박문수’ 조민기, ‘대왕의 문’ 박근형, ‘홍국영’ 최불암, SBS ‘무사백동수’ 전국환, 케이블채널 CGV ‘정조 암살미스터리 8일’ 김성겸 등을 통해 총 7번이나 그려졌다. 22일 방송하는 SBS 새 드라마 ‘비밀의 문’ 한석규도 영조를 연기해 관심을 끌고 있다. 이들은 저만의 개성으로 조금씩 다른 영조를 그려냈다.

그다음으로 많이 재조명된 왕은 정조다. KBS 2TV ‘한성별곡’ 안내상, ‘이산’ 이서진, KBS 2TV ‘성균관 스캔들’ 조성하, SBS ‘바람의 화원’ 배수빈, ‘무사 백동수’ 홍종현, ‘정조 암살미스터리 8일’ 김상중 등 6차례나 다뤄졌다. 이들 역시 제작진과 자신이 재해석한 인물로 그려 호평을 받았다.

5차례 그려진 숙종도 있지만, 숙종은 그의 삶보다는 인현왕후나 장희빈이 집중적으로 조명되었다. 그나마 SBS ‘장옥정, 사랑에 살다’ 유아인과 MBC ‘동이’ 지진희, KBS 2TV ‘장희빈’ 전광렬이 비중이 높았던 편에 속한다.

하지만 단 한 번도 ‘주목받지’ 못한 이도 있다. 24대 헌종이다. 현재까지 방송한 드라마에서 그의 모습이 등장한 적은 없다. 또 그의 아버지인 순조 역시 MBC ‘이산’에서 아역 이지민을 통해 한 차례 정도 밖에 모습을 비치지 않았다.

(왼쪽부터) ‘장옥정 사랑에 살다’ 숙종(유아인)-‘이산’ 영조(이순재)-‘이산’ 정조(이서진)



● 왜 ‘영조’인가?

그렇다면 왜 사극은 ‘영조’를 좋아하는 것일까.

SBS 김영섭 드라마 국장은 “조선 역대 임금 가운데 재위기간이 가장 길었고, 또 그만큼 드라마틱한 삶을 산 임금이 없다”고 했다. ‘영조대왕자료집’(한국학중앙연구원)에 따르면 66세의 영조는 첫 번째 왕비가 죽은 후 51세 나이 차가 나는 15세 정순왕후를 왕비로 들였다. 또 무수리 출신인 숙빈 최씨의 아들로 태어나 출신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었고, 아들을 뒤주에 가둬 죽이는 등 왕권을 둘러싸고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분석했다.

드라마 평론가 윤석진 충남대 국문과 교수는 “영조는 조선 후기를 부흥기로 이끈 인물”이라며 “사극은 당대의 이야기를 통해 현재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이며, 우리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일깨워준다”고 말했다.


● 조선시대 왕 계보

제 1대 태조(이성계 1392~1398)


‘대풍수’ 지진희, ‘신돈’ 이진우, ‘용의눈물’ 김무생, ‘정도전’ 유동근


제 2대 정종(이방과 1398~1400)

‘대왕세종’ 노영국, ‘공주의 남자’ 이민우


제 3대 태종(이방원 1400~1418)

‘용의눈물’ 유동근, ‘대왕세종’ 김영철, ‘뿌리깊은 나무’ 백윤식, ‘정도전’ 안재모


제 4대 세종(이 도 1418~1450)

‘대왕세종’ 김상경, ‘뿌리깊은 나무’ 한석규, ‘용의 눈물’ 안재모


제 5대 문종(이 향 1450~1452)

‘대왕세종’ 이상엽, ‘공주의 남자’ 정동환, ‘왕과비’ 전무송


제 6대 단종(이홍위 1452~1455)

‘공주의 남자’ 노태엽, ‘한명회’ 정태우, ‘왕과비’ 정태우


제 7대 세조(이 유 1455~1468)

‘대왕세종’ 서준영, ‘공주의 남자’ 김영철, ‘왕과비’ 임동진, ‘한명회’ 서인석, ‘왕과나’ 김병세


제 8대 예종(이 황 1468~1469)

‘왕과나’ 유민호, ‘왕과비’ 이영호


제 9대 성종(이 혈 1469~1494)

‘왕과나’ 고주원, ‘왕과비’ 이진우, ‘장녹수’ 현석


제 10대 연산군(이 융 1494~1506)

‘왕과나’ 정태우, ‘홍길동’ 노영국, ‘왕과비’ 안재모, ‘장녹수’ 유동근, ‘임꺽정’ 유인촌

(왼쪽부터) ‘왕과비’ 단종(정태우)-‘공주의 남자’ 세조(김영철)-‘왕과비’ 연산군(안재모)



제 11대 중종(이 역 1506~1544)

‘전우치’ 안용준, ‘천명’ 최일화, ‘조광조’ 이진우, ‘여인천하’ 최종환, ‘대장금’ 임호, ‘황진이’ 박찬환


제12대 인종(이 호 1544~1545)

‘천명’ 임슬옹, ‘여인천하’ 정태우


제 13대 명종(이 환 1545~1567)

‘천명’ 서동현, ‘임꺽정’ 이효정


제 14대 선조(이 균 1567~1608)

‘구암허준’ 전노민, ‘허준’ 박찬환, ‘불의 여신 정이’ 정보석, ‘불멸의 이순신’ 최철호, ‘왕의 여자’ 임동진


제 15대 광해군(이 혼 1608~1623)

‘서궁’ 김규철, ‘불의 여신 정이’ 이상윤, ‘허준’ 김승수, ‘왕의 여자’ 지성, ‘불멸의 이순신’ 이준


제 16대 인조(이 종 1623~1649)

‘마의’ 선우재덕, ‘추노’ 김갑수, ‘일지매’ 김창환, ‘최강칠우’ 최정우


제 17대 효종(이 호 1649~1659)

‘마의’ 최덕문


제 18대 현종(이 연 1659~1674)

‘마의’ 한상진, ‘장옥정’ 전인택(KBS ‘장희빈’ 김혜수)


제 19대 숙종(이 순 1674~1720)

‘장희빈’ 임호(MBC ‘장희빈’ 정선경), ‘장옥정 사랑에 살다’ 유아인, ‘장희빈’ 전광렬, ‘다모’ 선우재덕, ‘동이’ 지진희


제 20대 경종( 윤 1720~1724)

‘동이’ 윤찬


제 21대 영조(이 금 1724~1776)

‘동이’ 이형석, ‘대왕의 길’ 박근형, ‘이산’ 이순재, ‘무사 백동수’ 전국환, ‘어사박문수’ 조민기, ‘성균관 스캔들’ 조성하, ‘정조 암살미스터리 8일’ 김성겸


제 22대 정조(이 산 1776~1800)

‘거상 김상덕’ 조성하, ‘무사 백동수’ 홍종현, ‘바람의 화원’ 배수빈, ‘이산’ 이서진, ‘한성별곡’ 안내상, ‘정조 암살미스터리 8일’ 김상중


제 23대 순조(이 공 1800~1834)

‘이산’ 이지민(아역으로 잠깐 나옴)


제 24대 헌종(이 환 1834~1849)


제 25대 철종 (이 계 1849~1863)

‘닥터진’ 김병세


제 26대 고종 (이재황 1863~1907)

‘제중원’ 최종환, ‘명성황후’ 이진우, ‘여인천하’ 최종환, ‘조선총잡이’ 이민우


제 27대 순종(이 척 1907~1910)

‘명성황후’ 곽정욱


※ 사극 1994년부터 현재까지 드라마로 만들어진 조선 왕 이야기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ngo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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