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혼의 여자축구, 졌지만 잘 싸웠다

입력 2014-09-30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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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29일 문학경기장에서 벌어진 2014인천아시안게임 축구 여자 준결승 북한에서 접전 끝에 1-2로 패했다. 한국 스트라이커 지소연(10번)이 북한 수비수 김운주를 따돌리고 문전으로 쇄도하고 있다. 인천|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 북한에 1-2 역전패…결승행 좌절

정설빈 선제골…지소연 아쉬운 골대 강타
후반 인저리타임 수비 실수로 역전골 허용
내일 베트남과 3·4위전…동메달 건 한판

여자축구대표팀이 2014인천아시안게임에서 3·4위전을 펼치게 됐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9일 문학경기장에서 남북대결로 벌어진 대회 준결승에서 1-2로 역전패했다. 전반 12분 정설빈(현대제철)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전반 36분과 후반 추가시간에 리예경과 허은별에게 내리 실점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부터 차이가 컸던 힘든 승부였다. 김광민 감독의 북한은 11위, 한국은 18위다. 결국 한국은 북한과의 역대전적에선 1승1무13패, 아시안게임에선 5전패로 더욱 밀리게 됐다. 한국은 같은 날 일본(FIFA 랭킹 3위)에 0-3으로 패한 베트남(33위)과 10월 1일 오후 5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동메달을 다툰다. 북한은 10월 1일 오후 8시 문학경기장에서 일본과 맞붙는다.


● ‘역습’의 한국 vs ‘스피드’의 북한

잘 싸웠다. 희망도 보여줬다. 지소연(첼시)-유영아(현대제철)를 투톱으로 내세운 한국은 권하늘(상무)-심서연(고양대교)을 중심으로 정설빈-전가을(현대제철)을 좌우에 배치한 4-4-2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전략은 분명했다. 단단한 수비와 효율적 역습. 반면 북한은 그간 구사한 4-4-2가 아니라, 리예경-김윤미-라은심을 스리톱으로 세워 공격에 무게를 실었다. 정설빈의 오른발 프리킥이 골망을 흔들어 리드를 잡은 한국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북한은 전반 36분 리예경의 동점골로 응수했다. 후반 들어 한국은 지소연을 중원으로 내리며 승부수를 띄웠다. 북한도 ‘특급’ 허은별을 투입했다. 분위기는 좋았다. 압박으로 수세를 벗어난 한국은 후반 44분 크로스바를 때린 지소연의 슛과 날카로운 조소현의 슛으로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순간의 실수가 화를 불렀다. 허은별이 수비진의 미세한 균열을 놓치지 않았다.


● 우정도, 승부도 빛났다!

남북대결 자체가 화제였다. 경기장 취재석은 일찌감치 만원이었고, 양측 골문 뒤편에서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사진기자들의 숫자도 엇비슷했다. 서로에게 창끝을 겨눈 미묘한 입장이었지만, 남북 사령탑들도 화기애애했다. 현역 시절부터 두터운 친분을 쌓아온 윤 감독과 김 감독은 벤치에서 냉정함으로 제자들을 지휘했지만, 공식 기자회견과 경기 전후로 서로 마주했을 때는 담소와 웃음을 나누는 등 평소의 딱딱함을 벗어던졌다. 경기 후에는 서로에게 박수를 쳐주며 격려했다. 7500여 관중이 펼친 응원전도 대단했다. “대∼한민국”의 우렁찬 외침 속에 “우리는∼하나다”를 후렴구로 넣으며 치열한 혈투를 펼친 남북 낭자들을 함께 격려했다.

인천|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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