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다이스시티 기공식…한국형 복합리조트 거대한 첫발

입력 2014-11-21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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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열린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의 기공식에서 회사 경영진과 외빈들이 발파 스위치를 누르고 있다. 사진제공|파라다이스세가사미

1단계 총 사업비 1조 3000억원 투입
서울월드컵경기장 3배 이상의 규모
국내 최대규모 카지노…객실 711실
실내 테마파크 등 2017년 완공 계획

엄청난 규모의 청사진이 잇따라 등장하며 화제를 모았던 영종도 복합리조트 프로젝트들 중 가장 먼저 파라다이스 시티가 본격적인 건설에 들어갔다. 한국의 종합레저기업 파라다이스 그룹과 일본 세가사미홀딩스와의 합작사인 파라다이스세가사미는 20일 오전 11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국제업무구역(IBC-Ⅰ2단계)에서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 1단계 기공식을 열었다.

호텔, 카지노, 컨벤션, K-플라자, 실내테마파크, 레스토랑, 스파 등이 들어서는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1단계 사업 조감도. 사진제공|파라다이스세가사미



● 총사업비 1조3000억원, 서울월드컵경기장 3.5배 면적

총 1조3000억원이 들어가는 1단계 사업의 대지면적은 20만3041m². 서울월드컵경기장(58,540m²)을 3개 합친 것보다 큰 규모다. 여기에 객실 711실의 5.5성급 호텔과 103실의 부티크 호텔, 국내 최대 규모의 카지노, 한류를 체험할 수 있는 K-플라자, 컨벤션, 실내 테마파크, 레스토랑, 스파 등이 들어선다. 파라다이스시티는 1단계 사업 중에 호텔과 카지노를 2017년 3월까지 완공하고 이어 컨벤션, K-플라자, 스파, 부티크 호텔을 7월까지 완성할 계획이다.

파라다이스시티측은 개발과정에서 고용 1만2408명·생산 1조8219억원·부가가치 5776억원, 사업운영 과정에서 고용 76만6263명·생산 6조3729억원·부가가치 2조6662억원의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큰 투자규모, 막대한 기대효과에 걸맞게 20일 기공식에는 유정복 인천시장, 노경수 인천시의회 의장, 박완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벳쇼 고로 일본 대사 등 국내외 인사 400여 명이 참석했다. 또 한국과 일본 등의 취재진이 대거 모였다.


● 선택과 집중 통한 실속 있는 한국형 복합리조트

“우리는 절대 마리나베이샌즈 리조트가 아니고 그렇게 될 생각도 없다.” 파라다이스세가사미 최종한 대표의 이 말은 파라다이스시티가 지향하는 방향을 상징적으로 말해준다. 사실 1조원 넘는 큰 돈이 투자되었지만, 선발주자라 할 수 있는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리조트와 비교하면 4분의 1수준이다. 싱가포르의 두 복합리조트, 센토사와 마리나베이샌즈리조트에는 6조원이나 투자됐다.

기공식에 맞춰 공개한 사업계획을 보면 잘 할 수 있는 분야,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선택해 집중하는 실속형을 추구하는 것을 알 수 있다. 1단계사업에서 가장 먼저 완공하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경우 현재 파라다이스 그룹이 서울 워커힐에서 운영하는 카지노보다 4배나 큰 국내 최대규모다. 여기에 국내 첫 VIP용 스카이 카지노를 갖춰 해외 관광객을 유인할 계획이다. 파라다이스 그룹의 카지노 경영 노하우는 이미 10년 전에 말레이시아 겐팅 리조트에 컨설팅을 해줄 정도로 정평이 나 있다. 함께 완공하는 호텔 역시 부산과 인천 등에서 호텔을 운영하며 축적한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어 경쟁력이 높다.

한류 콘텐츠를 복합리조트에 접목하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주요시설 중 하나인 ‘K-플라자’는 ‘K-컬쳐’를 기반으로 K-팝, K-푸드, K-패션, 아트 갤러리, 3D 홀로그램 테마파크, 대형 미디어 조형물 등 한류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있다.


● 중국시장 의존, 킬러 콘텐츠 개발…성공을 위한 과제들


파라다이스시티는 위치나 시설 특성상 중국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중국의 정책 변화, 예를 들어 자국 산업을 위해 카지노를 육성하겠다고 나설 경우 그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을 수밖에 없다.

인하대 경영학과 손동원 교수는 영종도에 국내외 기업의 복합리조트 추진 붐이 뜨겁던 올 초 ‘카지노 비지니스 리뷰’에 기고한 글에서 중국이 주강 삼각주 헝친다오 신구에 100억 위안(약 1조8000억원)을 투자해 복합리조트 계획을 추진하는 점을 들어 정책 변화를 주의 깊게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 교수는 기고문에서 “중국의 동향과 전략에 대해 잘못된 가정을 세우면 영종도 사업은 큰 시련을 맞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시장의 불안함을 보완하기 위해 내수시장을 함께 노릴 경우 영종도란 위치는 양날의 칼과 같다. 인천국제공항에서 도보로 갈수 있는 위치로 모노레일 등 각종 교통시설까지 갖추면 외국 방문객을 유치하기 좋다는 장점을 갖고 있지만 반대로 내국인들이 찾아와 즐기기에는 서울에서 멀고 비싼 통행료도 내야 한다. 또 한국형 복합리조트를 표방해 거품 없이 실속경영을 한다고 해도 결국 중국시장 등을 두고 마카오나 싱가포르의 기존 거대 복합리조트와 경쟁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샌즈 리조트의 거대한 옥상 수영장, 마카오 베네시안 리조트의 실내운하, 쉐라톤 마카오 호텔의 드림웍스 퍼레이드처럼 파라다이스시티를 대표할 특화된 시설이나 콘텐츠를 갖추는 것도 앞으로 해결해야할 숙제다.

영종도|김재범 전문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kobauk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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