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 kt, 힘의 원동력은 무한경쟁

입력 2014-12-22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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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구단 kt 조범현 감독(왼쪽에서 4번째)이 18일 FA(프리에이전트) 및 특별지명 선수 입단식에서 사인볼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kt는 외부에서 영입된 전력들과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가능성을 확인한 기존 멤버들간의 치열한 내부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수원|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 2015시즌 주전, 무혈입성은 없다

조범현감독 “주전·백업 정해진것 없어”
같은 포지션 이대형·김사연 1번 경쟁
노장 장성호·신예 김동명 1루수 경합
신명철·박경수 2루 자리서 부활 노려

제10구단 kt 조범현 감독은 9명의 특별지명과 프리에이전트(FA) 영입을 앞두고 올 시즌 동안 퓨처스리그에서 함께 했던 선수들을 모았다. 그리고 “며칠 후면 열 명이 넘는 선수들이 온다. 또 기회를 뺏길 것인가?”라고 말했다.

조 감독의 말에는 다양한 의미가 담겨져 있었다. 주전급 전력이 대거 영입되지만 끝가지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는 기회를 주겠다는 마음, 그만큼 내년 시즌 개막 전까지 최선을 다해달라는 당부였다. 또한 아무리 전력이 약한 신생팀이지만 주전 자리에 무혈입성은 없다는 메시지다. 그리고 조 감독은 새 얼굴들이 kt유니폼을 입은 후 “신생팀이다. 당연히 누가 주전이고 누가 백업인지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SK와 KIA 사령탑 시절에도 과감한 세대교체를 직접 지휘하며 팀 전력을 새로 짠 감독이다. 팀을 만들어가는 단계였던 SK보다 팀 재건이 숙제였던 KIA에서는 더 과감했다. 나지완은 2008년 신인으로 개막전 4번을 쳤고, 2009년에는 KIA의 프랜차이즈 스타 김종국(현 KIA 수비코치)의 자리였던 2루수에 고졸 신인 안치홍을 세우기도 했다.


● 이대형과 김사연, 리드오프 경쟁 혹은 최고의 테이블세터

kt 김사연(26)은 2007년 프로에 데뷔했지만 1군에서 단 1경기도 뛰지 못했다. 방출 후 넥센 입단, 다시 2차 드래프트로 kt 이적 등 이름처럼 그동안 참 사연이 많았다. 그러나 올 시즌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0.371, 23홈런, 37도루로 큰 가능성을 보여줬다. 리그 최고의 타자 중 한 명으로 성장한 NC 나성범이 2012년 퓨처스리그에서 기록한 타율 0,303, 16홈런, 27도루와 비교해도 매우 뛰어났다.

중견수인 김사연은 특별지명으로 kt 유니폼을 입은 이대형(31)과 수비위치가 같다. 포지션 경쟁과 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kt가 바라는 가장 이상적인 조합은 둘 중 한 명이 좌익수나 우익수로 옮겨 테이블세터 역할을 함께 맡는 그림이다. 큰 시너지효과가 기대되지만 그 과정에서 치열한 내부 경쟁이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


● 장성호와 김동명, 1루수 주전 미트 경쟁

kt에 입단한 장성호(37)는 “뛰어난 선수들이 많다. 주전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절대 없다. 열심히 경쟁해서 1군에 살아남는 것이 목표다”고 말했다. 장성호의 말처럼 kt 1루수 자리에는 대형 유망주 김동명(26)이 있다. 타격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포수에서 1루수로 전환한 김동명은 올해 퓨처스에서 타율 0.356, 17홈런, 57타점을 올렸다. 특별지명을 앞두고 다른 팀에서 ‘kt에 김동명이 있으니 1루수 유망주는 보호선수에 넣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정교한 스타일의 좌타자 장성호와 달리 우타 거포로 색깔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역시 전력적인 측면에서 주전 경쟁 효과에 대한 기대가 크다.

“그라운드에서 뛰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삼성에서 자진 방출을 선택한 뒤 kt에서 1년을 기다린 신명철(35)은 FA로 입단한 박경수(30)와 2루수로 만났다. 또한 베테랑 투수 김사율(34)은 kt가 지난 2년간 집중 스카우트한 젊은 투수들과 마무리 자리를 놓고 경쟁한다.

신생팀이지만 포지션 곳곳에서 내부 경쟁이 시작되고 있다는 점은 1군 데뷔를 앞둔 kt에게 분명 희망적인 부분이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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