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선수들, KBO리그 올까?

입력 2015-02-12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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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두산 베어스

한국 - 쿠바 외교정상화 논의…교류 가능성
영입 제약 많지만 트라이아웃 등 방안 모색

쿠바산 외국인선수들이 활약하는 KBO 리그도 멀지 않았다?!

한국이 쿠바와 외교 정상화를 논의하기로 하면서 프로야구에도 새 바람이 일 것으로 보인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10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연내 쿠바와 국교정상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이 작년 외교관계 정상화를 밝히고, 1월 중순 첫 무역제재 완화조치를 발표하면서 미수교국인 한국도 발걸음을 재촉했다. 쿠바는 북한과 우방이지만 한국과 경제적 실익을 져버리기도 힘들다. 야구를 통해 외화벌이에서 한몫할 수 있다.


● 해외진출 활로 연 쿠바의 적극성

쿠바 출신 선수들의 국내무대 진출이 훨씬 쉬울 것으로 보인다. 몇몇 쿠바 선수들은 이미 한국에서 뛰고 있다. 두산의 외국인투수 마야(사진)가 재계약에 성공했고, 남자배구에서 레오(삼성화재)와 시몬(OK저축은행)이 활약하고 있다. 다만 마야와 레오는 망명을 통해 어렵사리 한국에 왔다. 시몬은 국가대표팀에서 주장을 맡을 정도로 헌신했고, 정부도 외국무대 활동을 허락한 사례다. 쿠바 선수들이 높은 대우를 받고 외국에서 활약하고 싶다면 망명을 택하지 않고는 선택지가 많지 않다.

하지만 길은 조금씩 열리고 있다. 쿠바는 작년 9월부터 쿠바 체육부를 통해 자국 선수들의 해외진출을 허용했다. 하지만 제약도 있다. 국가가 나서서 선수들을 직접 관리·감독하면서 연봉의 20∼30%를 국가에 내야 한다. 국가가 선수들의 에이전시인 셈이다. 작년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한 세페다(요미우리), 구리엘(요코하마) 등이 대표적이다. 일본은 쿠바와 오랜 수교국 중 하나다. 쿠바선수들이 일본에서 뛸 수 있었던 것도 양국 친선이 큰 영향을 발휘했다.


● KBO, 트라이아웃도 열려 있어

KBO도 프로에서 뛰는 외국인선수를 3명으로 늘리면서 쿠바선수 영입 가능성을 문의했다. 정금조 운영육성부장은 “2년 전 출입국관리소를 통해 문의했고, 미수교국이라고 하더라도 구단의 보증과 취업비자를 발부받으면 합법적으로 뛸 수 있다”고 밝혔다. 외국인선수의 영입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설명이다.

다만 프로구단이 직접 쿠바야구협회와 쿠바 체육부를 거쳐 외국인선수를 영입하는 과정은 많은 제약이 따른다. 에이전트를 거쳐 구단과 구단이 외국인선수를 데려오는 경로와 크게 엇나가 있다. 기회비용도 크다. 검증을 마친 30대 중반의 A급 쿠바선수들은 몸값도 비싸다. 당장 어린 선수들을 영입하기도 쉽지 않다. 정 부장은 “구단은 KBO가 중간에서 다리를 놔주길 희망 한다”고 웃었다. 이어 “트라이아웃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놓고 외국인선수 영입 다양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쿠바의 어린 선수들이 한국무대를 두드릴 기회도 조금씩 넓어지고 있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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