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바퀴로 쓰는 HE-스토리] 이진웅 “낙차 두려움을 용기로 바꿨다”

입력 2015-02-27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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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륜훈련원 18기 특선급 이진웅

지난해 낙차사고 후 트라우마 극복
삼연대율 63% 특선급 붙박이 활약
“올해에는 그랑프리 결승 진출 목표”

“어린 시절부터 프로 운동선수가 되고 싶었다. 자전거는 그 꿈을 실현시켜준 고마운 도구다. 출발대에 서면 자전거에 내 영혼을 담으려고 한다.”

이진웅(30·18기)의 좌우명은 ‘두려움을 용기로 바꾸자’다. 지난해 영화 ‘명량’에서 이순신 장군이 12척의 배로 왜군 330척에 맞서기 직전 부하들에게 한 말이었다. 지난해 훈련 중 낙차 사고로 쇄골을 다쳐 7개월간 벨로드롬을 떠났다. 10월 복귀 후 자전거에 오를 때마다 찾아오는 ‘낙차 트라우마’를 자신의 좌우명을 되새기며 이겨냈다. 그 덕분에 그는 꾸준한 성적으로 특선급 붙박이로 활동할 수 있었다. 올 시즌 들어서도 3등 안에 들어온 삼연대율 63%로 선전 중에 있는 이진웅을 만났다.


-올 시즌 강자들에게 인정받을 만큼 상승세다.

“아마추어 시절 회전력과 순발력 위주의 낮은 기어배수로 사이클을 탔기 때문에 프로 전향 후 고기어 배수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 경륜에 기어배수 상한제가 도입돼 여러모로 유리해졌고, 그게 성적으로 나타나는 것 같다.”


-사이클을 시작한 계기는

“울산 신정중 시절 육상선수로 활동했다. 입학한 농소고에 사이클팀이 창단됐는데, 1기 경륜선수 출신의 노동근 코치(현 충청 경륜매니저)가 부임하면서 가입을 권유했다. 집에서 반대가 심했지만 노 코치가 부모님을 설득했다.”


-경륜 데뷔 한지 올해로 5년 차다.

“노동근 코치의 영향으로 일찌감치 고교 때 경륜선수로 진로를 정했다. 다른 친구들은 아마 국가대표를 꿈꾸었지만 프로 사이클 선수가 더 멋있어 보였다. 자율적인 훈련방식과 노력한 만큼 성과로 인정받는 점이 마음을 끌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주는.

“많은 사람들이 2011년 경륜훈련원 신인왕전에서 박용범을 꺾고 우승한 경주를 칭찬하는데, 개인적으로는 2012년 11월10일 광명경주를 더 잊지 못한다. 동창원팀 3명이 함께 출전했는데, 내가 선행으로 우승을 했고, 마크를 시도한 조택이 2착을 했다. 레이스를 주도한 최성우는 막판에 아쉽게 입상에 실패했지만 팀 창단 이후 처음으로 함께 편성돼 좋은 성적을 거둬 기분이 좋았다.”


-동창원팀의 장점은.

“선후배 관계가 탄탄하고 모난 선수가 없어 화합이 잘된다. 기복이 심한 점을 극복하고 슈퍼특선급 선수를 배출하는 것이 팀의 목표다.”


-가족 관계는.

“부모님과 형 내외는 울산 본가에 있고 나는 창원에서 자취를 하고 있다. 소개팅으로 만난 여자친구와 200일째 교제 중이다. 잦은 출전과 훈련으로 자주 만날 수 없어 아쉽지만 여자친구가 간간이 자취방에 들러 방청소와 맛있는 음식을 해줘 큰 힘이 된다.”


-선수생활 목표는.

“경륜선수가 된 만큼 최고 등급인 슈퍼특선급에서 뛰어보고 싶다. 올 시즌은 그랑프리 결승 진출이 목표다.”

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ajap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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