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7주년 특집|리더에게 듣는다] 정몽규 회장 “FIFA 집행위원 당선 총력…한국축구 위상 높일 것”

입력 2015-03-25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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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4월 30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총회에서 치러질 국제축구연맹(FIFA) 집행위원 선거에 나선다. 한국축구의 위상에 걸맞게 FIFA 집행위원 한 명 정도는 꼭 필요하다는 것이 정 회장의 생각이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 정몽규 축구협회장의 새로운 도전

20일(한국시간) 스위스 취리히에서 한국축구에 안타까운 소식이 날아들었다. 2019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월드컵 개최국 선정에서 프랑스에 밀렸다. 여자월드컵을 개최했다면 2017년 예정된 U-20(20세 이하) 월드컵을 포함해 FIFA 주관 모든 국제대회를 유치하는 쾌거를 이룩할 뻔 했지만, 아쉽게도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전 세계를 누비며 여자월드컵 유치에 공을 들였던 대한축구협회 정몽규(53) 회장에게도 아쉬운 결과였다. 비록 여자월드컵 유치에는 실패했지만 정 회장에게는 또 하나의 중요한 과제가 있다. 4월 30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총회(바레인 마나마)에서 진행될 FIFA 집행위원 선거다. 한국이 국제축구계의 한축을 담당하려면 꼭 이겨야 하는 선거다. 해외출장으로 바쁜 가운데서도 스포츠동아 창간 7주년 기념 인터뷰에 응한 정 회장은 “‘인생은 속도가 아닌, 방향’이라는 옛말처럼 한 걸음씩 꾸준히 목표를 이루겠다”고 약속했다.


FIFA 진입 땐 정보확보·의사결정 등 유리
팬과 스킨십 노력…K리그 중계 확대 과제
축구협회가 달라졌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



-취임 3년째를 맞았다. 그 때와 지금 우리 축구는 어떻게 변했는지.

“취임 첫 해 ‘비전 해트트릭 2033’ 중장기 프로젝트를 마련한 것이 가장 보람된 일이었다. 협회 창립 100주년을 맞을 2033년까지 우리가 향할 방향을 정했다. 오직 결과 위주가 아닌 열정과 배려, 존중, 그리고 순수한 축구의 즐거움을 되살리고자 한다.”


-비전 가운데 의도대로 잘 이뤄지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점이 있다면.

“팬이 없으면 스포츠는 존재할 수 없다. A매치 때 팬들이 진행요원이 되고, 대표팀 공식 훈련을 참관할 수 있는 ‘팬 퍼스트 프로그램’을 기획한 것도 대중과의 스킨십을 위함이었다. 또 유소년들의 체계적인 육성을 위한 골든 에이지 프로그램을 도입했고, 지도자와 심판 양성에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구성원 전부가 존중하자는 취지에서 기획된 리스펙트 캠페인도 좋은 시도였다. 뜻대로 되지 않은 게 있다면 브라질월드컵?(웃음)”


-해외에서 느낀 한국축구의 위상은 어떤지?

“월드컵 후 많은 분들이 위로의 메시지를 건넸다. 그런데 아시안게임 금메달, 아시안컵 준우승으로 ‘역시 한국’이란 분위기로 바뀌더라. 아시아권에선 우리 축구 인프라와 K리그를 높이 평가한다. 일본의 저변, 중동과 중국 등의 자본력을 고려할 때 감사한 일이다.”


-FIFA 진입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구체적인 목적이 있다면.

“FIFA나 AFC 핵심부로 진입하지 않으면 불편함이 많다. 굵직한 이슈의 의사 결정에 전혀 참여할 수 없는 데다, 정보도 목마르다. 우리 위상이라면 FIFA 집행위원 한 명 정도는 필요하겠다 싶었다. 1990년 현대자동차 최고경영자로 일할 때 국내기업으로는 처음 FIFA와 스폰서 계약을 했다. 이후 기업경영과 축구행정을 동시에 경험하며 세계축구의 중심부로 향해야 한다는 판단이 섰다.”


-회장에 도전하면서 축구산업의 3000억원대 진입 목표를 언급했다.

“재정 확대의 핵심은 스폰서와 중계권 계약이다. 취임 전 계약은 중도 증액이 어려웠지만, 새로 계약할 스폰서와는 한국축구 현재와 미래가치를 고려해 금액을 조정하고 있다. 대표팀의 선전과 K리그의 성공이 필수다. A매치가 국민적 관심사가 되면 중계료는 당연히 오를 수밖에 없고, 후원사의 만족도 역시 높아진다. 이뿐 아니라 협회 차원의 독자적인 콘텐츠 개발과 상품을 수익으로 연계할 방안도 모색 중이다.”


-A매치와 K리그의 상생도 늘 지적됐는데, 해답을 찾았는지.

“프로축구연맹과 협회가 대립하는 일이 거의 없다. 다양한 현안을 놓고 꾸준한 의사소통을 한 결과다. K리그는 한국축구의 젖줄이다. K리그 중계 확대는 협회에도 중요한 과제다. 내년 A매치 중계권 계약이 새로 시작될 텐데, K리그가 더 많이 방송될 방안을 찾고 있다. 작은 이벤트이지만, 3월 A매치부터 K리그 시즌권 소지자는 입장권을 30% 할인하는 혜택을 마련했고, 해외 리거들에게 K리그 개막 응원영상을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작은 것부터 협업을 통해 상생의 길을 찾고 있다.”


-회장 선거제도 개혁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정부와 대한체육회에서도 개선점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고, 생활축구연합회와의 통합 역시 현행 선거제도와 연관돼 조심스레 접근하고 있다. 작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 주도로 각계 전문가들이 참여한 ‘축구혁신 TF팀’이 구성돼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한국축구 수장으로 어떤 협회장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비전 해트트릭 2033’ 모토가 ‘축구 그 이상을 위하여’다. 축구가 축구인뿐 아니라 남녀노소에게 대한민국 넘버원 스포츠가 되고, 축구 이상의 가치를 실현하는 데 공헌한 회장으로 기억되고 싶다. 올해 우리의 모토이자 아시안컵 슬로건인 ‘타임 포 체인지(Time For Change)’처럼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모두에게 ‘축구협회가 정말 달라졌다’는 소리를 듣도록 하겠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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