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타운’ 일상 공간에 의미를 더하다 ‘기대 UP’

입력 2015-03-30 22: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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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타운’ 일상 공간에 의미를 더하다 ‘기대 UP’

영화 ‘차이나타운’ 속 세 공간의 특별한 기능이 눈길을 끌고 있다.

30일 배급사 CGV아트하우스는 영화에 등장하는 일상적인 공간들이 가지는 새로운 의미와 캐릭터로서의 기능을 소개했다.

먼저 영화의 주요 무대인 차이나타운은 세상의 이방인들이 마지막으로 모여드는 곳이다. 자신의 나라를 떠난 이민자부터 부모에게 버림 받은 아이들까지 갈 곳을 잃은 이들이 자신만의 세계를 일궈 살아간다. 이민자 출신으로 차이나타운의 대모로 군림하는 엄마(김혜수)와 지하철 보관함에 버려진 일영(김고은)이 대표적인 인물.

일영은 차이나타운으로 팔려와 엄마와 새로운 식구들을 만나고, 자신의 존재 이유를 찾는다. 차이나타운은 세상에 버려진 이들을 수용하는 곳이지만 그 이면에는 오직 쓸모 있는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엄격한 생존법칙이 도사리고 있다. 엄마의 명령에 따라 돈을 갚지 않는 채무자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맡은 일을 처리하며 악착 같은 생존본능을 드러내는 이들의 모습에 기대가 커지고 있다.

두번째는 지하철 10번 보관함이다. 매일 출퇴근길에서 일상적으로 봐왔던 지하철 보관함, 그 평범한 보관함에 일영은 태어나자마자 버려졌다. 10번 보관함에 버려져 이름조차 일영인 아이가 차이나타운에 흘러 들어가기 전까지 있던 이 공간 역시 무정하기 그지 없다.

세상에 홀로 남겨진 어린 일영은 지하철역을 집 삼아 살아가던 중 탁(조복래)의 눈에 띈다. 이후 차이나타운으로 팔려가 엄마라 불리는 여자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사람들과 식구가 된다. 이 곳은 세상이 버린 아이 일영이 차이나타운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해주는 징검다리 같은 장소이다.

마지막 사진관은 갈 곳 없는 식구들의 삶의 터전이자 돌아와야 할 곳으로 재탄생 되었다.

이목원 미술감독은 “사진관에서 엄마의 자리를 만드는 것에 집중했다. 그 자리에서는 모든 것이 한 눈에 보이지만 나머지 공간에서는 엄마의 자리가 보이지 않도록 설정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사진관 역시 엄마의 지배 아래 놓여 있는 공간으로 표현됐다.

언뜻 보면 평범해 보이는 이 곳에서 엄마의 명령에 따라 식구들은 살아간다. 불법 이민자들에게 신분증을 위조해주고 엄마가 시킨 일을 처리하러 떠났다가 돌아와야만 하는 곳이고, 진짜 식구처럼 다 함께 식사를 하는 곳이기도 하다.

결국 사진관은 엄마의 지배 아래 일을 하고 밥을 먹고 잠을 자는 또 하나의 작은 차이나타운이다. 엄마의 시선 안에 통제되어 있는 독특한 분위기의 사진관. 비정한 차이나타운 속에서 그들의 작은 보금자리이자 차이나타운의 냉정한 생존법칙이 시작되는 곳이다.

일상적인 공간들을 재해석하며 공간을 캐릭터로 활용한 것이 인상적인 영화 ‘차이나타운’은 4월 30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CGV아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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