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이라 OK라더니 고금리 대출만 쏴쏴∼

입력 2015-04-15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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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기존 저축은행을 인수해 대부업에서 저축은행으로 진출한 OK저축은행의 TV광고. 연 이자가 최고 29.9%에 달해 ‘무늬만 저축은행’이라는 비판이 높다.

■ 1. 사실상 고리대금 장사


간판만 저축은행…은행의 탈을 쓴 대부업체

이름만 저축은행일 뿐 영업행태는 대부업체와 다를 게 없다. 1년여 전, 금융당국이 대부업체의 저축은행 영업을 허용하면서 금리인하 효과를 언급했지만 대부업체 계열의 저축은행들은 여전히 약탈적 고금리 대출을 일삼고 있다. 자극적인 광고를 통한 무차별 공격마케팅의 대상이 돈 없는 서민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은행의 탈을 쓰고 서민을 멍들게 하는 ‘대부업체 저축은행’을 파헤친다. <편집자주>


OK저축은행 등 수신보다 대출에 몰두
대출고객 99%가 연이율 25∼30% 부담
최고 29.9% 마이너스통장 상품 출시도


연 이자 29.9%.

대부업체가 인수한 저축은행들은 대부분 대출상품에 최고 금리를 적용해 사실상 ‘사채성 고리대금 장사’에 몰두하고 있다. 지난해 대부업체들은 저축은행을 인수하는 조건으로 획일적인 금리를 탈피하고 15∼20%대의 중금리 대출상품을 출시하겠다고 밝혔지만 사실상 지켜지지 않고 있다. 대부업체가 간판만 저축은행으로 바꿔달고 금융기관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사실상 고리대금을 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 OK저축은행 대출 고객 99.93%에 연이율 25∼30% 고금리 적용

현재 영업 중인 대표적 대부업 계열 저축은행은 OK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이다. OK저축은행은 러시앤캐시로 유명한 아프로서비스그룹이 예주와 예나래저축은행을 인수해 사명을 변경한 뒤 지난해 7월부터 저축은행 업계에 뛰어들었다. 웰컴저축은행은 웰컴론을 운영하는 웰컴크레디라인이 부산 해솔저축은행을 인수해 출범했다. 당시 금융당국은 저축은행들이 중금리 영업으로 제1금융권과 제3금융권의 다리 역할을 해 주길 바랐다. 그러나 결과는 대부업체와 큰 차이가 없었다.

OK저축은행의 경우 연이율 30%에 가까운 고금리를 대출자들에게 적용했고 특히 신용등급에 관계없이 최고 금리를 적용해 물의를 빚었다. 또 수신보다는 개인대출에 집중해 대부업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지난해 이학영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공개한 OK저축은행의 대출 이용자 분포에 따르면 전체 고객 중 연이율 25∼30%의 비율이 99.93%로 업계 최고 수준이었다. 웰컴저축은행 또한 99.6%를 차지했다. 이는 예가람저축은행 67%, HK저축은행 65%, SBI저축은행 54.1%(통합전)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또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10∼12월 전국 80개 저축은행들을 전수 조사한 결과 OK저축은행의 경우 연이율 25% 이상 고금리 대출비중이 99%나 됐다. 금감원에 따르면 OK저축은행의 ‘대환OK’ 상품은 신용등급 1등급부터 10등급까지 모두 법적 상한선인 29.9%의 금리를 적용해 왔다. 웰컴저축은행도 ‘웰컴뱅크론’의 경우 신용등급과 관계없이 29.9%의 최고 금리로 대출해 왔다.

지난해 10월 김기식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의 ‘대부업계열 저축은행 영업 현황’ 국감자료도 이와 다르지 않다. 이 자료에 따르면 대부업 계열 저축은행 5곳의 수신규모는 감소한 반면 개인신용대출 규모는 219%나 급증했다. 특히 대출의 89%가 연이율 25% 이상의 고금리 대출이었다. OK저축은행은 91%인 1만2114건이 25∼30%의 대출인 반면 나머지 9%만이 15% 미만의 금리였다. 웰컴저축은행도 전체 대출건수의 96%가 25∼30%의 대출이었다.


● 고금리 영업 관행 사실상 대부업체…“당국이 나서 근절할 때”

실제로 14일 현재 OK저축은행의 ‘마이너스 OK론’ ‘OK마이너스통장’ 등 4개 상품이 29.9%의 최고 금리로 돈을 빌려주고 있었다. 이들 상품은 신용등급을 크게 고려하지 않고 법적 상한선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이는 일반 저축은행에 비해 상당히 높은 금리로 대부업 법적 상한금리인 34.9%와 큰 차이가 없다. 신한저축은행이나 KB저축은행은 작년 10∼12월 신규대출 기준으로 25% 이상의 고금리를 적용한 대출은 단 1건도 없었다.

‘무이자로’ ‘낮은 금리로’ ‘간편 대출로’ 서민을 유혹하지만 실상은 고금리 장사였다. 말 그대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서민들에게 대부업체와 큰 차이 없는 고금리를 적용해 ‘고리대금 장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저축은행들이 겉으론 금융기관을 내세우고 있지만 자세히 보면 대부업체와 큰 차이가 없다. 금융당국이 나서서 일부 돈만 밝히는 저축은행의 고금리 장사를 근절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을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저신용 서민들이다. 일부 저축은행들의 고금리 장사에 서민들의 주름살은 더 깊어가고 있다.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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