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김인식 “야구인출신 회장 나올때 됐다”

입력 2015-05-08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김성근 감독(왼쪽)과 김인식 전 감독. 스포츠동아DB

김성근·김인식, KBA신임회장 선거 앞두고 한목소리
“정치인보다는 야구전문인…야구 발전 위해 바람직”

“이젠 야구인 출신이 대한야구협회(KBA) 회장을 할 때도 되지 않았나.”

‘야신’ 김성근(73) 한화 감독과 ‘국민감독’ 김인식(68) 전 국가대표 감독이 아마추어야구를 관장하는 KBA 신임 회장 선거를 앞두고 한목소리를 냈다. 프로야구에 신경 쓰기도 바쁜 야구계의 두 거장이 이렇게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은 최근 아마추어야구가 분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데 대한 걱정 때문이다.

KBA는 2013년 2월 제21대 KBA 회장으로 선출된 이병석 전 회장(63·현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국회의원 겸직 금지 권고안을 받아들여 3월말 사퇴하면서 앞으로 1년 9개월간의 잔여임기 동안 KBA를 이끌 새 수장을 맞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12일 오후 2시 서울 가든호텔에서 전국대의원 17명과 한국리틀야구연맹 회장, 한국여자야구연맹 회장 등 총 19명의 투표에 의해 새 회장을 뽑는다.

입후보자는 2명으로 압축됐다. 현재 회장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김종업(71) 실무부회장과 새누리당 전 재정위원장 출신인 박상희(64) 부회장이다. 2명 모두 현직 부회장이지만 김 부회장은 야구인 출신 사업가이며, 박 부회장은 기업인 출신 정치인이라는 점이 다르다.

김 부회장은 대학 시절까지 야구선수를 한 야구인이다. 중학교 감독도 역임했다. 그의 아버지는 1999년부터 매년 아마추어 최고 지도자에게 주어지는 ‘김일배 지도자상’의 주인공인 고(故) 김일배 선생으로, 야구 감독의 표상으로 평가 받는다. 김 부회장은 선친의 뜻을 이어 6년째 협회에 몸담으면서 사재를 털어 재정이 빈약한 협회를 도와온 인물이다.

박 부회장은 박상하 전 대한체육회 부회장의 친동생으로, 중소기업회장 출신답게 지방중소기업들과 전국적인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재정 자립을 돕겠다는 청사진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이병석 전 회장 시절 부회장 타이틀만 달아놓고 야구 행사에도 거의 참석한 적이 없었다는 점이 감점 요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성근 감독은 “정치하는 사람도 상관없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조직을 살리려는 전문인이 회장으로 와야 한다는 것이다. 조직을 이용만 하는 사람이 와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면서 “아마추어야구도 이제 정치인에게 기대는 시대는 아니지 않나 싶다. 리틀야구만 해도 야구인 출신인 한영관 회장이 와서 어마어마하게 발전하고 성장하지 않았느냐”고 되물었다.

김인식 전 감독 역시 “아마추어야구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잘 아는 인물이 회장을 맡아야 한다”며 “이제는 야구인이 회장을 해도 되는 시대다. 그게 야구원로들의 생각이다”고 말했다. 정치인이 KBA 회장이 된 뒤 내년 총선 때 공천을 받아 다시 정치권에 입성한다면 KBA는 그야말로 바람 앞의 등불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들의 걱정이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