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와 희망 사이…드라마, 현실을 말하다

입력 2015-08-06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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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어셈블리’와 ‘미세스캅’(아래)이 부정부패가 가득한 정치판과 사회의 불편한 진실을 작품 속에 녹여내며 정의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사진제공|KBS·SBS

■ 안방극장 새 트렌드


‘미세스캅’ ‘어셈블리’ 부패 권력 소재
‘에이스’는 사회악 맞서는 변호사 그려
“판타지보다 삶과 직결된 소재가 공감”

드라마는 현실을 반영한다. 하지만 실제 현실은 드라마보다 더욱 극적이다.

재벌 총수의 권력형 비리, 정경유착, 갑을관계 등 뉴스의 단골소재가 되어 버린 우리 사회의 ‘불편한 진실’들이 드라마 속에서도 펼쳐지고 있다. 모두 현실을 녹여내며 시청자의 공분을 사기도 하지만, 드라마 특유의 판타지적인 요소를 가미해 또 한편으로는 위안과 희망을 얘기하고 있다.

4일 종영한 SBS 특집드라마 ‘에이스’와 케이블채널 tvN ‘신분을 숨겨라’는 사회악에 맞서는 변호사와 경찰의 활약을 그리며 쾌감과 여운을 남겼다. ‘에이스’는 과거 자신이 가해자로 몰아 자살한 피해자의 딸을 조카로 키우면서 사회악을 응징하는 변호사의 이야기를 담았다. 군에서 벌어진 의문사와 금융다단계 사기 행각 등 현실에서 자주 접하게 사건을 중심에 그리며 정의에 대한 메시지를 던졌다. ‘신분을 숨겨라’는 지난해부터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든 1조원 규모의 국내 방위산업 관련 비리를 중심 소재로 다루며 이에 연루된 정치세력을 심판하는 특수수사대의 활약상을 통쾌한 액션에 버무렸다.

SBS 월화드라마 ‘미세스캅’은 ‘불편한 현실’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여형사를 전면에 내세워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 힘든 워킹맘의 애환, 권력과의 유착관계로 정상적인 수사가 힘든 추악한 경찰 조직, 연쇄살인마와의 전쟁 등 믿고 싶지 않은 현실을 재현하고 있다.

KBS 2TV 수목드라마 ‘어셈블리’는 배신이 난무하는 정치의 부끄러운 단면 속에서도 희망을 내포하고 있다. 드라마는 국민이 최우선이어야 할 정치인들이 개인의 성공을 위해 특정 계파의 이익만을 좇고, 국회에서 싸움을 일삼는 의원들의 민낯을 과감하게 드러내며 경각심을 일깨워주고 있다.

이처럼 사회고발성 메시지가 짙은 드라마들의 잇따른 등장에 ‘어셈블리’ 제작진은 “최근 시청자는 현실과 동떨어진 판타지 소재보다 내 삶과 직결된 이야기에 큰 관심을 보인다”면서 “아픈 현실을 직시하면서도 그 속에서 악을 처단하려는 영웅적인 존재로부터 희망을 찾고 위안을 얻는다”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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